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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바람꽃과 경칩 이야기

아산시 만경산 자락길에서

2023.03.09(목) 07:52:34유정민(mm04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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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바람꽃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이 지나고 있음에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계절은 바뀌어 어느새 봄을 노래하며 여기저기에서 꽃망울이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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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경산 자락길


유난히 길었던 마스크의 터널에서 벗어나 따스한 봄의 기운을 받으며, 아산시 망경산 자락길에서 경칩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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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을 시작하는 농부


「성종실록」에서는 우수에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한 해 농사를 준비한다고 했는데, 농경 사회였던 우리 조상들에게는 중요한 시기였고, 역시 농부들의 부지런한 걸음에서 봄은 시작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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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빙


경칩에는 농사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지만, 여러 풍속이 전해진다.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 물이 풀리고 초목의 싹이 돋아나며 동면하던 벌레들도 땅속에서 나온다고 한다. 전해지는 속설로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며 개구리알이나 도롱뇽알을 건져다 먹기도 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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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벽


또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하는데,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고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하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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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싹 (중의무릇)


보리 새싹의 성장을 보아 그해 농사를 예측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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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로쇠나무


또한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 넝쿨)를 베어 그 수액(水液)을 마셨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첫 수액을 통해 한 해의 새 기운을 받고자 하는 의미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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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액 채취


단풍나무과의 고로쇠나무는 자라서 봄에는 수액을, 여름엔 풍성하고 시원한 그늘을 주며, 가을엔 붉고 노랗게 단풍 들어 우리 눈을 즐겁게 해주고, 겨울엔 땔감으로 생을 마치며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였구나~!  
<고로쇠 채취가 이루어지는 이곳은 개인 사유지로 이 시기에 적정량만 취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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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쉼터


만경산 자락길에는 여러 쉼터가 있어 걷기도 하고 산림욕을 하기에도 여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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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표


이정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지만 크진 않아도 좋으니 종합 안내판이 간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바람을 안고 만난 꽃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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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바람꽃


겨울을 이겨내고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변산바람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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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은 10cm 정도의 작은 키에 2~3월 사이에 낙엽 속에서 꽃망울을 터뜨리기 때문에 여간해선 만나기가 쉽지 않다. 산지의 햇볕이 잘 들고 습기를 머금은 지역에서 잘 자라며, 개체 수가 많지 않아 보존이 필요한 야생화이다. 
1993년 전북대 선병윤 교수가 변산반도에서 채집해 한국 특산종으로 발표하였고, 학명도 발견지인 변산과 그의 이름이 그대로 채택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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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바람꽃


마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작고 앙증맞은 자태에 빠져들어 한참 동안을 변산바람꽃과 조심스레 숨바꼭질하였다. 그 걸음걸음이 조심스러워야 하는 이유는 낙엽 아래에 숨어있는 너무도 작고 아름다운 숨결이 밟히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전문 사진작가처럼 멋지게 작업하여 그 모습을 담아보고도 싶지만, 늘 부족함을 간직한 그냥 이대로에 만족하는 '나'이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는 핑계를 해본다. 그래서 야생화 탐방은 발걸음에 조심 또 조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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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바람꽃


혼자여서도 예쁘지만, 함께 있으니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나 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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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산바람꽃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간혹 화려한 앞과는 달리 뒤는 알 수 없는 색깔일 때가 참 많다.
봄의 따스한 기운을 받고, 앞뿐만이 아닌 뒤로 보아도 늘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전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많이 알려진 장소이지만 위치를 밝히지 않음은 사유지이고, 많은 탐방객의 방문으로 야생화 자생지가 황폐해지는 상황을 방지하려 함이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예쁜 작품을 만들고자 하는 작가분들의 마음은 이해하나, 주변을 정리 및 작업하여 자연 상태를 무너뜨리고, 너무 오랜 시간 한 장소에 머물러 다른 탐방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없었으면 합니다.>

"자연은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며, 마음에 담을 때에 가장 아름답고 오래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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