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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기부를 착한 기부로

기부에 앞서 상대방의 상황과 정서까지 배려하자

2017.12.05(화) 10:59:04충남시사신문(yasa3250@empas.com)

최근 연말로 접어들며 각계에서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곳곳에서 따뜻한 미담이 전해오니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반면 언론사에 전해지는 훈훈한 미담소식 이면에는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은 불편한 장면이 종종 목격된다. 예년 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한 보여주기, 생색내기 기부의 흔적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불편한 것은 한 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독거어르신, 소년·소녀가장 등 사회에서 소외받는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김장김치, 쌀자루, 라면박스, 돈 봉투 등을 건네며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이다.

돈 봉투 받으며 카메라 앞에 고개 숙인 어린학생의 표정이 불편해 보인다. 또 거동 불편한 노인을 찾아 손에 쥐어주는 쌀과 김치 너머로 보이는 표정도 불편해 보인다.

몇몇 기관·단체장은 소외이웃(?)을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들여 장시간 불편한 연설까지 늘어놓는다. “어린 나이에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자식이 있어도 찾지 않아…” 당사자를 앞에 두고 당사자의 딱한 처지와 환경을 화제 삼아 말하며 위로가 아닌 상처를 주는 일도 목격된다.

기관이나 단체의 기부는 대부분 연말연시에 집중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현물로 받는 몇몇 물품은 중복될 수밖에 없다. 기업이나 각종 기관과 단체에서 기부활동을 활발하게 하지만 정작 받을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살피지 않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부피 큰 라면상자나 쌀자루 등 기념촬영에 배경으로 쓸 목적으로 수혜자가 아닌 제공자들이 원하는 품목을 지정해 기탁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

평소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그 절차와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못하는 시민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기부활동이 연말에 집중되고, 품목과 수혜대상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기부는 더없이 아름다운 문화다. 그러나 기부에 앞서 상대방의 상황과 정서까지 배려하는 따뜻하고 착한자세가 먼저 필요하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어려운 이웃들은 연말연시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늘 우리 주변에 있다는 점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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