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안 흥타령관
아이와 떠나는 여행에서는 어디를 방문할지 정하는 일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재미만 있는 곳보다는 그 지역만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고,
아이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여행의 의미도 더욱 커진다.
천안 여행에서 만난 천안흥타령관이 그런 곳이었다.
천안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전시로 소개하면서도 곳곳에 직접 만지고 연주하고 입어볼 수 있는 체험을 마련해 놓았다.
덕분에 아이에게는 놀이처럼 즐거운 시간이 되고, 부모에게는 천안의 문화를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 봇짐 메고, 갓쓰고 체험해보기
천안흥타령관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전시와 체험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는 점이었다.
전시물을 바라보며 설명을 읽는 일반적인 관람 방식뿐 아니라
갓을 직접 써보는 등 어린이가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요소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었다.

▲ 천안흥타령관 전시실 활동지
전시 내용을 활용한 활동지도 눈에 띄었다.
아이들은 문제의 정답을 찾기 위해 전시물을 다시 살펴보고 설명에도 관심을 보였다.
단순히 전시실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보다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해지니 관람에도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됐다.
방문 당시 별도로 운영되는 체험 프로그램은 리뉴얼을 위해 12월 31일까지 중단된 상태였다.
하지만 상설전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는 체험이 다양해 관람 자체를 즐기는 데에는 큰 불편이 없었다.

▲ 1층 기획전시실 - 그래서, 천안삼거리다 전시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방문 당시 ‘그래서, 천안삼거리다’라는 전시를 만나볼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천안삼거리’가 왜 천안을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는지를 역사 속 길을 통해 풀어낸 전시였다.

▲ 1층 기획전시실 - 그래서 천안삼거리다 전시
조선시대의 도로망과 대로, 당시 교통시설로 활용됐던 역과 원 등을 살펴보다 보면
천안이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오가고 여러 지역이 연결되는 중요한 길목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역사적 사실만 나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 1층 기획전시실 - 그래서 천안삼거리다 전시
천안삼거리와 관련된 기록은 물론 오랜 시간 전해져 내려온 전설과 설화까지 함께 소개한다.
덕분에 천안삼거리를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오가면서 이야기가 쌓인 공간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여행을 하며 지역의 유명한 장소를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그 장소가 왜 유명해졌는지를 알아가는 과정 역시 여행의 또 다른 재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 제2전시실
2층으로 올라가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제2전시실부터 제4전시실까지 각각의 주제를 가진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먼저 만나는 제2전시실의 주제는 전통주다.

▲ 제2전시실
우리나라 전통주의 역사부터 술을 빚는 과정과 보관 방법까지 단계별로 살펴볼 수 있다.
아이와 함께하는 관람에서는 ‘술’보다는 곡식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저장했던
옛사람들의 생활문화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니 더욱 흥미로웠다.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술이 완성되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전통적인 식문화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 제3전시실
제3전시실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여러 전통주의 종류와 특징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아이의 관심을 끈 것은 후각을 이용한 체험이었다.
전시된 용기의 마개를 열어 향을 맡아보면 각각의 차이를 직접 느껴볼 수 있다.
눈으로만 바라보던 전시에서 향을 맡는 경험이 더해지자 아이도 훨씬 적극적으로 전시에 관심을 보였다.

▲ 제4전시실
아이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곳은 제4전시실 흥타령문화실이었다.
여러 전통 악기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단순히 악기의 모습을 살펴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만져보고 소리를 내볼 수 있다는 점이 특별했다.

▲ 제4전시실
그중에서도 가야금 체험을 무척 재미있어했다.
평소 책이나 영상에서 접했던 전통 악기를 실제로 눈앞에서 보고,
손으로 줄을 튕겨 직접 소리를 만들어보는 경험은 아이에게도 꽤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듯했다.
전통문화는 설명만으로 접하면 어린이에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직접 악기를 만지고 소리를 들어보는 순간 낯설었던 전통문화가 하나의 재미있는 경험으로 바뀐다.

▲ 궁중의상 체험
흥타령문화실을 나온 뒤에도 체험은 이어졌다.
이번에는 궁중의상을 직접 입어보는 공간이다.
아이들은 왕이 입었던 형태의 의상을 입고 왕처럼 자세를 취해보기도 하고 서로의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다.
이곳까지 둘러보고 나니 천안흥타령관의 특징이 더욱 분명하게 느껴졌다.
갓을 써보고, 전통주의 향을 맡아보고, 가야금을 연주하고, 마지막에는 궁중의상까지 입어본다.
하나의 방식이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시각과 후각, 청각, 촉각을 활용하는 경험이 전시 곳곳에서 이어진다.
그래서 아이에게는 ‘박물관에 다녀왔다’는 기억보다 직접 해본 것들이 많은 곳으로 남을 것 같았다.
천안흥타령관은 규모가 큰 놀이시설이나 화려한 어린이 체험관과는 성격이 다르다.
대신 천안삼거리에서 시작해 전통주와 전통 악기, 흥타령문화까지 천안과 우리 전통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전시와 체험을 별개의 프로그램으로 나누기보다 관람 과정 안에 자연스럽게 연결해 놓아 아이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지역의 문화를 알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을 만들어준다.
천안흥타령관에서는 천안삼거리가 왜 중요한 장소였는지 알아보고, 우리의 전통적인 생활문화와 음악을 직접 체험하면서 천안을 조금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었다.
천안 여행 중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실내 공간을 찾고 있다면, 놀이와 문화체험을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천안흥타령관을 일정에 넣어보는 것도 좋겠다.
천안흥타령관
○ 위치 : 충남 천안시 동남구 천안대로 412
○ 운영시간 : 09:00~18:00
○ 동절기 : 09:00~17:00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 문의 : 041-521-3463
○ 주차 : 전용 주차장 이용 가능
* 방문일시 : 2026년 8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