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안면도에는 유명한 해수욕장도 많지만 조금만 발길을 옮기면 조용히 숨겨진 보석 같은 바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태안군 안면읍에 위치한 삼봉해수욕장입니다.

▲ 삼봉해수욕장
삼봉해수욕장은 이름처럼 해변 가까이에 세 개의 봉우리가 솟아 있어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은빛 모래사장과 푸른 서해가 펼쳐지고 해변 뒤편으로는 울창한 솔숲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습니다.
갯바람이 살랑 불어오면 바다 내음 사이로 짙은 솔내음이 함께 느껴져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특히 해변 뒤 소나무 숲은 캠핑객들에게 아늑한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어 바다와 숲을 함께 즐기기에도 좋은 곳입니다.
그런 삼봉해수욕장을 이번에 찾은 특별한 이유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요즘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는 숨겨진 공간인 갱지동굴을 직접 찾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 삼봉해수욕장 입구

▲ 삼봉해수욕장 샤워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한 주차장은 10여 대 정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정말 편리했어요.
게다가 화장실과 샤워실은 물론,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가볍게 씻을 수 있도록 손발 씻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물놀이 후에 이용하기 정말 좋았답니다.
막상 도착해 보니 소나무 해변길과 신비로운 해식동굴,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더라고요.

▲ 삼봉 바위

▲ 삼봉동굴
갱지동굴을 찾아가려면 해변을 따라 바위 절벽 쪽으로 이동해야 합니다.
본격적으로 갱지동굴을 찾기 위해 바위 절벽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구멍들이 몇 개가 먼저 나옵니다.
'혹시 여기가 동굴인가?'
싶어 가까이 가보면 움푹 들어간 공간이 역광 표현을 하기에는 다소 크기가 애매하더라구요.
그렇게 여러 해식동굴을 하나씩 지나며 꽤 깊숙하게 돌아 들어가니 드디어 찾고 있었던 갱지동굴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곳을 찾지 못하고 뒤돌아간 분들도 꽤 있다고 하더라구요.

▲ 삼봉 갱지동굴

갱지동굴의 포인트는 동굴 바로 앞에 크기가 서로 다른 돌 네개가 놓여 있는데 이 곳을 찾으시면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좁은 입구를 보고 '여기가 맞나?' 싶었는데요.
입구가 생각보다 좁아 처음에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데 몸을 숙여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 보니 안쪽으로 공간이 조금 더 이어지더라구요.
동굴 안쪽으로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서 앉아 바깥 동굴을 찍으면 이런 뷰가 펼쳐집니다.

어두운 동굴 실루엣 너머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와 하늘!
동굴 안쪽은 어둡고 바깥은 빛으로 가득하니 자연스럽게 역광 사진이 만들어집니다.
빛이 들어오는 각도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답니다.
어떤 순간에는 동굴의 윤곽이 선명하고 또 다른 순간에는 사람의 실루엣만 남아 영화 속 한장면처럼 보이기도 해요.
자연스러운 감성 사진 남기고 싶으신 분들 추천해요.
동굴 벽면과 바다를 함께 담으면 마치 자연이 만들어 놓은 액자 속에 바다가 들어 와 있는 것 같은 풍경이 만들어지더라구요.

▲ 삼봉 해변
갱지동굴을 찾아갈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때 확인인데요.
여기서 주의 할점이 있어요.
밀물이 들어오면 바닷물이 동굴 주변까지 차오르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렵고 썰물 때 바닷물이 빠져야 들어갈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썰물로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는 날카로운 바위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맨발이나 샌들은 미끄러지기 쉽고 발을 다칠 위험도 있으니 운동화를 신고 방문하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안전이 먼저니까요.

