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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들’... 천수만에서 2박 3일 전국 총회 열어

서산버드랜드 황새 새끼 중 G39, G40 둥지 떠나고 G38만 남아

2023.06.27(화) 09:30:57자유새(noblesse0550@hanmail.net)

천수만에 30여 마리의 황새들이 모였다.

▲ 천수만에 30여 마리의 황새들이 모였다.


충남 서산 천수만에서 최근 30여 마리의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 무리가 모여 장관을 이룬 장면이 포착됐다.
지난 24일부터 천연기념물인 황새 30여 마리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18마리, 또 한 그룹은 13마리로 논둑을 경계로 나뉘어 휴식과 먹이 사냥을 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예산황새공원 출신의 가락지가 있는 황새와 야생 황새가 뒤섞여 있다.

▲ 예산황새공원 출신의 가락지가 있는 황새와 야생 황새가 뒤섞여 있다.


이처럼 한여름에 전국 개체 수의 약 20%가 넘는 황새가 천수만 한자리에 모인 것은 마치 황새 전국 총회를 방불케 하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보인다.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예산황새공원에서 방사한 황새를 비롯한 국내 황새 수는 2021년 105마리에서 2022년 136마리, 2023년 현재 139마리다. 

전 세계적으로도 황새는 3,000여 마리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천연기념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둥지를 만드는 수풀을 모으는 행동을 보이는 황새 모습

▲ 둥지를 만드는 수풀을 모으는 행동을 보이는 황새 모습


천수만에 모인 황새는 G15, G17, G24, G34, G35, G36, E16, E26, E73, E80, B95 등 예산황새공원과 인근 둥지에서 야생 증식한 황새가 약 50%, 일명 야생 황새로 가락지 인식표가 없는 황새가 나머지를 차지했다.  

G15(만순이)은 2022년 6월 8일 예산군 외라리 둥지 탑에서 A93와 A95 사이에서 야생 증식한 황새이고, G36은 C77, A95 사이에서 2023년 출생하여 5월 21일 방사한 황새다. 

또 E16은 2020년 7월 7일 태안 남면 송전탑에서 A01과 C02 사이에서 야생 증식한 황새이고, E73(나라빛)은 2021년 6월 17일 태안군 남면 달산리에서 A01과 C02 사이에서 두 번째 번식한 황새다. 

논둑 위로 올라오는 대담성을 보이는 황새들

▲ 논둑 위로 올라오는 대담성을 보이는 황새들


두 번째 날인 25일에는 활동 범위가 커지면서 일부 황새들이 논둑 위로 올라오는 대담성도 보였다. 장맛비가 시작된 26일에는 일부 황새가 떠나고 20여 마리가 남아 먹이 사냥을 계속했다. 

서산버드랜드 황새 새끼 중 G39, G40 둥지 떠나고 G38만 남아
새끼의 독립을 위해 매몰차게 대하는 눈물겨운 어미 황새

서산버드랜드 황새 새끼 중 홀로 남은 G38

▲ 서산버드랜드 황새 새끼 중 홀로 남은 G38


서산버드랜드 버드(D11)와 랜드(야생 황새) 사이에서 태어난 G39, G40가 25일 둥지를 떠나고 G38만 남았다. 

어미 황새는 남은 새끼의 독립을 위해 매몰차게 대하는 모양새다. 대낮에도 새끼와 거리를 둔다. 멀리서 새끼의 모습을 관찰은 하지만 가까이하지 않는다. G38은 계속 두리번거리며 부모를 찾는 모양새다. 

엄마 황새(D11)과 아빠 황새(야생 황새)가 둥지로 돌아왔다.

▲ 엄마 황새(D11)과 아빠 황새(야생 황새)가 둥지로 돌아왔다.


저녁이 되면서 어미 황새와 아빠 황새가 둥지에 나타나자, G38이 기다렸다는 듯이 쏜살같이 날아온다. 

G38은 둥지에 누워 발버둥 치며 엄마·아빠에게 투정을 부린다. 마치 “어디 갔다 이제 왔냐?”는 식이다. 하지만 어미 황새는 매몰차다. 새끼의 투정하는 모습을 보고는 둥지를 바로 떠나 멀리 날아간다. 

“왜 이제 왔냐?”며 투정하는 G38 새끼 황새

▲ “왜 이제 왔냐?”며 투정하는 G38 새끼 황새


아빠 황새는 주춤거린다. 새끼가 안쓰러웠는지 다독거리며 먹이를 토해 준다. 그리고 안타깝게 새끼를 바라보더니 어미 황새가 날아간 방향으로 날아간다. 

갑자기 홀로 남은 G38은 황망한 모습이다. 부모가 날아간 방향만 바라보며 하염없이 기다린다. 시간은 자꾸 흘러 어둠이 내려앉는데 부모 황새는 둥지로 돌아올 생각이 전혀 없다. 

혹시나 해서 근처를 찾아보았다. 새끼가 있는 둥지에서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인공둥지에서 하염없이 새끼 쪽을 바라보고 서 있는 황새 부부. 마음이 찡하다. 

엄마아빠 황새의 새끼 황새 G38과의 마지막 먹이사냥 모습

▲ 엄마아빠 황새의 새끼 황새 G38과의 마지막 먹이사냥 모습


26일 다시 찾은 서산버드랜드. G38만 홀로 둥지 근처 논에 있다. 황새 부부는 어디에선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새끼를 지켜보며 독립하기를 기다리겠지. 부모님 마음은 사람이나 황새나 매 마찬가지로 하염없이 넓고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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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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