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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단풍 보셨나요?

태안 천리포수목원 블루베리 단풍을 보고나서....

2011.10.21(금) 천리포지킴이(bestsj0327@naver.com)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에 가면 그 유명세만큼이나 인기가 있는 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블루베리입니다. 오늘 수목원을 둘러보다 만나게 된 블루베리는 보랏빛 열매만 보았던 사람들이라면 상상도 못할 환상적이기까지한 가을단풍을 한껏 뽐내고 있었습니다.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선정된 음식이다, 눈에 좋은 성분을 가지고 있다하여 여기저기서 한번쯤은 들어본 적 있는 블루베리지만 가을에 단풍이 들 것이란 것을...그리고 이렇게 아름다운 단풍이 든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 탓에 그 감동은 더 크게 와닿았답니다. 아마 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꽤 있으시겠죠.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중이라 그런지 원래 블루베리 단풍이 그런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오늘 본 블루베리의 단풍은 저마다 개성있게 가을이 물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어쩜 똑같이 물든 잎사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하나하나가 다 작품이고 예술처럼 느껴지더군요.
기다렸다는 듯 신이나 울긋불긋 단풍구경을 가는 사람들과는 다르게 개인적으로 가을은,,,또 나무에 단풍이 든다는 것을 다가올 겨울의 혹한 시련을 대비해 쓸쓸하고, 처연하고, 비장한 의식처럼 느꼈던가 봅니다. 하지만 오늘 수목원에서 본 블루베리는 단풍이 든다는 것에 대한 또 다른 인상을 심어주는 듯 했지요.

쓸쓸하고 처연하다고만 생각되었던 단풍이 보란듯이 아름다움을 뽐내고 힘차게 떨어질 준비를 하고 있구나 느껴거든요. 어쩌면 당연한 이치를 저는 편식하듯 하나만 바라본 것 같아 순간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다가올 봄의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 또 다른 희망의 손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이제는 좀더 편히 단풍을 즐길 수 있을것 같았지요.  

   
   
   

그리고 알고 보니 태안 천리포리포수목원의 블루베리는 그 가을 단풍만큼 아름다운 스토리가 숨겨져 있었답니다. 천리포수목원을 만든 독일계 미국인 민병갈(Carl Ferris Miller)이 많고 많은 수목원 나무들 중에서도 블루베리를 손에 꼽을 만큼 좋아하셨다 합니다. 한국이 좋아 죽을때 까지 한국을 떠나지 않고 세계적인 수목원으로 가꾸었지만 가끔씩 떠오르는 그리운 고향과 가족생각이 안날 리가 없었겠지요. 그럴때마다 고향에서 즐겨 먹던 요녀석의 열매를 따서 만든 잼이나 술을 드시곤 하셨다는데...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다른 식물은 곤충이나 새들에게 양보를 하여도 이 블루베리 열매는 그물을 쳐서라도 지켜서 아껴 혼자 드셨다하네요. 그래서 그랬을까요? 민병갈 원장이 죽은 해에는 이 블루베리 나무가 꽃을 피우지 않아 열매가 맺히지 않았다 전해집니다. 말하지 못하는 식물이지만 나를 사랑한 사람이 더 이상 나를 볼 수 없음을 이 녀석도 알았던 걸까요?

블루베리 앞에서 잠시 동안 민병갈 원장이 되어봅니다. 아마도 민병갈 원장은 블루베리의 열매도 좋아하셨겠지만 오늘 제가 본 요 녀석의 아름다운 단풍도 좋아하셨겠지요...블루베리앞에서 갑자기 전 민병갈 원장이 부러워졌답니다. 비록 이 세상을 떠났지만 작은 식물마저도 기억하고, 또 사랑을 받은 사람이잖아요. 가을이 깊어가는 수목원의 블루베리를 보고 여러 생각에 감긴 오늘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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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 수정일 : 2023-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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