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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충남 서해로 '전어 여행' 태안 채석포항으로

2016.09.27(화) 17:44:57유병양(dbquddid88@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가을 전어, 이제 본격 제철이다. 전어 맛 보러 태안 채석포항에 다녀왔다.
지금부터 전어이야기를 풀어볼까나.
 
수산물 중에는 그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 덕분에 완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가 뒤늦게 진정한 맛이 알려져 ‘신분상승’한 것들이 제법 있다. 대표적으로 곰치(물메기), 복, 아구, 홍어 들이 그런 류에 속하는데 이를테면 잡어(雜魚)에 속하는 것들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금은 금값 중에서도 상종가를 치는 어류들이지만 사실 과거에 별로 대접 못받다가 조선시대쯤에 이르러 역시 귀족대접을 받는 물고기가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전어(錢魚)’다.
 
전어도 처음에는 별로 찾는 사람도 없고 채산성이 맞지 않아 찾지 않던 고기였다. 그러던게 이제는 집 나간 며느리도 불러들인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을철 사람들의 입맛을 당기는 최고의 물고기로 손꼽히고 있다.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신기하고도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전어(錢魚)의 전(錢)자가 돈을 뜻하는 글자다.
놀랍다. 어찌하여 물고기 이름에 금속의 동전 한닢에 쓰는 이 글자가 사용되는 것일까?
 
궁금하면 그냥 못지나가는 도민리포터, 여기저기 자료도 찾고 귀동량도 해서 뜻풀이부터 해보았다.

전어라는 이름의 유래는 다양하다. 오래전 착한 백성들은 임금님에게 진상한 생선이라는 의미의 어전(御前)의 앞뒤를 바꿔 전어가 됐다고 얘기한다.
자신들에게는 흔한 생선이지만 명색이 임금님께 진상하는 물목이니 이런 어엿한 이름 하나쯤 붙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전어가 사실 귀한 물고기는 아니어서 당시 한양 사람들은 ‘돈 없어도 누구나 사먹을수 있는 흔한 생선’이라고 해서 전어가 됐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요즘 시세로 치면 전어는 어민들에게 가을철 최고의 돈(錢)을 벌어주는 효자중의 효자 물고기이니 전어(錢魚)라는 말을 써도 무방할것 같다.
도민리포터는 여기에 방점을 찍어주고 싶다.
 
가을 전어는 ‘깨가 서 말’이라 할 정도로 맛이 고소하다. 요즘 서해안에서 가을 전어잡이가 한창인데 가을 전어는 ‘전어 굽는 냄새에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속담도 만들어냈을 정도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 속담도 바뀌었다.
요즘은 며느리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다.
전어가 워낙 맛있어서 며느리들이 아예 집 들어올 생각 않고 현장에서 돈 벌어서 바로 사먹는단다. 우스갯소리다.
 
전어를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리고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제일먼저 무침.
다른 물고기와 달리 보통 뼈째 썰어서 회로 먹는다. 뼈째 먹는 생선은 일본말로 세꼬시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전어의 맛은 예로부터 ‘봄도다리, 여름 민어, 가을 전어’등 제철고기의 대표적 생선으로 꼽혀온다. 전어의 뼈는 먹기 불편할 수도 있지만 많이 씹을수록 더욱 고소하며, 칼슘도 다량 함유돼 있어 함께 먹는 것이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전어 무침은 막걸리와 소주 안주로 제격이다.
 
또한 무침도 있긴 한데 남녀노소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방식은 뭐니뭐니 해도 소금구이가 아닐까 싶다.
 
