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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면 어때, 만드는 과정이 중요한 거지”

캔들공방 ‘고요’ 강수정 대표
숨어있지만 알고 보면 보석 같은 공방
새로운 캔들 발견하면 전국 어디든지
향이 스며들 듯, 선한 영향력 주고파

  • 등록일자
    2025.07.08(Tue) 16:44:45
  • 담당자
    무한정보 (newsjjee@gmail.com)

  • ⓒ 무한정보신문
    ⓒ 무한정보신문

    제대로 된 간판도 없어 공방의 존재를 알고도 찾기가 쉽지 않은 캔들 공방 ‘고요’(goyo, 예산읍 임성로31번길 2)는 이름만큼 고요하게 숨어있는 보석 같은 곳이다.

    강수정(39) 대표는 “이곳을 아시는 분들만 찾아오실 수 있도록 큰 간판 대신 작게 공방 이름을 표시했어요. 카페 ‘메이트’ 바로 옆입니다”라고 찾아오는 길을 소개했다. 

    강 대표는 아산 출신으로 남편과 결혼하면서 예산에 왔다. 치과 간호조무사로 오랜 기간 일했으나 예산에서는 육아와 병행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다른 일을 찾았다. 만들기를 좋아해서 바느질이나 뜨개질, 목공 등 체험 수업 등을 참여하는 도중, 캔들 원데이클래스에서 강 대표에게 딱 맞는 즐거움을 발견했다. 일상생활용품이나 자연물 같은 모양으로 캔들을 만드는 오브제캔들 만들기 원데이클래스였는데, 시트러스 계열에 레몬껍질과 밀향이 더해진 상큼한 향과 함께 캔들 만들기가 그를 사로잡았다. 그는 “캔들 만드는 그 시간이 취향과 나를 알아가는 시간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준비해서 한국양초공예협회(KCCA)에서 발급하는 캔들 및 석고 공예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고, 홈(home) 공방을 열었다. 집에서 방 한 칸을 공방으로 만들어 지인들 위주로 향초만들기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작품을 혼자 만들면서 수련도 더 했다. 

    배울 것이 끝이 없다는 그는 쉴 틈 없이 공부한다. 수업과 주문이 없는 날에는 언제나 수련을 하는 데 모든 시간을 쏟는다. 공방을 운영하면서도 서울디자인크래프트협회(Seoul Design Craft Association)와 데일리 캔들 스쿨(Daily Candle School)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추가로 취득했을 정도다. 그뿐만 아니라, SNS에서 새로운 캔들을 발견하면 전국 어디든 달려가 배우길 마다치 않는다. 

    홈 공방을 1년여 운영하다 지금의 위치로 가게를 연 것이 약 3년 전쯤이다. 어릴 때부터 아토피가 있었던 아이를 돌보는 것이 최우선이었던 그는 집과 아이 학교와 가까운 곳을 찾았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아이가 학교에 있는 시간인 오후 4시까지에 한해서 운영하고, 남편의 배려로 토요일에도 운영한다. 

     

    고요에서 만나는 천연 재료 캔들

    체험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모양의 캔들. ⓒ 강수정
    체험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모양의 캔들. ⓒ 강수정

    공방 고요의 캔들은 모두 천연 재료를 사용한다. 유해성이 알려진 파라핀왁스를 사용하지 않고 소이(콩)왁스와 비즈(밀납)왁스를 사용해 만든다. 소이캔들은 생분해가 가능한 원료로 연소시 인체에 해가 되는 물질이 나오지 않으며, 공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를 증가시키지 않는다. 왁스가 묻었을 경우에도 쉽게 지워진다. 그을음 발생도 파라핀캔들에 비해 90%나 적다. 비즈왁스도 소이왁스와 마찬가지 장점이 있는데, 거기 더해 따로 향료오일을 첨가하지 않아도 천연의 은은한 꿀향을 풍긴다는 점과 프로폴리스 성분으로 비염 등에 좋다는 장점이 있다.

    고요에서는 캔들 종류마다 조금씩 배합이 다를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소이왁스를 85~90%, 비즈왁스를 10~15%로 배합해 캔들을 만든다.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윤택함 등 완성도를 높이는데 알맞기 때문이다. 

