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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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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파도리해수욕장 세 번 찾은 이유, 간조에 열리는 해식동굴 길

이름부터 동굴까지 파도가 만든 해변, 물때 따라 달라지는 파도리

  • 위치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 등록일자
    2026.09.04(Fri) 19:16:15
  • 담당자
    초록시심 (greensisim@naver.com)
  •  파도리해수욕장을 일주일 사이에 세 번 찾았다.


    첫날에는 해식동굴을 보러 갔지만 썰물이 끝나고 밀물이 시작되던 시간이었다. 해변 끝으로 갈수록 바닷물이 차오르더니 결국 해식동굴까지 이어지는 길 일부가 물에 잠겨 더 이상 갈 수 없었다.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에는 간조 시간에 맞춰 다시 파도리를 찾았다. 전날 바닷물에 가려졌던 길이 넓게 드러났고, 굴이 잔뜩 붙은 울퉁불퉁한 바위를 건너 해식동굴까지 갈 수 있었다.

    일주일 뒤에는 부모님과 이색 해변을 함께 보기 위해 한 번 더 찾았다.


    같은 해변을 세 번 걸으며 알게 된 것은 파도리가 단순히 해식동굴 사진 한 장을 남기고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파도가 만든 지형을 제대로 만나려면 먼저 바다의 시간을 살펴야 했다.


    파도리해수욕장의 해안 암벽 풍경이다. 파도리에서는 다양한 해안 침식지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 파도리해수욕장과 해안 암벽 풍경


    첫날, 밀물로 길이 끊긴 파도리 해식동굴

    파도리해수욕장은 만리포해수욕장 남쪽에 자리하고 있다. 파도리는 태안 일대의 모래 해변과 달리 파랑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지역으로, 자갈 해변과 파도의 침식작용이 만든 독특한 해안 경관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가파른 해안 절벽인 '해식애', 평평한 암반지대인 '파식대', 바위가 아치처럼 뚫린 '시아치' 같은 해안지형이 발달해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8월 말 찾은 파도리해수욕장은 한적하고 잔잔했다.

    ▲ 파도리해수욕장 전경


    처음 파도리를 찾은 날은 해수욕장 입구부터 한적했다. 8월 말이라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해변으로 밀려오는 바닷물은 맑았고, 조용한 해변에는 수영복을 입은 채 돗자리에 누워 책을 읽는 사람이 보였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성수기 해변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해식동굴 방향으로 걸어가니 제법 고운 모래 해변 구간도 나타났다. 이런 해변 상태면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기의 파도리해수욕장 전경, 해식동굴로 이어진 길이 중간에 끊어져 있다.

    ▲ 해식동굴로 이어지는 파도리 해안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날은 목적지였던 해식동굴까지 갈 수 없었다.

    썰물이 끝나고 밀물이 시작되면서 바닷물이 점점 들어왔고, 동굴로 이어지는 해안 바위 구간 일부가 물에 잠겼다. 동굴이 바로 앞에 보이는데도 더 이상 접근하기 어려웠다.

    그제야 물때를 간과했다는 걸 알아챘다.


    파도리해안에서 밀물 때 드러난 암반지대 풍경이다. 물이 들어오면 걸을 수 있는 구간이 크게 줄어든다.

    ▲ 파도리해안에서 밀물 때 드러난 암반지대


    다음 날, 간조에 다시 간 해식동굴


    간조 시간에 맞춰 다시 찾은 파도리 해변은 전날보다 해식 동굴로 향하는 바위 구간 길이 훨씬 넓게 드러나 있었다.

    ▲ 간조 때 파도리 해변


    다음 날 아침에 물때를 확인하고 간조 시간에 맞춰 다시 찾아갔다.

    여행 중 같은 장소를 두 번이나 찾아간다는 게 일정상 쉽지는 않지만, 간조 때 파도리 모습을 꼭 보고 싶었다.


    같은 장소인데도 물때에 따라 해안선의 풍경이 달라졌다. 바닷물이 빠지면서 전날 잠겨 있던 바위 구간이 더 넓게 드러났고, 해식동굴 쪽으로 걸어갈 수 있는 공간도 훨씬 넓어졌다.


    그렇다고 평탄한 산책길은 아니다. 해식동굴로 가는 구간에는 굴이 붙은 울퉁불퉁한 바위가 이어졌다. 바위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고 바닷물이 남아 젖은 곳도 있어 발 디딜 곳을 살펴가며 천천히 걸었다.


    간조 때 드러난 파도리 해변의 조간대 모습이다. 바닷물이 빠진 자리에는 바위와 작은 웅덩이가 곳곳에 드러나 있다.

    ▲ 간조 때 드러난 파도리 해변의 조간대


    물이 빠진 바위 사이에는 군데군데 작은 물웅덩이도 생겼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웅덩이에 남은 바닷물 속에서 조그마한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밀물 때 바닷속이었던 곳이 썰물 때는 사람이 걷는 길이 되고, 작은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뀐다.


    파도리 해식동굴 주변에는 파도의 침식으로 깎인 암벽과 바위지형이 이어진다. 간조 때는 이 구간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다.

    ▲ 파도리 해식동굴 주변 암벽


    마침내 해식동굴에 도착했다.

    포토존으로 알려진 파도리 해식동굴은 생각보다 깊지 않았고, 안에 들어가니 두 개의 동굴 입구가 눈에 들어왔다.


