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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도 자기 집이 있는데,,, 저희는요?”

- 청년 주거권을 위한 따뜻한 움직임, 충남 청년들도 움직일 때가 됐다.

2015.06.08(월) 12:00:25김규원(gw3043@gmail.com)

민달팽의 유니온의 가치  (출처: 민달팽이 유니온 블로그)

▲ 민달팽의 유니온의 가치 (출처: 민달팽이 유니온 블로그)

 

충남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청년 주거 문제가 심각하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에 다니는 20대 초중반 학생부터, 직장 위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가한 20대 중후반 사회초년생들까지 모두 집이 없는 ‘민달팽이’가 되어가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 기숙사는 한정된 인원만 들어갈 수 있다. 근처에 있는 원룸은 너무나 비싸다. 그렇다고 비싼 값을 하는 것도 아니다. 집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은 하루 4시간이 넘는 길을 매일 오간다. 불만은 많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왜? 다들 그렇게 사니까.
 
하지만 가끔씩,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한국의 민달팽이들을 달팽이로 바꾸려고 하는 사람들. 그들은 바로 ‘민달팽이 유니온’이다.
달팽이와 다르게 집이 없는 민달팽이처럼 집 없는 젊은 세대를 가리켜 '민달팽이 세대'라고 한다. '민달팽이 유니온'은 이 민달팽이 세대인 청년들의 주거관련 문제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이들은 주거취약계층인 청년층으로 이뤄진 연대로, 비영리 주거모델 실현과 제도개선을 통해 주거불평등 완화, 청년주거권 보장에 기여하는 단체다.
민달팽이 유니온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충청남도 정책 기자단 건설교통팀이 ‘민달팽이 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1. 위원장님이 ‘민달팽이 유니온’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A1. 제가 대학생일 때, 우리 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9%였습니다. 100명 중 91명은 통학을 하거나, 방을 구해서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죠.
저도 서울 사람이긴 했지만, 집에서 학교까지는 왕복 3시간이 걸렸습니다. 마지못해 학교 근처에 원룸을 구해보기도 했죠.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집을 찾았는데, 좁은 건 기본이고, 앞방과 딱 붙어있어서 함부로 문을 열지도 못할 것 같았어요.
참다못해 나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을 모아서 학교에 기숙사 신설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총장에게 승낙을 받아내긴 했지만, 기숙사가 하루아침에 지어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기숙사 신설이 잘 되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할 필요가 있었죠. 그 때부터 시작한 것이 ‘민달팽이 유니온’입니다.
 

Q2. 대학생인 제 친구들도 보면, 학기 시작하기 한 달 전, 두 달 전에 주변 원룸이 다 ‘계약완료’ 상태가 됩니다. 이것만 봐도 현재 청년들의 주거난이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2. 너무나 많아서 한 마디로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수도권에 대학과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는 것도 한 가지 이유겠지만, 대학과 일자리가 적은 지방의 주거 문제 또한 있습니다.
근본적인 원인부터 말하자면, 한국의 주택법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이 법은 빠른 주택 공급이 필요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공공복지’, ‘합리적인 가격 형성’ 같은 현대 사회에 필요한 조항은 많이 부족합니다.
그리고 청년주거 문제는 사회인식상 항상 노인들의 주거문제보다 뒷전으로 밀리게 됩니다. 활동을 하면서 “너희가 아무리 그래도 노인들보다 힘드냐?”는 이야기를 도대체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르겠어요. 이런 인식 때문에 그나마 있는 공공임대주택 입주에서도 청년들은 항상 뒷전으로 밀리게 되죠. 통계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100명 중 1.4명이 청년이라고 합니다.
한편 정부 정책의 방향도 이상합니다. 현재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하지만 주택 복지는 대부분 3~4인 가정에게 해택이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이 점을 여러 번 지적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습니다.
 
 
Q3. 충남에도 ‘달팽이집’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3.
안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우리들이 직접 충남에 ‘달팽이집’을 만들 여력은 없어요. 2호를 만드는 데만 6억이 들었기 때문이죠. 그마저도 6억중 4억은 빚이에요.
하지만 굳이 우리가 하지 않더라도, 좋은 사업 형식은 여기저기서 모방하기 마련입니다. 다행히 우리 ‘민달팽이 유니온’의 ‘달팽이집’은 언론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충남지역에 청년들의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잘 형성 할 수만 있다면, 지자체에서 ‘소셜하우스 임대사업’의 사업 모델을 모방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특히 충남지역에서 대학이 몰려있고 인구가 가장 많은 천안시라면 충분히 ‘달팽이집’이 생길만 하다고 생각해요.
 

Q4. 청년 주거권 활동을 하는 가운데, 현재 임경지 위원장님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4. 세입자를 ‘을’의 위치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현재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는 확실하게 ‘갑을관계’가 형성되어있어요.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바로 나가야하죠. 이건 분명히 잘못된 겁니다. 그러나 세입자를 ‘갑’으로, 집주인을 ‘을’으로 바꾸는 것은 매우 힘들다고 생각해요. 현실적으로, 둘이 동등한 관계가 되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5.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5. 당신이 지금 집 문제로 고생하고 있는 ‘민달팽이’라면, 그건 절대로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당신 부모님의 잘못도 아니구요. 한 달에 몇 십 만원씩을 자식에게 아무런 부담 없이 제공할 수 있는 부모가 우리나라에 몇이나 되겠어요.
절대로 자책하거나 부모님을 원망하지 마세요. 당신이 잘못한 것이 아닙니다. 사회가 잘못한 겁니다. 혼자서 문제를 껴안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세요. 당신과 같은 목소리를 내줄 사람이 있을 겁니다.
 
 

-오프더레코드..인터뷰를 마치고-

 
임경지 위원장의 말처럼 나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비슷한 문제에 처한 사람이 많다면 그건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다. 그러나 한국 청년들은 너무 착하다. 돈이 없는 것도, 취직을 못하는 것도, 집이 없는 것도 모두 개인의 능력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침묵한다. 이 모든 것이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펼치지 못하며, 현실에 순응하는 청년들이 안쓰럽다.
이제 충청남도의 청년들이 움직일때가 됐다. 충남에 달팽이집이 아닌 소라집을 한번 만들어 보는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충남의 청년들이 뭉치고 목소리를 내야한다. 그리하여 충남의 도민들이 청년주거권 문제에 대해 함께 인식하고 도청에 그 힘이 닿아 지원을 요구하기까지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
한번이라도 당신이 혹은, 자녀가 사는 기숙사나 원룸이 비싸다고 생각했다면, 더 늦기 전에 청년 주거권을 위해 힘을 내는 것이 어떨까.
대학생들은 친구들과 밥을 먹으면서 ‘우리 기숙사랑 원룸이 너무 비싸지 않니?’라는 말이라도 꺼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대학생 정책기자단 건설교통팀
김규원 대학생 기자 (gw3043@gmail.com)
하성주 대학생 기자 (bunny2699@naver.com)
홍평기 대학생 기자 (faraso@naver.com)
국창민 대학생 기자 (mini1205@nu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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