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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욕망, 다툼, 고독이 가득한 ‘천수만의 여름’

장다리물떼새, 교미 후 사랑의 왈츠로 애정 표현

2023.05.22(월) 11:13:37자유새(noblesse0550@hanmail.net)

천수만에 핀 들꽃들

▲ 천수만에 핀 들꽃들


천수만의 초여름은 여름 철새들의 사랑의 계절이다. 
검은 연미복에 빨강 스타킹을 신은 장다리물떼새의 짝짓기는 우아하다. 

짝짓기 전에 암컷은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수컷을 받아드릴 준비를 한다.

▲ 짝짓기 전에 암컷은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수컷을 받아드릴 준비를 한다.


암컷 장다리물떼새가 긴 다리에 힘을 바짝 주고 엉덩이를 뒤로 쭉 뺀다. 수컷을 받아들이겠다는 적극적인 신호다. 수컷은 좌우로 암컷을 돌며 짝짓기 의사를 다시 한번 확인한다. 

장다리물떼새가 짝짓기를 하고 있다.

▲ 장다리물떼새가 짝짓기를 하고 있다.


마침내 수컷 장다리물떼새가 암컷의 등으로 사뿐히 올라탄다. 긴 다리임에도 무척 안정적이다. 암컷은 미동도 하지 않고 사랑을 받아들인다. 

교미 후 사랑의 왈츠를 추는 장다리물떼새

▲ 교미 후 사랑의 왈츠를 추는 장다리물떼새


장다리물떼새의 짝짓기는 미소를 짓게 한다. 짧은 순간의 격정의 순간을 보내고 암컷 등에서 내려앉은 수컷은 암컷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벼대며 사랑의 왈츠를 춘다. 욕망을 해소하고 난 후 나 몰라라 하는 여느 수컷과 다르다. 

뿔논병아리 부부가 둥지 만들기에 바쁘다.

▲ 뿔논병아리 부부가 둥지 만들기에 바쁘다.


뿔논병아리 암·수컷은 둥지를 짓기에 바쁘다. 뿔논병아리의 번식이 시작됐다. 번식깃으로 장식한 뿔논병아리의 모습이 중세 유럽의 귀족을 연상시킨다. 깃이 길게 돌출되고 왕관을 쓴 모양이다. 

뿔논병아리의 번식깃

▲ 뿔논병아리의 번식깃


번식기가 되면 뿔논병아리는 긴 갈대줄기로 엉성한 틀을 짜고 물속으로 잠수하여 가지고 나온 줄풀, 부들 등의 죽은 잎과 줄기로 둥지를 만들어 간다. 긴 갈대를 양쪽에서 밀고 당기는 모습이 우습다. 아무래도 초짜인 것 같다. 

둥지가 물에 가라앉는지 확인하는 뿔논병아리 모습

▲ 둥지가 물에 가라앉는지 확인하는 뿔논병아리 모습


암컷이 둥지를 만들며 수시로 둥지에 올라타 점검을 한다. 둥지가 물에 가라앉는지 확인하는 것 같다. 한동안 둥지 만들기에 열중하더니 수컷이 게으름을 피운다. 머리를 가슴에 묻고 물결에 맞춰 휴식을 취한다. 이내 암컷이 수컷에게 다가가 시간이 없다고 재촉하는 것 같다.

뿔논병아리의 날개짓

▲ 뿔논병아리의 날개짓


뿔논병아리는 본래 겨울 철새다. 1996년 충남 대호방조제 주변에서 번식이 확인되었고 이후 전국 각지에서 뒤따라 번식이 확인되어 텃새로 자리 잡았다.

모를 심기 전 써래질한 논에 모인 백로, 왜가리, 황새, 해오라기들

▲ 모를 심기 전 써래질한 논에 모인 백로, 왜가리, 황새, 해오라기들


모내기를 위해 써래질을 하는 트랙터를 따라 백로와 왜가리들이 먹이 사냥을 한다. 한 왜가리가 큰 물고기를 낚았다. 이내 주변 왜가리들의 먹이 쟁탈전이 벌어졌다. 

왜가리가 물고기 사냥에 성공했다.

▲ 왜가리가 물고기 사냥에 성공했다.
 

먹이 쟁탈전에 나선 왜가리들

▲ 먹이 쟁탈전에 나선 왜가리들


이를 피하던 왜가리가 그만 물고기를 놓쳤다. 생존을 위한 먹이 다툼이 치열하다. 몸 크기가 왜가리보다 작은 황로들의 먹이사냥도 한창이다. 황로의 여름깃은 가슴과 어깨 사이 깃이 황갈색이고 머리 꼭대기의 다발깃이 특징적이다. 한반도에는 적은 수의 황로가 찾아온다. 

황로의 모습

▲ 황로의 모습


백로와 왜가리 사이에 고독한 사냥꾼 해오라기의 모습도 보인다. 언제나 홀로 다니는 고독한 새. 트랙터의 굉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 천상 사냥꾼 모습이다. 

겨울 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 무리가 창공을 날고 있다.

▲ 겨울 철새인 노랑부리저어새 무리가 창공을 날고 있다.


하늘에 때아닌 노랑부리저어새 무리의 비행이 보인다. 노랑부리저어새는 겨울 철새로 5월 말에 천수만에 모습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무리에서 이탈한 노랑부리저어새

▲ 무리에서 이탈한 노랑부리저어새


무리 중 한 마리가 써래질을 하는 논으로 내려앉는다. 행동하는 모습이 불안전하다. 연신 물을 들이키며 제대로 된 먹이 사냥을 하지 못한다. 걸음 거리도 비틀거리며 불안하다. 무리를 따라갈 수 없어 이탈한 것인지, 아니면 잠시 휴식이 필요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행동이 불안정한 노랑부리저어새

▲ 행동이 불안정한 노랑부리저어새


생로병사는 모든 존재의 운명이다. 천수만의 여름에는 사랑, 욕망, 다툼, 고독, 그리고 죽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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