동굴을 찾아가는 동안 바위틈을 계속 살펴야 하고 바닥 상태도 고르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물때가 다시 차오르는 시간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갱지동굴은 '물이 빠졌을 때만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 삼봉해수욕장 파도
갱지동굴 사진을 찍고 해변으로 나오니 조금 전까지 모습을 드러냈던 바위들이 다시 바닷물에 잠기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니 서해 바다의 시간은 참 빠르게 변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도 잠시 신발을 벗고 바닷물에 발을 담가보았습니다.
밀려오는 파도가 발목을 간지럽히고 다시 빠져나가기를 반복하네요.
그저 바닷물에 발 담그고 서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삼봉해수욕장은 비교적 완만한 수심을 가진 곳이라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은 해변이더라구요.
또 바닷물이 빠지고 나면 조개나 고동, 낙지 등을 만날 수 있어 해루질 명소로도 알려진 곳이에요.


▲ 삼봉 사색의 길
삼봉해수욕장에서 제가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곳은 바로 해변 옆 소나무숲 해변길입니다.
해수욕장 주차장 옆으로는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태안해안국립공원 해변길인 '삼봉 사색의 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바다만 보고 돌아가기에는 아쉬운 분들이라면 이 길도 천천히 걸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선루프를 열고 소나무숲길을 천천히 달려보았는데요.
차창 위로 보이는 것도 초록! 양옆으로 보이는 것도 초록!
마치 초록색 터널을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차 안으로 솔향기가 은은하게 들어오는데 바닷바람과 섞여 안면도 특유의 싱그러운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여행을 하다 보면 꼭 특별한 관광지를 찾아가지 않아도 이런 길 하나가 오래 기억에 남을 때가 있잖아요.
삼봉의 소나무숲길이 딱 그런 곳이었습니다.
다만 태안해안국립공원 해변길은 탐방객 안전사고 예방과 자연자원 보존을 위해 야간 차량 통행이 제한됩니다.
차량 통행 제한 시간은 19시부터 다음 날 10시까지이니 차량으로 이동하실 분들은 이용 시간을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안면도 게국지
오랜만에 안면도까지 나들이를 왔으니 맛있는 음식도 빼놓을 수 없겠죠.
안면도에서 유명한 게국지 식당을 찾아 칼칼하면서도 구수한 게국지에 밥 한 그릇 뚝딱하고 저녁 무렵 서해 선셋을 보러 또 바다를 찾았습니다.
서해 선셋은 어디서든 이쁘지 뭐~하고 삼봉을 다시 찾았는데 왠걸요~
삼봉해수욕장은 해가 내려가는 방향이 삼봉에 가려져 해가 수평선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바로 보이지 않더라구요.


▲ 백사장 해수욕장 선셋
얼른 자리를 옮겨 바로 옆에 있는 백사장 해수욕장으로 부랴부랴 달려갔습니다.
이날은 구름이 많아 동그랗게 내려앉는 선셋 태양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구름 덕분에 더 멋진 하늘을 만났습니다.
붓으로 쓱쓱 터치한 듯한 구름 사이로 석양빛이 번지고 구름의 결마다 빛과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마치 누군가 하늘에 추상화를 그려 놓은 것처럼 터치감이 살아 있는 구름과 석양빛이 어우러져 근사한 하늘빛을 만들어냈습니다.
동그란 태양 하나를 보는 일몰도 아름답지만 이렇게 구름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바라보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 삼봉해수욕장 전망 데크길
삼봉해수욕장은 처음에는 그저 조용한 해수욕장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루를 보내고 나니 볼거리가 꽤 많은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은빛 백사장과 세 개의 봉우리! 울창한 해송숲은 물론이고 물때를 잘 맞추면 만날 수 있는 갱지동굴과 해식동굴까지 있어 조금 특별한 안면도 여행지를 찾는 분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장소였습니다.
가끔은 유명한 관광지를 따라가는 여행보다 이렇게 '숨겨진 곳 하나 찾아보기'를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바다와 숲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삼봉해수욕장
○ 위치:충남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 이용시설: 주차장,샤워실,화장실,족욕실등
○ 삼봉 사색의 길 야간통행 제한 시간: 저녁7시~다음날 10시까지
* 촬영일: 2026.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