    원데이클래스로는 크게 △오브제캔들 △왁스 디오라마 △디저트캔들 △플라워캔들 등이 있다. 결혼식이나 돌 답례품으로 주문이 많이 들어오는 대표적인 오브제캔들인 웨딩커플 곰과 꼬깔모자 곰 등을 만드는 오브제캔들 체험이 있고, 바닷가의 파도와 모래사장 같은 현실 축소판을 만드는 왁스 디오라마 체험이 있다. 디저트캔들 체험은 아이스커피라떼와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 등을 왁스로 만들어 보는 것이고, 플라워캔들 체험은 여러 가지 꽃 모양을 만드는 것이다.

    시기별 이벤트도 있다. 5월 감사의 달에는 카네이션캔들, 10월에는 할로윈데이에 맞춰 호박캔들, 크리스마스를 맞는 12월에는 생화를 곁들여 리스만들기를 할 수 있다. 

    이밖에 제스모나이트를 이용한 만들기도 할 수 있다. 강 대표가 요즘 한층 재미를 붙인 작업이다. 제스모나이트는 환경적 대안을 찾는 예술가들을 위해 영국에서 레진 소재 대용으로 개발된 신소재다. 유해성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화분, 거울의 틀, 시계, 명함꽂이, 비누받침, 칫솔꽂이, 캔들 받침 등을 만들 수 있다. 

     

    고요의 원데이클래스

    체험을 할 수 있는 고요 공방의 내부. ⓒ 무한정보신문
    체험을 할 수 있는 고요 공방의 내부. ⓒ 무한정보신문

    공방에서의 체험은 공간상 한 번에 최대 6인까지 가능하며, 공방이 아닌 곳에서 단체로 수업듣기를 원한다면 강 대표가 직접 강의를 한다. 

    초등학생들의 경우 20~30분 이내에 마칠 수 있는 작품들로 불을 사용하지 않고 만드는 팜왁스를 주로 이용한다. 선인장이나 다육이와 함께하는 작업도 인기가 좋다. 성인은 원하는 작품에 따라 1~3시간까지 걸린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2만원부터 체험이 가능하다.

    단체로 장애인복지관에서 체험을 신청한 적이 있었다. 강 대표는 “꽃바구니캔들 만드는 시간이었는데 유독 한 분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 말을 걸었다. 처음에는 관심 없어 하는 것 같더니 나중에는 질문도 하고 완성한 뒤 성취감도 느끼셨다. 서툴러도 괜찮다. 만드는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캔들을 만드는 데 내가 도움을 줬을지 모르겠으나, 체험자분들의 뿌듯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내게도 힐링의 느낌이 들었다”며 “언젠가 지도자가 될 분들을 가르칠 수 있는 시간이 온다면, 수업 내용 외적으로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음을 꼭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고요와 사람들

    평소 조용한 성격이라 한 사람과의 만남이 편한 강 대표에게 많은 사람 앞에서 가르치는 일은 언제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공방 고요를 찾는 분들은 신기하게도 저랑 비슷한 분들이시다. 간판이 없어 지나가다 궁금해서 들렀다는 분은 한 번도 못 봤다. 여기 고요가 있다는 것을 아시는 분들만 오시는데, 정말 조용조용한 분들만 오신다. 꼭 필요한 말씀만 하시면서 집중해서 작업만 하고 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SNS를 보시고 체험을 신청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진과 간략한 주요 정보만 올리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 오신 덕분으로 비슷한 성향의 분들만 만나는 건가 싶기도 하다”며 웃었다.

    공방을 운영하면서 소극적인 성향이지만 아주 조금씩 용기를 내 한 발짝 나아간 것이 지난해 ‘예산공예협회’와 올해 ‘본정통사람들’에 회원으로 가입한 것이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예산공예협회 전시회에 작품을 올렸고, 올해도 꽃이란 주제에 맞게 작품을 준비중이다. 

    강 대표는 “‘본정통사람들’을 통해 거리가 활성화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 시장에서 먹거리만 즐기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예산여행이 아니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곳이 예산이길 바란다. 예산에 보물같은 재능을 가지신 공방 자영업자분들이 아주 많다. 그분들이 더 빛나면서 지역도 활성화되고 예산도 또 가고 싶은 여행지가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어 “앞으로의 큰 꿈이 있다면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꿈을 펼칠 수 있게 지도해주고 싶고, 작지만 행복이 전해질 수 있는 선물로 고요의 작품이 다가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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