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제인 영화가 있다.  한국의 민속신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파묘이다. 미스터리 공포영화로 기존에 서양의 좀비영화나 일본의 미신들을 다루는 공포영화가 아닌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만들어 낼 수 있는 풍수와 토속신앙이 결합된 이야기로 한국 공포영화만의 새로운 색깔을 만들어내어 벌써 천만명을 넘긴 영화이다. 이처럼 한국의 콘텐츠가 높은 수준으로 발달하면서 다양한 작품속에서 한국만의 역사적 민속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콘텐츠가 많이 지고 있는데 이런 콘텐츠의 흐름속에서 과연 우리 선조들의 실제 삶의 모습은 어땠을가 궁금해졌다. 아산에서는 우리 조상님들의 밀접한 생활상을 조목조목 자세히 볼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원도심지 권곡동에 위치한 온양민속박물관이다.  



온양민속박물관은 1978년에 개관하여 벌써 연수로 47년이 되어 반세기동안 운영되어 온 역사가 깊은 박물관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만큼 온양민속박물관의 입구는 전통과 역사가 느껴진다. 



온양민속박물관은 박물관으로서 의미가 깊은 공간이지만 본관 이외에도 넓은 정원과 다양한 시설들이 위치하고 있어서 아산에 방문하면 꼭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민속박물관의 대표적인 시설로는 두개의 전시실이 있어 다양한 예술작품과 예술공연을 진행하는 구정아트센터와 박물관의 아름다운 정원의 계절감을 충분히 느끼며 넓은 창으로 즐길 수 있는 높은 천장으로 조성된 세미나실, 한지공예와 규방공예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지역의 공예문화를 만들어가는 아산공예창작지원센터 등이 있다. 



오늘은 민속박물관의 중심 본관에서 메인 전시들을 관람할 예정이다. 본관은 상설전시실이 총 3개로 이루어진 공간이며 만개가 넘는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서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의 관람시간을 자랑하는 큰 규모의 전시공간이다. 외관이 고풍스러운 벽돌로 되어 있어서 50년이라는 시간의 흔적처럼 부자들이 영화에 나올법한 집처럼 웅장함과 우아함을 자랑하고 있다. 



처음으로 살펴본 전시는 한국인의 삶을 주제로 한 전시였다. 민속박물관의 특징 중 하나는 단지 유물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정말 시간여행을 하듯 조상님들의 생활상으로 들어가 실제로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는 것에 있다. 한국인의 삶은 사람으로 태어나 일생동안 겪는 일반적인 출생, 청소년기, 결혼, 장년기, 죽음의 과정 속에서 중요한 장면들을 다루고 있는데 더미들을 제작하여 당시 장면을 재현 해둔 것이 인상적이다. 



물론 생활상의 더미들뿐만 아니라 장면마다 실제로 사용되었던 유물들을 전시해두어서 삶의 방식을 상상해보고 엿볼 수 있다. 



나무로 만들어진 제사에 사용하는 다양한 접시와 그릇들 목기가 있었는데 보관상태가 좋고 우리나라 제사 목기들 특유의 붉은 색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의 일생을 크게 그려 전반적인 생활상을 간접적으로 만난 다음에는 생활상 구석구석으로 들어가게 된다. 처음으로 만나는 것은 식생활인데 한국의 식생활은 계절이 뚜렷하여 다양한 발효음식과 향토음식들을 사용한 것을 알 수 있고 특히 한 식사에 외국과 달리 다양한 반찬들을 함께 내어 풍성하게 식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는 밥심이라는 말이 있듯이 예로부터 밥을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화였기에 더욱 식문화가 발달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에는 한국의 대표음식인 김치의 다양한 종류가 소개되어 있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배추김치뿐만 아니라 13가지 정도의 대표적인 김치가 소개되어 있다. 



식문화에서 중요한 것은 음식이지만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조리도구 일 것이다. 현대의 조리도구는 서양의 영향과 현대화의 영향으로 예전과 많이 달라졌기에 더욱 생소한 조리도구를 많이 만나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가마솥에서부터 물두멍이나 기룸틀처럼 생소한 조리도구들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음식을 만드는 주방을 보았다면 의식주 중에 주를 담당하는 주거 공간은 어땠는지 살펴볼 수 있다. 대감마님이나 안주인어르신 등 가족의 구성원들이 각각 사용하는 방이 나누어져 있고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방에 비치된 가구의 특징들도 나누어져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식주 중에 마지막으로 남은 의가 다음으로 전시되어 있다. 마네킹이 한복을 입은 모습과 그 한복을 펼쳐 걸었을 때의 모습이 모두 전시되어 있다. 



무신들이 평상시에 입거나 전쟁에서 입는 화려한 군복들을 볼 수 있다. 지금은 몸을 감추기 위해 자연과 비슷한 색의 군복을 입지만 이전에는 머리에서도 적과 아군을 구분하고 아군의 사기를 높이기 위하여 화려하고 용맹스러워보이는 군복을 입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왕의 용포나 궁에서 제사를 할 때 입는 제사복 등 다양한 의복의 형태를 만날 수 있다. 



한 사람의 일생과 사람의 기본적인 삶을 책임지는 의식주를 만났다면 다음으로 전시되어 있는 것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생활의 방식들이다. 산업이 현대화되기 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사했던 농업부터 다양한 일들이 소개되어 있다. 



당시 어부들이 사용했던 낚시배의 모형도 있는데 현대의 튼튼하고 화려한 배를 생각하면 어떻게 이렇게 작고 허름한 배로 가정의 식사와 경제활동을 책임질 수 있었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옛날에 전문직 중에 하나였던 대장장이의 일터도 전시되어 있다. 



마지막 전시실로 가는 길에는 이전까지 진행했던 다양한 전시의 포스터가 소개되어 있다. 시간이 오래 흐른만큼 전시 포스터의 디자인도 빈지타한 모습부터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디자인과 모두 있다.



마지막 전시공간에는 사회 경제 다음으로 나오는 문화의 영역 예술에 관한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다. 처음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공예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공예품들뿐만아니라 동양화 등 다양한 그림도 소개되어 있는데 인공적으로 다양한 색을 만들어내기 어려웠던 시절에 최소한의 색으로 여백의 미를 살려 아름다운 그림을 표현한 한국의 미술을 볼 수 있다. 



처음 글을 열며 언급했던 파묘처럼 민속신앙에 대한 전시도 있다. 파묘나 김은희 작가의 악귀작품 등 관련작품을 보고 오면 더욱 재미있게 관람이 가능하다. 



민속놀이에서 사용했던 다양한 탈이 전시되어 있다. 



꼭두각시 놀이에 사용했던 다양한 모양의 꼭두각시도 전시되어 있다. 귀신을 쫓아내기도 하며 높은 계급들을 희화화하는 등의 서민들의 웃음이 피도록 하는 놀이였기에 탈과 인형들이 모두 개성 있게 만들어졌다. 

온양민속박물관을 통해 조상님들의 일생과 삶, 즐거움과 슬픔을 마치 직접 체험해본 것처럼 만날 수 있었다.


온양민속박물관
충남 아산시 충무로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