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호복을 입은 8살 최윤지 양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으로 부터 연탄을 받고 있는 모습. 현장에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어린이부터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청소년까지 남녀노소 다양하게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연탄이 이렇게 무거운 줄 몰랐어요. 그런데요, 게임보다 더 재미있어요.”
새해 첫 봉사 현장에서 들려온 이 한마디는 현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바꿔놓았습니다.
8살 최윤지 어린이는 어른들 사이에 조심스럽게 서서 연탄을 옮겼습니다. 손에 쥔 것은 장난감도, 게임기도 아닌 3.65kg짜리 연탄이었습니다. 윤지는 이날 연탄 500장을 나르며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새해 첫 봉사, 서산시 대산읍 기은리
이번 연탄 나눔 봉사는 1월 3일, 사단법인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이하 내봄눈) 회원들과 함께 진행됐습니다. 회원들은 연탄 기부금으로 마련한 연탄을 싣고 충남 서산시 대산읍 기은리로 향했습니다.

야트막한 산 아래, 마을의 끝자락에 자리한 집은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고즈넉한 겨울 풍경이었습니다.
현장에 도착하자 봉사는 곧 ‘동작’이 됐습니다. 좁은 골목과 마당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사람들이 줄을 섰고, 연탄은 손에서 손으로 옮겨졌습니다.
연탄을 나르는 방식은 자연스럽게 ‘인간띠’였습니다. 누구도 오래 연탄을 들고 있지 않도록, 서로의 속도에 맞추며 끊기지 않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다음에 또 하고 싶어요”
윤지의 소감은 짧고 또렷했습니다.
“이모들이 잘한다고 칭찬해줘서 기분이 좋아요. 연탄 옮기는 것도 재미있어요. 다음에 또 하고 싶어요.”
아이의 웃음은 봉사자들에게도 큰 힘이 됐습니다. 현장에는 초등학생부터 청소년, 어른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하며 겨울 추위를 잊게 했습니다.

"봉사는 핫팩 같아요”
내봄눈 김주원 회원은 봉사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봉사는 핫팩 같아요. 마음을 열고 현장에 나오면 이렇게 추운 날에도 사람들의 체온뿐 아니라 마음의 온도까지 나누게 돼요.”
내봄눈 최경화 회원은 자녀들과 함께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에요. 오늘 아이들이 ‘우리가 나눈 사랑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꾸준한 나눔이 만드는 따뜻한 겨울
내봄눈 김은혜 대표는 이번 연탄 나눔의 의미를 이렇게 전했습니다.
“새해 첫 봉사활동으로 내봄눈 연탄 기부금으로 마련한 연탄을 대산지역에 배달하고 왔습니다. 겨울이 될 때마다 추위 속에서도 현장을 지키는 봉사자들의 모습은 늘 존경스럽습니다. 오랜 시간 이어진 이 손길들이 있기에 누군가의 겨울은 조금 덜 춥게 지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용돈을 모아 연탄을 기부한 ‘작은 어른’
이날 현장에는 또 다른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동암초등학교 5학년 최호인 학생은 연탄 100장 기부에 참여했습니다. 봉사에 참여할 때마다 받은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 마련한 기부였습니다.
“연탄이 한 장 한 장 쌓이는 걸 생각하면 게임 아이템을 사는 것보다 훨씬 기분이 좋아요. 다음에는 더 많이 기부하고, 봉사 시간 100시간을 채우는 게 목표예요.”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연탄나눔운동 서산·태안 김명환 대표는 “어려서부터 봉사가 몸에 밴 아이”라며 “이런 아이들이 지역과 사회의 미래”라고 말했습니다.

반짝이는 연탄, 반짝이는 사람들
봉사를 마친 뒤 내봄눈 한현진 회원은 연탄을 이렇게 바라봤습니다.
"연탄을 처음 만져본 날이었어요. 이렇게 가까이서, 이렇게 오래 바라본 것도 처음입니다.그동안 연탄은 그냥 방을 데우는 오래된 난방 방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반짝이고 있더라고요.연탄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나이와 세대를 자연스럽게 넘어 마음을 연결해 주고 있었어요.마음을 나누러 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오히려 제가 더 채워지고 더 반짝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겨울 한복판에서 만난 가장 따뜻한 풍경
지난 3일, 대산 기은리의 끝집으로 향한 연탄은 집을 데우는 연료이기 전에 마음을 잇는 사랑이었습니다. 인간띠로 이어진 손길 속에서 아이는 웃었고, 어른은 자신의 체온을 조금씩 나누듯 연탄을 나르고 쌓았습니다.
그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다음에 또 오고 싶어요.”
겨울 한복판에서, 가장 따뜻한 풍경이 그렇게 이어졌습니다.
※취재일: 2025년 1월 3일
#연턴봉사,
#사단법인내생애봄날눈이부시게,
#충남봉사,
#연탄나눔,
#자원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