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오서산 내원사 전경.
초여름 끝자락의 햇살은 늘 눈부십니다
오서산 품에 든 내원사는 그 빛을 정면으로 받지 않고
오래된 그늘과 함께 받아들입니다
십리길을 내달려 마지막 비탈을 오르면
산은 갑자기 말을 줄였고
작은 법당은 산의 품 안에서 작게 숨 쉬고 있었습니다.
오서산은 높고도 깊어 숨을 한 번에 내주지 않고
그 조용한 숨결을 따라 나는 내원사 석축을 오릅니다
햇살은 쨍하게 밝았지만, 그 밝음은 오히려
잎사귀 끝에 맺힌 그림자를 또렷하게 만듭니다
참나무와 소나무가 어깨를 기대 그늘을 만들고
풀들은 땅바닥에 낮게 몸을 펴 산길의 온도를 낮춥니다
크게 드러내지 않는 절집이어서
더 오래 눈에 남도록, 오래된 기록보다
고요가 먼저 말을 걸도록합니다
이제 환한 풍경보다 그 속의 적막을 더 오래 바라봅니다.
내원사 마당에서는 세상의 급한 일들이 뒤편으로 물러나고
바람은 아주 느리게 기둥과 처마 사이를 지나갑니다.
오서산의 생태는 푸르다는 말로는 모자랍니다.
숲은 바람을 품고, 풀과 나무는 서로의 그늘을 나누며
산새와 벌레와 흙냄새까지도
한 계절의 숨으로 엮여 있습니다.
그 생명들의 낮은 합창 속에서
내원사는 산이 기도하는 것처럼 가만히 서 있습니다.
그 앞에서
오래된 말들을 접어 두고
아무것도 서둘지 않는 마음 하나를
천천히 배웁니다.
그리고 그 배움은 내려오는 길까지도
한참이나 더 맑게 밝혀 줍니다.
내원사는 충남 홍성군 장곡면 장곡길 438번길 435(광성리 966) 오서산(791m) 북사면 8부 능선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 본사 수덕사소속 전통사찰입니다. 오서산은 충남 서행안 일대에서 가장 높아 등대(燈臺)산으로도 불립니다. 전국 100대 명산의 하나로 등반 애호가 사이 인기가 높은데다 정상의 억새가 ‘억수로’ 유명합니다. 가을이면 주능선 2㎞ 구간에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내원사에서 쉰질바위를 거쳐 정상까지 왕복 2시간에 불과해 방문객이 끊이질 않는 명소입니다.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오서산 내원사로 향하는 돌계단.
창건연대는 655년(신라 무열왕 2년 혹은 백제 의자왕 16년) 법명대사의 창건설과 고려후기 창건설이 함께 전해지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기록이나 문화유산은 특별히 발견된 것이 없습니다. 기록상 내원사는 1744년(조선 영조 20년) 홍주읍지(洪州邑誌) ‘사찰조’에서 내원사의 존재가 확인되어 18세기 중엽 사세를 유지하고 있고, 일편강점기 제작된 ‘태고사사법’에서도 ‘내원암(內院庵)’이 기록되어 당시에도 존속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25년 발행된 홍성군지(洪城郡誌) 사찰편(寺刹篇)에는 “내원암(內院庵)이 장곡면 광성리에 소재하고 봉안불상은 금도금 목불 2좌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내원사에서 바라본 초여름 오서산 풍광.
설화에 등장하는 법명대사는 일본 대마도에 건너가 오음으로 유마경을 독송 강론해 명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지는 고승입니다. 대사의 일본 방문을 기록한 ‘원형석서(元亨釋書)’에는 “656년 백제 승려 법명이 내신인 경자(鏡子)가 병이 들어 치료가 어렵자 ‘유마힐경’을 송독해 병을 낫게 해주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이 일로 수많은 희사금을 받은 법명은 백제로 돌아와 오서산 기슭에 내원사를 창건했다는 이야기입니다.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내원사 돌계단의 황금색 금계국.
하지만, 조선 초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결성현 불우조(佛宇條)에는 오서산의 사찰로 ‘정암사(正菴寺)’만 기록하고 있어 당시 오서산 내원사 연혁은 드러나지 않지만, 폐찰되었던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지역 언론에서도 2009년 사찰 중건 도중 땅속에서 철불이 나오고 기왓장도 발견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주고 있어 정확한 발굴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내원사 극락보전 삼존불.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내원사 극락보전 산신탱.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내원사 극락보전의 제석천과 독성탱, 칠성탱.
가람배치는 극락보전을 중심으로 왼쪽 앞마당과 오른쪽으로 양측에 요사가 있습니다. 계곡의 서측으로 석축을 쌓았는데 주변으로 수백년 거목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극락보전은 전면 3칸, 측면 2칸 맞배지붕 양식에 좌우에 비바람을 막는 풍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원래 1990년대 원통전이 있었지만 해체하고 전면 3칸, 측면 3칸의 법당을 새롭게 지었다가 현재는 극락보전이 대웅전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극락보전 내부에는 아미타불을 주존불로 지장보살과 관음보살 등 삼존불이 모셔지고 뒤로는 후불탱화가 있습니다. 불단의 오른쪽(향좌) 벽면에 산신탱이 왼쪽(향우) 벽면에 칠성탱, 독성탱 등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내원사 극락보전.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내원사 극락보전과 옛 법당.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내원사 극락보전 현판.

▲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내원사 극락보전 맞배지붕 풍판.
내원사는 오서산 정상부 8부능선에 위치하지만, 시멘트 포장길과 비포장길로 임도가 개설되어 생각보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광산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3㎞가 넘도록 비좁은 도로를 올라야 하는데다 구불구불하고 비탈진 곳이 많아 눈비가 오면 특별히 안전에 주의해야 합니다. 차로 오를 경우 승용차보다는 사륜구동을 이용하는 곳이 좋겠습니다.
<홍성군 내원사>
○ 위 치 : 충청남도 홍성군 장곡면 장곡길 438번길 435 (광성리 966)
○ 연락처 : 041-642-1809
○ 운 영 : 연중무휴 (일몰 이후 출입제한)
○ 입장료 및 주차장 : 무료 (사찰 인근 간이 주차장)
○ 취 재 : 2026년 6월 25일 등
< 참고문헌 >
전통사찰총서 13 - 대전·충남의 전통사찰 2, 사찰문화연구원, 1999년
충남지역의 문화유적 – 홍성편 (백제문화개발연구원, 1988)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정보(https://www.khs.go.kr)
충남디지털문화유산(https://www.chungnam.go.kr)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https://www.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