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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왕도 부여, 부소산성 여행

2019.11.24(일) 00:09:39오르페우스(poet314@naver.com)


 
만추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만추'라고 하면 늦가을의 어느 정경이나 1966년에 개봉한 이만희 감독의 영화 '만추', 그리고 2011년에 리메이크된 김태용 감독의 '만추'를 떠올릴 분도 계실 텐데요, 해마다 가을이면 잊지 않고 찾게 되는 부여에서 저는 만추의 의미를 떠올리곤 합니다. 바로 백제의 왕도였던 부여가 만추라는 말과 가장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학창 시절 수학여행 장소였던 부여는 백제의 왕도답게 역사적인 문화유산을 수없이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그 화려하지 않음은 가을의 끝자락을 일컫는 만추와 닮아 있습니다. 바쁜 일상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부여를 찾았습니다. 역시나 부여는 만추의 모습과 정감을 안겨줬는데요, 고란사를 찾아가는 부소산성 여정을 소개합니다.
 

 

 
부소산성 입구의 매표소에서 2,000원을 주고 입장권을 구입했습니다. 부여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비길을 걷고, 전설 속의 고란사와 낙화암을 두루 볼 수 있는 비용이니 무료 입장이 가능한 국립공원과 비교해도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이심전심이라고 할까요? 부소산성을 찾은 많은 방문객들이 뒤를 쫓는 동안 저와 함께 만추의 순간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소산성의 첫 목적지는 낙화암이 있는 백화정이었습니다. 백제가 멸망하던 날, 의자왕을 모시던 궁녀들이 꽃잎처럼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에는 백제의 슬픈 전설이 간직되어 있습니다. 1929년 궁녀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백화정에 오르면 누구나 백제인의 후손처럼 애절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백마강은 금강을 달리 부르는 이름입니다. 부소산을 휘돌아가는 백마강은 나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한 백제의 슬픈 전설이 깃든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백제 땅이었던 부여의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백마강의 물줄기를 끌어와 부여는 전국에서 가장 맛과 품질이 좋은 농작물을 생산해 내고 있으니까요.
 

 
제가 만추의 계절에 부소산성을 찾은 이유는 고란사 때문이었습니다. 한국 최고의 록그룹 중 하나인 블랙홀의 노래 '고란초의 독백'을 들으며 고란사를 찾아가는 길은 노래 가사의 한 대목처럼 애절해서 만추의 계절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고란사는 한 잔을 마시면 3년이 젊어진다는 약수로 유명한 곳입니다. 먼 옛날 아이를 갖기 원했던 노부부가 고란사의 약수를 마시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행에 옮겼으나 그만 욕심이 지나쳐서 아이로 변했다는 고란사 약수의 전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도 다녀갔을 정도로 유명한 곳! 고란사 뒤뜰에 있는 약수터의 석상을 보며 저는 세 잔을 연달아 마시고 말았습니다. 저의 마음 끝자락에도 전설을 믿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고란사의 약수를 마시고 되돌아 나오는 길에 사자루, 그리고 영일루와 조우했습니다.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의 도읍이 이토록 작은 모습으로 다가온 것이 마음 아팠지만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 부여군의 미래는 옛 백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부여의 부소산성은 공주의 공산성과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공산성이 성곽 길을 걸으며 인공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면 부소산성은 깊은 산속에 든 것처럼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나게 되는 스토리텔링 투어는 어린 아이와 동반한 가족에게도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주기에 충분합니다. 백제의 왕도였던 부여의 부소산성을 둘러보며 만추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는데요, 여러분도 부여로의 여행을 계획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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