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리포수목원입구안내판
혹시 일상에 지쳐 푸른 자연 속에서 진정한 쉼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충남 태안에 그런 마음을 채워줄 아주 특별한 곳이 있답니다.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수목원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손꼽히는 천리포수목원입니다.
이곳은 한 외국인이 평생을 바쳐 황무지를 푸른 낙원으로 일궈낸 감동적인 이야기가 숨 쉬는 곳이기도 합니다. 계절마다 다채로운 꽃과 나무들이 방문객을 맞이하며, 발걸음 닿는 곳마다 초록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곳이지요. 이 특별한 초록빛 세상으로 안내해볼게요.
먼저, 입구에는 '오늘 행운의 식물'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이 곳은 1만개가 넘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오늘의 식물을 찾으면 행운이 온다고 하니, 관람하시면서 열심히 찾아보세요.
필자는 이 날의 식물, '실유카'를 찾았답니다.
▲ 낙우송
새의 깃털과 같은 잎이 떨어지는 소나무라 하여 낙우송이라 합니다. 나무의 주변을 잘 살펴보면 종유석같이 솟아 오른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낙우송의 기근입니다.
물이 많은 습지에서 숨을 쉬기 위해 만든 뿌리이며, 일반 나무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랍니다.
▲ 다양한 수국들

▲ 천리포수목원의 큰 연못(포토존)
천리포수목원의 명소 중 하나인 큰 연못입니다. 이곳은 수목원의 식물들을 위해 특별히 조성된 두 개의 연못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인데요. 주변 풍경이 워낙 아름다워 많은 분들이 멋진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인기 포토존이기도 합니다.
▲ 민병갈 박사의 흉상과 민병갈 박사의 나무
1921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태어나신 민병갈 박사는 1945년 9월 미군 장교로 한국전쟁에 참전하며 이 땅과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이후 한국의 문화와 자연에 깊이 매료된 그는 1962년부터 충남 천리포 지역의 황폐한 땅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헌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손꼽히는 천리포수목원으로 거듭났습니다.
1979년 한국으로 귀화하여 '민병갈'이라는 한국 이름을 얻으셨고, 33개국 315개 기관과의 교류를 통해 우리 식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종인 완도호랑가시나무를 학계에 보고하는 등 식물 연구에도 큰 발자취를 남기셨습니다. 그가 세운 천리포수목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 수목원으로서, 현재 국내외 1만 4379 품종의 다양한 식물들이 이곳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2000년에는 원광대학교에서 명예 농학박사 학위를 받으셨고, 원불교에 귀의하여 '임산(林山)'이라는 법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암 투병 중에도 해외 출장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셨으며, 2002년 3월에는 그의 공로를 기려 금탑산업훈장이 수여되었습니다. 그해 그는 사랑하는 수목원의 품에서 영면하셨습니다.
▲ 삼지닥나무(사진 출처 : 국립생물자원관-오른쪽 사진)
닥종이를 만드는 나무입니다. 3~4월에 꽃이 피며 관상용으로 심고 나무껍질을 섬유로 씁니다.

▲ 뭍닭섬(낭새섬)
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름만 섬인 곳입니다.
예로부터 천리포 주민들은 섬이 닭의 볏을 닮았다 하여 '닭섬'이라 불렀지만, 천리포수모원을 설립한 민병갈 박사는 ‘낭새섬’이라 불렀답니다. 낭떠러지에 집을 짓고 살아 '낭새'라고 불리는 바다직박구리가 이 섬에 살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민병갈 박사는 낭새가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낭새섬은 하루 두 번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으로 약 2시간 정도 갯벌 체험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 자주받침꽃 '아프로디테'
늦봄부터 가을까지 개화하는 크고 향기로운 꽃입니다. 천리포수목원 우드랜드의 대형 그늘 아래에서 볼 수 있습니다.
꽃잎과 꽃받침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비슷하며, 자주색 꽃이 특징입니다.
▲ 모감주나무(사진 출처 : 국립생물자원관-2,3,4번째 사진)
모감주나무는 동북아시아에서만 자라는 아주 귀한 나무입니다. 예전에는 바다를 건너 중국에서 왔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땅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나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 나무는 장마철인 7월에 예쁜 노란색 꽃을 피웁니다. 꽃이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황금빛 비가 내리는 것 같다고 해서 '황금비 나무'라고도 불리웁니다. 꽃이 진 자리에는 꽈리처럼 생긴 귀여운 열매가 달리지요. 모감주나무는 추위나 바닷바람, 가뭄, 심지어 공기 오염에도 아주 강해서 우리나라 어디에서든 잘 자랄 수 있습니다. 흙이 좋지 않은 곳이나 그늘진 곳에서도 튼튼하게 잘 커서, 공원이나 넓은 곳에 여러 그루를 함께 심으면 더욱 멋진 풍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불교랑 인연이 있는 모감주나무는 가을에 잘 익은 까만 열매로 염주를 만들 때 사용됩니다. 그래서 염주나무라고도 불립니다.
국내에는 자생 군락지가 여러 군데 있는데 그 중 세 곳이 천연기념물에 지정되었습니다.
-태안 안면도 군락지
-포항 발산리 군락지
-완도 대문리 군락지
▲ 멸종위기식물 전시온실(좌측 사진)
이곳은 신기하고 특별한 멸종위기 식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 중 특이한 소나무를 찍어보았는데요.
'막시마르티네즈소나무'는 솔방울의 크기가 최대 30cm까지 자라며 청색 빛이 도는 게 특징입니다. 솔방울은 자연적으로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들이 쪼아 대면 지면에 떨어집니다. 멕시코에서 자생하는 식물입니다.

▲ 민병갈 기념관
1층은 cafe, 2층은 전시실입니다.

▲ 미국 안개 나무

▲ 멀리 보이는 천리포해수욕장
천리포수목원은 수많은 희귀 식물과 아름다운 조경으로 유명하며,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푸른 나무들과 형형색색의 꽃들이 가득한 수목원을 둘러보면서 참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식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 한 사람의 꾸준한 노력이 만들어낸 특별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마음 편히 쉬고 싶을 때, 천리포수목원만 한 곳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이곳의 푸른 공간이 주는 따뜻한 위로를 여러분도 꼭 한번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천리포수목원 정보>
○ 주소 :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87 천리포수목원
○ 운영 시간 : 매일 09시~18시
○ 일반요금 : 12,000원/4,5월 : 15,000원
○ 우대요금 : 9,000원/4,5월 : 11,000원
○ 특별우대 : 6,000원
○ 수목원 해설 프로그램 : 50,000원(입장료 별도)
○ 구분 : 공익법인
○ 설립일 : 1970년
○ 설립목적 : 한국 최초의 민간 수목원 조성
○ 주요활동/업무 : 다양한 식물 종 수집 및 식재 관리, 교육, 전시
* 취재일 : 25년 7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