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통사찰 청양 봉정사 법당 전경.
문박산 어깨 한 칸의 하늘처럼 걸린 절집
오래된 이름만 남겨 두고 무상의 그림자처럼 서 있습니다.
굳게 닫힌 문과 자물쇠는 세월의 입술처럼 굳어 있고
누군가의 발길이 한 번 닿았다가 돌아갔는지
기다림은 마당 끝에 내려앉아 물끄러미 빈 법당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저 산등성이의 솔바람과
문박산을 타고 오는 작은 종소리 세속의 소음 너머 공성(空性)을 속삭입니다.
아직 불씨를 다 못 지핀 자리,
잠시 몸을 낮춘 신심 하나 업(業)의 연기처럼 스러져
다시 길이 열리는 날 먼지 묻은 산빛 사이로
여래의 미소가 고요히 피어나길 기대해봅니다
봉정사는 청양군 비봉면 여의실길 367(신원리 산 113번지) 일대 문박산(338.4m) 정상 부근의 선학원 소속 전통사찰입니다.

▲ 천양 비봉면 문박산 등산로에서 바라본 봉정사 전경.
창건연대가 구체적이지 않지만, 임진왜란 당시 소실되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예전 절터와 요사 정도만 전해오다 2000년대 현대식 3층 건물의 법당 등 중창 불사가 있었지만, 최근 제대로 운영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습니다. 등재된 국가문화유산 등 전통사찰 관련 문화유산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법당도 콘크리트 슬라브조로 전통 건축 및 사찰과 형식적인 면에서 많은 차이점을 보여 전통사찰 관리에게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 문이 잠긴 담장 너머 봉정사는 생활의 흔적이 있다.
법당 건물은 방문 당시 둘레에 철제 울타리를 쳐지고 자물쇠로 잠금장치가 되어 있어 외부인 접근은 어렵습니다. 전통사찰 연락처로 등록된 전화 역시 발신 신호에 결번 안내만 나오고 있습니다. 전통사찰 여행을 소개하는 네티즌의 방문 글에서도 “어렵게 찾았지만, 사찰이 잠겨있어 방문하지 못했다”라는 글이 올라와 있는 것을 참작할 때, 여러 사정으로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되기도 합니다. 다만, 폐사했다기보다는 운영상의 문제로 보입니다. 봉정사는 다음 기회 재방문을 통해 소식을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 봉정사의 요사. 생활의 흔적이 있지만 문이 잠겨 있다.
이와 관련 청양군 전통사찰 관계자는 “이전에 발생한 화제 등 운영이 어려워 지면서 사찰관계자와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라며 “대리인들이 방문하거나 기거하며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지만, 사찰을 돌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봉정사 인근 문박산은 산림청이 관리하는 대한민국 국유림 100대 명품 숲의 하나로 전통 사찰로 지정된 봉정사와 좋은 시너지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 산림청 지정 대한민국 100대 명품숲 안내문.
봉정사로 접근하는 길은 청양에서 예산 방향으로 향하다 비봉면 중막리 내덕마을이 나오는데 이 마을에서 2㎞쯤 산길을 올라 문박산 정상 가까이에 위치합니다. 오르는 길이 좁고 경사도가 급해 안전운행이 요구됩니다. 되도록 승용차보다는 사륜구동 SUV차량이 적합해 보입니다.
< 청양 봉정사 >
○ 위 치 : 충청남도 청양군 비봉면 여의실길 367(신원리 산 113번지)
○ 운 영 : 연중무휴 무료입장 (취재일 현재 사찰은 잠긴 상태)
○ 주차장 : 봉정사 주변 공터 (무료)
○ 취재일 : 2026년 3월 25일 등
< 참고문헌 >
전통사찰총서 13 - 대전·충남의 전통사찰 2, 사찰문화연구원, 1999년
충남지역의 문화유적 청양편(백제문화개발연구원, 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