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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오계가 이탈리아의 '맛의 방주'에 등재된 쾌거

2013.12.03(화) 11:46:56금산댁(dksjks22@hanmail.net)

이미 두달이 지난 일이기는 하지만 워낙 중요하고 더 많이 알려야 되겠기에 취재해서 글을 씁니다.

특히 이것은 단순한 소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먹거리, 먹거리와 생명의 다양성, 토종의 소중함, 그리고 우리 충청남도의 자랑이기도 해서 말입니다.
더군다나 이 중요한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이 계실것 같아서요.

천연기념물 연산오계 사육장

▲ 천연기념물 연산오계 사육장
 

오계의 생태적 특성

▲ 오계의 생태적 특성


논산군 연산면에는 천연기념물 265호인 화악리 오계(연산오계)를 기르시는 분이 계십니다. 지산농원이 그곳인데 연산오계는 그래도 각종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졌지요.

그런데 이 연산오계가 두달전에 유럽의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 생명다양성재단의 인증 프로젝트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돼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는 사실입니다.

평소에 뉴스를 많이 접하시고 먹을거리에 관심 잇는 분들은 아셨겠지만 처음 이 사실을 듣는 분도 많으실 것입니다.
 
맛의 방주란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에 빗대 붙여진 이름입니다.

맛의 방주는 이탈리아에 본부를 두고 150여 개국 10만여 회원이 활동하는 국제 비영리기구인데 점차 잊혀져가고 멸종 위기에 처한 전 세계 각 지역의 토종 음식·종자를 찾아 목록을 만들고 관심과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업이라 합니다.
이미 맛의 방주에 오른 우리나라 음식은 이번에 등재된 오계 외에도 '태안 자염' '장흥 돈차' '제주 흑우' 등 3종이 더 있습니다.

맛의 방주에는 현재 우리가 익히 아는 이탈리아 파스타 등을 포함해 전세계 76개국 1211종의 음식이 등재돼 있다고 하네요.
논산의 연산오계는 국가지정사육장입니다. 그만큼 토종복원과 유지의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계에서 퇴역한 오계 사육장

▲ 종계에서 퇴역한 오계 사육장
 

오계와 일반 닭이 함께.

▲ 오계와 일반 닭이 함께.


연산오계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재래 닭으로 인정받아 1980년 천연기념물 제265호로 지정되었습니다. 닭은 원래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유입 경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현재의 모습으로 토착화한 것입니다.

오계가 문헌상에 등장하는 것은 고려 말 문신인 제정 이달충의 문집인데, “요승 신돈이 오계와 백마를 먹고 정력을 보충했다”는 기록이 나온다고 하네요.
조선 숙종이 오계를 먹고 건강을 회복한 뒤 오계가 충청 지역의 진상품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특히 연산 지역의 통정대부 이형흠이 철종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형흠은 오계의 지정 사육인인 지산농원 이승숙 대표의 5대 조부라고 하십니다.


오계 식당

▲ 오계 식당

 

오계 요리

▲ 오계 요리


오계 요리는 백숙처럼 만들어 내는데 식당에서는 천연기념물을 어떻게 먹느냐구요?

지산농원에서는 오계의 멸종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체형을 가진 종계 1000마리는 항상 보존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 점차 나이가 들어 종계 역할을 마친 퇴역 종계가 생기겠지요. 이 퇴역종계와 젊은 종계를 교체해서 젊은 종계가 100마리의 종계 속으로 들어가 그곳을 채우고, 퇴역한 종계는 뒤로 물러나게 되는데 이녀석들이 식용으로 쓰이는 것입니다.

또한 종계로 선발되지 못한 비선발 종계후보들도 퇴역종계와 함께 식용으로 활용되는 것입니다.
 

위풍당당한 수탉

▲ 위풍당당한 수탉. 암탉보다 덩치가 확연히 큼
 

수탉의 얼굴

▲ 수탉의 얼굴
 

암탉의 얼굴

▲ 암탉의 얼굴
 

사이 좋은 암수 한쌍

▲ 사이 좋은 암수 한쌍
 

크게 우짖는 오계

▲ "꼬끼요!" 크게 우짖는 오계
 

수탉의 발가락

▲ 수탉의 발가락


오계의 특징을 볼까요.
볏은 왕관형이며 검붉은 색입니다.
암컷의 볏은 수컷보다 작으나 모양과 색깔은 비슷합니다.
깃털은 청자빛이 감도는 검정색이고 발가락 수는 4개인데 뒤쪽의 발가락처럼 보이는 것은 며느리발톱이라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오골계는 일본의 천연기념물입니다. 털은 흰 반면 뼈가 검어 오골계라 불리우지만 우리 오계는 그 닭과는 질적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재래 닭은 오골계가 아닌 오계가 맞습니다.

연산 화악리의 오계는 외형도 검은 털이지만 뼈까지 검습니다. 또한 생태적 특성은 야생 조류에 가까울 정도로 성질이 예민하고 까다롭다 합니다. 가둬놓고 사육하면 스트레스를 받아 죽기도 해 사육하기 힘들다고 하네요.

오계의 알. 일반 닭과 달리 4~5일에 1개를 낳는다 함

▲ 오계의 알. 일반 닭과 달리 4~5일에 1개를 낳는다 함


그리고 일반 닭보다 성장 속도가 5배 정도 느릴 뿐 아니라 하루에 하나씩 알을 낳는 양계에 비해 오계는 4~5일에 한 개씩 낳는다고 합니다.
몸집은 작은데 워낙 많이 싸돌아 다니는 특성 때문에 살도 안찌니 당연히 농가에서 기르기를 꺼려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 연산오계는 꾸준히 소중한 국내 토종 종자를 보존해 천연기념물로 인정받고, 국가적 지원아래 혈통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맛의 방주 등재를 계기삼아 충청남도의 명물, 연산오계를 다시한번 더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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