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인 7월 17일은 제헌절이다. 올해는 토요일과 일요일까지 이어져 사흘간의 연휴가 만들어진다. 본격적인 휴가철과 맞물린 만큼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떠나거나, 모처럼 가족 여행을 계획한 사람도 적지 않을 듯하다.
나 역시 연휴 일정을 생각하다가 문득 태극기가 떠올랐다.
‘여행을 떠나는 날 아침, 서둘러 짐을 챙기다 태극기 다는 것을 잊어버리면 어떡하지?’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태극기를 미리 꺼내 거실 한편에 펼쳐두었다. 오랫동안 접혀 있던 자국을 펴고 깃대와 보관함도 함께 챙겨놓았다. 눈에 잘 보이는 곳에 태극기를 두니 거실을 오갈 때마다 7월 17일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 제헌절 아침에 잊지 않고 게양하기 위해 미리 거실에 꺼내놓은 태극기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이 된 제헌절
2026년 제헌절은 여느 해보다 특별하다. 2008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에는 매년 헌법의 가치와 정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취지가 담겼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 5대 국경일이 모두 공휴일이 됐다.
사흘간의 휴식은 누구에게나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제헌절을 단순히 연휴의 첫날로만 기억한다면 조금은 아쉬울 것 같다.
제헌절은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공포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이다. 헌법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 국가 운영의 기본 원칙을 담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약속이다. 제헌절은 그 약속의 출발을 기억하고 헌법 정신과 준법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다.
멀게만 느껴지는 헌법도 일상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권리, 서로 지켜야 할 책임과 질서가 모두 헌법이라는 토대 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태극기를 가장 잘 게양하는 충남’을 향해
올해 충남에서는 제헌절 태극기 달기가 더욱 뜻깊은 실천으로 다가온다.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지난 7월 1일 임기 1호 결재로 ‘충효예 충청정신 실천, 통하는 도지사실 추진 계획’에 서명했다. 충남도는 충효예 정신을 생활 속 행동으로 이어가기 위해 ‘충’은 태극기 달기, ‘효’는 어르신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최고 예우, ‘예’는 청소년 사랑의 일기 쓰기로 구체화했다.
그중 태극기 달기 운동은 ‘태극기를 가장 잘 게양하는 충남’, ‘도내 전 가정 태극기 게양’을 목표로 한다. 충남도는 태극기 나눠주기 캠페인과 공모전, 학생 교육을 추진하고 아파트와 경로당, 마을회관, 공공기관 등의 국기 게양 실천 상황도 살필 계획이다. 노인회와 보훈단체, 이·통장과 국민운동단체 등 지역사회와도 힘을 모은다.
도정 소식을 읽고 나니 거실에 펼쳐놓은 태극기가 새롭게 보였다.
정책의 목표는 커 보이지만 그 시작은 거창하지 않다. 한 가정이 태극기를 꺼내고, 한 사람이 국기꽂이에 깃대를 꽂는 작은 행동에서 출발한다. 각각의 집에서 시작한 실천이 이웃과 마을로 이어질 때 ‘태극기를 가장 잘 게양하는 충남’이라는 목표도 우리 주변의 실제 풍경이 될 수 있다.

▲ 우편으로 받아본 충남도정신문. 도정 소식과 태극기 달기 운동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제헌절 태극기, 어떻게 달아야 할까?
제헌절은 경축일이므로 태극기를 깃봉과 깃면 사이를 떼지 않고 깃대 끝까지 올려 단다. 현충일처럼 조의를 표하는 날에 태극기를 내려 다는 조기 게양 방식과는 다르다.
가정에서는 집 밖에서 바라봤을 때 대문이나 게양 장소의 중앙 또는 왼쪽에 달면 된다. 건물 구조상 정해진 위치에 달기 어렵다면 주변 통행과 안전을 고려해 위치를 조정할 수 있다.
태극기는 매일 24시간 게양할 수 있다. 게양과 강하 시간을 따로 지키는 경우에는 3월부터 10월까지 오전 7시에 달아 오후 6시에 내리는 것이 기준이다. 심한 비나 바람으로 국기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 달지 않고, 날씨가 좋아진 뒤 다시 게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동주택에서는 강풍에 깃대가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참고로, 지금 시각 태풍 '바비'로 인해 심한 바람과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금요일까지는 괜찮아지기를 염원해본다.
여행 준비 목록에 ‘태극기 달기’를 더해요
여행을 앞두고 챙길 것은 많다. 가방을 꾸리고, 창문과 가스 밸브를 확인하고, 차량 상태도 점검해야 한다. 올해는 그 목록에 ‘태극기 달기’도 한 줄 더해보면 어떨까.
나는 7월 17일 아침, 며칠 전부터 거실에 펼쳐둔 태극기를 들고 베란다로 나갈 생각이다. 그리고 충남의 주택과 아파트, 마을회관과 거리 곳곳에서도 태극기가 함께 펄럭이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한 집에 걸린 태극기 한 폭은 작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 채, 두 채 태극기를 단 집이 늘어나면 마을의 풍경이 달라진다. 그것은 국경일을 기억하는 마음이자,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나라와 공동체의 약속을 소중히 여긴다는 표현일 것이다.
연휴의 설렘도 즐기고 제헌절의 의미도 기억하는 하루.
이번 7월 17일에는 집을 나서기 전, 태극기부터 달아보자. 우리 집 창가에서 시작한 작은 실천이 ‘태극기를 가장 잘 게양하는 충남’을 만드는 힘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