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방문객을 부드러운 위안으로 조용히 품어주는 백월산 석련사 전경.
차창에 햇살이 먼저 부서집니다
유리 위로 흘러내린 초여름 빛이 산길을 앞질러 적시고
그 눈부심 따라 조심스레 백월산 석련사로 향합니다.
굽이진 도로, 참나무와 소나무는 서로 기대 그늘을 나누고
숲속 풀잎들은 다 마르지 않은 숨결처럼 흔들립니다
산새 한 마리 짧은 울음소리 차창을 스치면
뒤늦게 따라온 바람은 내 마음의 먼지를 들어 올립니다.
석련사는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것을 숨깁니다
능선을 한 굽이 돌 때마다 다른 빛으로 바뀌고,
잎사귀 사이 새어 나온 햇살이 가는 금실처럼 길 위에 걸립니다
계곡의 물소리조차 들리지 않지만,
보이지 않는 물길은 적막 밑에서 조용히 흐르고
그 흐름 따라 마음을 기울입니다
석축을 올라 도달한 대웅전 처마 끝에 걸린 바람
소리보다 온기를 남기고, 적막을 기도로 받아들입니다
세월은 더 이상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나무 기둥의 결마다 흐르고 멈춘 시간들이 서려 있고
그 앞에서 삶의 굽은 길들을 되짚어 보게됩니다
이제 큰 감격보다 작고 깊은 평온을 더 믿게 됩니다
석련사는 이처럼 평온이 한낮이 쉬이 사라지지 않도록
부드러운 위안으로 조용히 품어 주는 곳입니다
풍경으로 남는 곳이 아니라
마음이 한 번 낮아지고 다시 한 번 맑아지는 곳,
그렇게 산의 품 안에서 오래도록 숨 쉬는
마음속 어딘가를 환히 밝히는 고요로 받아 안습니다.
석련사는 충남 홍성군 구항면 구성북로 160번길 76 (오봉리 171-2) 백월산(394.4m) 중턱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7교구본사 수덕사 소속 전통사찰입니다. 백월산은 차를 타고 정상 인근까지 갈 수 있어 홍성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즐기는 지역 명소인데, 정상 인근에 기암괴석이 즐비해 비박을 즐기는 산악인들에게도 야간 산행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 석축으로 가지런히 정비된 충남 홍성군 전통사찰 석련사 전경1.
창건연대는 두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655년 백제 의자왕(15년)때 창건되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남북국시대인 통일신라 문성왕 때 무염(801∼888)이 창건하고, 산혜암(山惠庵)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무염은 선종 9산문 중 성주산문을 개창한 인물로 주로 충남 보령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고승입니다. 하지만, 이들 2가지 연대기에 대해서는 문헌이나 문화유산 등으로 고증된 것은 아니기에 석련사 창건연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전경.
문헌상의 석련사는 조선 전기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과 중기 ‘범우고(1799년)’, 결성현지(불우조) 등에서 월산(月山) 석령사(錫鈴寺)로 존재하는데 발음이 비슷해 동일 사찰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후 명칭이 석련사(石蓮寺)로 변경되었는데 언제 어떠한 이유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석련사는 18세기 말 폐사되었다가 일제강점기 1920년대에 중창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가람배치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요사채와 약사전, 산신각 등이 있습니다. 대웅전은 전면 3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형식입니다. 2단의 석축을 쌓아 주변보다 높은 지형의 산비탈을 평지로 만들어 근래에 신축한 것입니다.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대웅전 전경 1.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대웅전 전경 2.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대웅전. 전면과 측면 모두 3칸 씩에 맞배지붕, 주심포 양식이다.
대웅전 불단에는 주본불인 석가모니불이 오른손을 무릎에 얹고 왼손은 무릎 위에 얹은 상태로 손바닥을 펴 보이는데 중생의 불안을 제거하고 원하는 것을 들어 주겠다는 의미하고 합니다. 오른편(향좌)에는 미래불인 미륵불이 출현하기까지의 무불(無佛)시대에 6도의 중생을 교화·구제한다는 지장보살이 협시하고 있습니다. 지장보살은 왼손에 육환장을 들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왼편(향우)으로는 관세음보살이 협시하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상은 현실에서 고통 받는 중생을 구하는 자비로운 보살로 알려져 있습니다.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대웅전 불단의 삼존불.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대웅전 불단의 화려한 닫집.
대웅전 벽면에는 현왕탱화(現王幀畵)가 봉안되어 있는데 화기에 따르면 1922년 제작되었으며 (석련사를)마곡사 말사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웅전을 나오면 옆으로 너비 70㎝, 높이 56㎝ 크기의 자연석 중앙에 지름 50㎝의 원공을 깎은 석조절구가 방문객의 목을 축이는 감로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대웅전의 불화.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대웅전 석조절구.
대웅전 왼쪽에는 백월산석련사(白月山石蓮寺) 현판을 내건 법당이 있는데 원래는 대웅전으로 사용되던 것입니다. 전면 5칸 측면 3칸 맞배지붕 구조로 앞면의 1칸은 툇마루를 깔았습니다. 최근 템플스테이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어 약사전은 전면 3칸, 측면 2칸의 아담한 크기로 마당에 문수보살상을 세운 약수터가 있어 눈길을 끕니다.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불당 겸 요사.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약사전과 앞마당의 문수보살상.
석련사가 있는 백월산은 정상 인근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가는 길의 포장이 잘되어 있습니다(그런데도 산길이니 급경사와 구불구불 좁은 도로 등 차량 이용 시 사륜구동이 좋겠습니다). 초여름 햇살이 쨍한 요즈음 산길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바뀌는 나뭇잎에 살랑살랑 붙어오는 산바람이 상쾌함을 더해줍니다.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산신각.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산신각의 산신탱화.
산 중턱의 석련사에 도착하면 석축으로 깔끔하게 다듬어진 경내와 아름드리나무가 말없이 석련사의 역사를 대변해 줍니다. 나무 아래는 무심하게 나무 의자가 놓여 있어 이곳에 앉아 드문드문 보이는 홍성 시가지와 멀리 지평선 너머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내친김에 정상까지 오르면 홍성시가지가 장쾌하게 펼쳐집니다.

▲ 전통사찰 홍성 석련사 산신각에서 내려다본 산세.
<홍성군 석련사>
○ 위 치 : 충남 홍성군 구항면 구성북로 160번길 76 (오봉리 171-2)
○ 연락처 : 041-632-7506
○ 운 영 : 연중무휴 (일몰 이후 출입제한)
○ 입장료 및 주차장 : 무료 (사찰 인근 간이 주차장)
○ 취 재 : 2026년 6월 21일 등
< 참고문헌 >
전통사찰총서 13 - 대전·충남의 전통사찰 2, 사찰문화연구원, 1999년
충남지역의 문화유적 – 홍성편 (백제문화개발연구원, 1988)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정보(https://www.khs.go.kr)
충남디지털문화유산(https://www.chungnam.go.kr)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https://www.ak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