나름 속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인기있는 가을전어. 그 진가를 맛보기 위해 충청남도 태안군 채석포항으로 직행.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채석포항 도착 직전에는 외길로 통하는 고갯마루가 있는데 이렇게 항포구를 알리는 표지가 서있고 여행객을 반겨 맞는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채석포항 앞바다. 넓고 푸른 바다가 한아름에 들어오고 가슴 가득 여행객을 품어준다. 가을바람이 바다에서부터 불어와 시원하게 안긴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방파제가 길다랗게 놓여져 있고 작은 섬이 오롯이 바다를 지킨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방파제 건너편 포구쪽에서는 낚시꾼들이 세월을 낚는다. 뭐가 잡히는지 묻자 전어도 잡히고 낙지와 우럭도 올라오는데 운 좋으면 광어도 걸린다고.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바다로 어로를 나가기 전, 혹은 이미 이른 새벽에 나갔다가 만선의 풍어를 담고 돌아와 쉬는 어선들. 그리고 어로작업중임을 알리는 붉은 깃발이 바닷바람에 펄럭인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포구에 정박해 한가롭게 휴식중인 어선들. 하루의 고단했지만 치열한 어로작업을 마친 뒤 쉬는 시간. 우리 어민들은 이때가 가장 행복하다. 포구의 선착장쪽에서 바라본 채석포항 작은 어촌마을은 소박하고도 아늑한 풍경이다. 이 채석포항 마을에 가을에는 많은 전어가 들어온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채석포항 위판장.
가을전어를 비롯해 꽃게 대하 등 많은 물고기들이 위판장을 거쳐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오늘도 이른 아침에 전어 경매가 있었다. 수조에도 꽃게와 전어 등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포구 안쪽에는 횟집들이 줄지어 있다.
도민리포터가 기대하고 간 전어 뿐 아니라 꽃게 대하는 기본이고 우럭 광어 같은 서해의 중요 횟감들로 손님을 맞이한다.
오늘은 뭐니뭐니 해도 전어를 만나볼 시간. 원통형 수족관에는 싱싱한 전어들이 헤엄치며 노닐고 있다.
이 살아있는 활어 전어는 모두 다 횟감이다. 구이는 대부분 선어(죽은 물고기)를 쓴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그러나 도민리포터는 활어로 구이를 주문했다. 진짜 전어의 참맛을 기대하며.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사장님이 4마리의 전어를 간택(?)해 도마로 이끈다. 그리고 칼로 칼집을 삭삭삭. 그래야 골고루 잘 익는단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정리 잘 된 구이용 전어 4마리. ‘오늘 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할 각오가 돼있는거지? 후훗’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오븐에 들어간 전어에 태안 천일염 왕소금을 숭숭 뿌려주는건 필수.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그리고 잠시. 뜨거운 불속에서 전어가 익어 나왔다. 구이전어의 향기가 감미롭다. 태초에 신께서 인간에게 준 음식선물의 향과 미감(味感)이 이랬을까.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전어구이 한상은 단촐하다. 여기에 소주나 막걸리만 올려 놓으면 되지만... 아쉽게도 도민리포터는 그럴수가 없었다. 차 때문에. ㅎㅎ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뜨거운 열기 위에서 서해안의 천일염이 지글지글 녹아 은은한 겉 껍질과 칼집 사이사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부드럽고 사르르 녹는 하얀속살, 그리고 구이 특유의 훈제 향에 잘 씹히는 가는 뼈까지. 이 전어의 환상적인 은빛 유혹, 색깔만 봐도 눈이 돌아갈 정도다.
 
음... 또 소주를 부르는 마법의 향기라고나 할까.
특히 어두육미라는 말처럼 전어 구이는 머리부터 먹어야 깨 서말의 진가를 확인할수 있다고 한다. 도민리포터 역시 아직 도전해 보지는 못한 ‘미지의 분야’이기는 하다.
전어를 석쇠에 구워 머리째 먹는게 시작은 어렵지만 일단 도전에 성공하면 4~5마리까지도 순식간에 거뜬히 해치울수 있다고...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더 기다릴수 없이 허겁지겁 한 마리 집어든다. 한입에 고기 반토막을 덥석 입에 넣고 씹어보니...
그 고소함이 견딜수 없이 감칠맛 나다. 극히 절제된 기름기, 부드럽고 담백하다. 심지어 입안에서 씹히는 뼈는 살과 함께 어우러져 오독오독 식감을 즐기게 해준다.
바삭바삭, 오독오독... 고소함에 담백함에 부드럽게 씹히는 가을전어의 유혹.
실로 감격적이었다.
 

전어의 고소한 ‘은빛 유혹’ 사진


가을 전어가 맛있는 이유는 물고기가 생리적 특성상 긴 겨울을 대비해 몸에 지방을 축적해 놓기 때문에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잡힌 것이 가장 맛이 좋은 것이다.
 
돌아오는 주말은 3일 연휴다. ‘이번엔 어딜가지?’ 고민하시는 분들 다른 생각 할것 없다.
충남 서천, 보령, 태안, 홍성, 당진에서는 모두 가을별미 3총사 전어와 꽃게 대하를 가지고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가족과 함께 편안한 여행길 잡으시길 추천한다.
싸고 맛있고 푸짐하게, 그리고 충청도의 넉넉한 인심까지 다 만족하게 해 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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