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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준비하는 직박구리들..

목욕재개를 통해 새해를 준비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며

2014.01.24(금) 17:07:14얼가니(booby96@naver.com)

매년 설날이 되면 목욕하던 어릴 적 기억이 아련하다. 구정을 일주일 앞두고 몸가짐을 바로하기위해 년 중 행사처럼 진행하던 목욕의 그리움은 이제 먼나라 이야기다. 매일도 모자라 아침. 저녁으로 샤워에 목욕에 사우나에 너무나 쉽게 목욕을 할 수 있는 세월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련하게 남아 있는 구정의 문화가 그리운 것은 비단 나뿐일까? 형형색색의 장남감과 인형들이 설빔을 대신하는 것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은 듯 하다. 너무나 좋은 옷이 옷장에 가득한 요즘 아이들에게 설빔은 선물로 느껴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못 먹고 못 입던 시설에 설은 잘 먹고 잘 입을 수 있는 특별한 기회였고, 때문에 목욕등을 통해 몸가짐을 바로하면서 새해를 준비 할 수 있었을 게다.

하지만, 아쉽게도 새해를 준비하며 가졌던 마음가짐을 어른이 아닌 아이들의 풍요로운 삶에서 만들어주기는 어려울 듯 하다. 까치 설날과 비교하며 즐거워하던 아이들은 결핍이 없는 사회에서 중요한 행사로 인식하기는 한계가 분명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청승맛게 어린시절 년 중행사로 목욕재개 하던 설날 문화가 갑자기 그리워진 것은 직박구리의 목욕장면을 목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목욕중인 직박구리들.

▲ 목욕중인 직박구리들.

우연히 금강탐조를 하게 되면서 직박구리 20여마리가 집단으로 목욕을 하는 장면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설날을 앞두다보니 어릴 적 설날 즈음에 아버지와 함게 대중목욕탕을 갔던 기억이 생각났다. 서로 같은 곳에서 위험을 살피며 목욕하던 직박구리의 모습이 꼭 그시절 대중목욕탕의 풍경같 았기 때문이다.
 

목욕중인 직박구리

▲ 왼쪽 개체가 경계중에 있는 모습

목욕중인 직박구리

▲ 목욕중인 직박구리와 경계중인 직박구리

경계소리에 날아오르는 직박구리

▲ 경계소리에 날아오르는 직박구리


20마리의 직박구리는 다른 개체가 목욕 할 때는 주변을 경계해주고 있었다. 수상한 인기척이라도 느끼게 되면 신호와 함께 일제히 나무나 덤불로 은폐하는 것이 놀라워보였다. 집단적인 협력을 통해 서로를 지켜내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같은 곳에 모여서 서로간의 소통을 통해 먹을 곳을 찾아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는 듯 보였다. 어릴 적 힘들었던 시절 설날을 중심으로 서로 음식도 나누고 서로의 정갈한 마음을 다짐하던 모습과 직박구리의 목욕은 닮아 있었다.

추운겨울 무사히 겨울을 나고 봄을 준비할 수 있는 직박구리가 되기를 바래본다. 우리들도 과거의 향수와는 조금은 다르지만 새해를 준비하고, 서로 협력하고 공유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청말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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