    해식동굴 안쪽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어두운 암벽이 자연스러운 프레임이 되어 파도리 바다를 담아낸다.

    ▲ 해식동굴 안에서 바라본 바다


    메인 동굴 안쪽에서 바다 쪽을 바라보면 어두운 암벽이 자연스러운 사진 프레임이 된다. 프레임 안으로 파란 바다와 해변이 담긴다. 그 풍경 속에 들어가 여러 차례 사진을 남겼다.

    간조에 맞춰 해식동굴까지 보고 나서야 이번 파도리 여행의 숙제를 마친 기분이었다.


    부모님과 함께한 세 번째 방문, 해식동굴 접근성

    간조 때 파도리 해식동굴 주변 암벽 전경이다. 높고 거친 해안 암벽과 낮은 바위 구간이 함께 이어진다.

    ▲ 파도리 해식동굴 주변 암벽 전경


    일주일 뒤 부모님과 함께 파도리를 한 번 더 찾았다. 이번에도 간조 시간을 맞췄다.

    관절 수술을 받은 지 1년 정도 된 아버지가 해식동굴까지 갈 수 있을지가 가장 걱정됐다. 처음 갔을 때 봤던 울퉁불퉁한 바위 구간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행히 물이 충분히 빠져 있는 시간대라 바위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낮고 평탄한 쪽을 골라 이동할 수 있었다. 천천히 걸은 끝에 아버지도 해식동굴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물이 빠진 파도리 해안에는 낮고 넓은 암반과 작은 물웅덩이가 드러나 파도의 침식과 조수의 변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 파도리 조간대 암반


    그렇다고 누구에게나 쉬운 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바위에는 굴껍데기가 붙어 있고 물기에 젖어 미끄러운 곳도 있으며,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은 구간도 지나야 한다. 어린이나 보행이 불편한 사람과 함께 간다면 물때를 충분히 확인하고, 이동 중에는 동행자가 가까이에서 이동을 살피는 게 좋다.


    단순 포토존이 아니다, 파도가 만든 지형 관찰

    태안해안국립공원은 복잡하게 굴곡진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갯벌과 사구, 기암괴석 등 다양한 해안지형이 발달해 있다.

    파도리의 해식동굴 역시 파도의 침식작용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해식동굴은 파도가 오랜 시간 암석의 약한 부분을 반복해서 깎아내며 만들어진 지형이다.


    그렇기에 파도리 해식동굴을 단순히 사진 명소로만 보고 지나치기엔 아쉽다.

    바다에서 밀려온 파도가 암벽을 깎아 동굴을 만들고, 다시 조수의 움직임에 따라 동굴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 닫힌다.


    둥글고 매끈한 작은 돌들이 깔린 파도리 해변에서 불가사리 한 마리가 눈에 띄었다. 파도리에서는 해옥과 다양한 해안 생물을 함께 만날 수 있다.

    ▲ 파도리 해변의 해옥과 불가사리


    태안군 관광안내에 따르면 ‘파도리’라는 이름은 파도가 아름답고 예쁘다는 의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름부터 파도와 인연이 깊은 해변인 셈이다.

    파도리에서는 둥글고 매끈한 작은 돌인 ‘해옥’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단, 해옥은 모두가 공유하는 자연의 자산인 만큼 가져가기보다는 눈으로만 감상해야 한다.


    파도리 해식동굴 가기 전 꼭 확인할 것, 간조와 물때

    파도리 해식동굴을 방문하려면 물때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밀물이 시작되는 시간에 도착하면 동굴이 보여도 접근하지 못할 수 있다. 반면 간조 시간에 맞추면 해안 바닥이 넓게 드러나 여유 있게 이동할 수 있다.

    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돌아오는 길이 먼저 잠길 수 있으므로, 동굴에 갔다가 돌아오는 시간까지 충분히 계산해야 한다.

    또한 미끄러운 바위 위를 걸어야 하므로, 미끄럼이 적고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신발을 신는 게 좋다.


    간조 때 넓게 드러난 파도리 해안길 풍경이다.

    ▲ 간조 때 드러난 파도리 해안길


    세 번의 방문은 같은 장소를 반복해서 본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의 파도리를 본 경험이었다.

    해식동굴로 가는 길 역시 밀물과 썰물에 따라 모습을 바꾼다.

    파도리를 찾는다면 언제 바다가 열리고 닫히는지 먼저 살펴보자. 

    또한 유명한 동굴 사진 한 장만 생각하기보다 오랜 세월 파도가 빚어낸 해안 암벽과 물때에 따라 달라지는 해변의 모습도 함께 살펴보면 좋겠다.


    한편 파도리는 만리포에서 시작하는 태안해변길 3코스 ‘파도길’의 종점이기도 하다. 만리포해수욕장에서 모항저수지와 어은돌해변을 지나 파도리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해식동굴 관람을 태안 서쪽 해안을 걷는 여행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파도리해수욕장]

    ○ 위치: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모항파도로 490-85

    ○ 운영시간: 상시 개방

    ○ 관람료: 무료

    ○ 주요시설: 주차장, 화장실

    ○ 문의: 041-670-2691

    ○ 참고 사이트: 충남관광(tour.chungnam.go.kr), 태안군 오감관광(taean.go.kr/tour.do)

     * 방문 일자: 2026년 8월 26일, 8월 27일, 9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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