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의 역사와 문학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이 문을 열었다. 지난 7월 7일 개관한 천안시립문학관이다. 개관한 지 열흘째인 7월 17일, 천안 문학이 어떤 모습으로 시민들을 만나고 있는지 직접 살펴봤다.

내비게이션에서 천안시립문학관을 검색해 이동하니 동남구행정복합타운 주차장으로 안내됐다. 처음에는 목적지를 잘못 설정했나 싶었지만, 문학관과 동남구청·보건소가 지하주차장을 함께 이용하고 있었다.

차를 세운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올라가면 야외로 연결된다. 이정표를 따라 약 30m 정도 걸으니 천안시립문학관이 나타났다. 멀리서 바라본 건물은 예상보다 컸지만, 현재 시민들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곳은 1층과 2층이다.

1층 전시실에서는 개관전인 ‘천안문학: 문학과 시간이 만나는 곳’이 진행되고 있었다. 입구에는 시의 구절을 적은 얇은 천이 여러 겹으로 늘어져 있었다. 천 사이를 천천히 통과하며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문학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줬다.

전시는 근대 이전부터 개항기, 광복 이후, 1970~1990년대까지 천안 문학의 흐름을 시대별로 보여준다. 오래된 문예지와 책, 당시 천안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 등이 함께 전시돼 있어 문학을 단순히 글로만 접하는 것보다 이해하기 쉬웠다.

특히 옛 천안역과 거리, 장터와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문학은 한 작가의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하지만, 그 시대의 도시와 사람을 남기는 역사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장에는 천안삼거리, 천안아가씨, 개나리처녀, 하숙생 등 천안의 장소와 정서를 담은 노래도 소개돼 있었다. 익숙한 제목들이 지역의 기억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천안 문학의 흐름이 시와 소설에만 머무르지 않고 노래와 대중문화까지 이어져 왔음을 보여주는 전시였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문학과 풍경, 마음, 상상력, 감동 등 여러 단어를 골라 자신만의 문학시계를 꾸밀 수 있고, 태블릿을 이용해 자신에게 보내는 위로의 문장을 남길 수도 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체험은 ‘영수증으로 읽는 문장’이었다. 기계 앞에서 긴 글과 짧은 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문학 작품 속 문장이 영수증처럼 출력된다. 어떤 글이 나올지 알 수 없어 기다리는 재미가 있었고, 출력된 종이를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2층에는 문학갤러리와 도서자료실이 있다. 문학갤러리에서는 동화작가 김미희 작가의 작품과 활동을 소개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작가의 책과 손글씨 작품, 독자들이 남긴 질문과 응원 메시지가 함께 전시돼 있어 어린이와 가족이 관람하기에도 부담이 없어 보였다.

도서자료실은 일반도서, 향토문학, 아동·청소년 도서 등으로 구분돼 있다. 천안 지역 작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자유롭게 골라 읽을 수 있다. 책상과 의자도 마련돼 있어 잠시 머물며 독서를 즐기기 좋았다. 다만 도서는 자료실 안에서만 읽을 수 있으며 외부 대출은 할 수 없다.

천안시립문학관은 화려한 볼거리를 빠르게 소비하는 관광지와는 다르다. 대신 천안이라는 도시가 지나온 시간과 그 안에서 태어난 문장을 천천히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를 읽고, 음악을 듣고, 직접 문장을 남기며 문학을 조금 더 가깝게 경험할 수 있었다.

새로 조성된 시설이라 내부가 깨끗하고 관람료도 무료다. 여름철 더위나 비를 피해 방문할 수 있는 실내 문화공간이라는 점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지역 문학에 관심 있는 시민은 물론, 자녀와 함께 책과 체험을 즐기려는 가족들에게도 새로운 천안의 문화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관전 ‘천안문학: 문학과 시간이 만나는 곳’은 오는 12월 13일까지 이어진다. 천안의 골목과 사람, 계절과 기억이 어떻게 문학으로 남았는지 궁금하다면 천안시립문학관에서 그 답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천안시립문학관]
○ 주소: 충남 천안시 동남구 버들로 40
○ 관람시간: 10:00~18:00
○ 관람 공간: 1층 전시실, 2층 문학갤러리·도서자료실
○ 도서자료실: 10:00~17:00, 관내 열람만 가능
○ 관람료: 무료
○ 주차: 동남구행정복합타운 지하주차장 공동 이용
* 방문일 : 2026년 7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