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봄꽃 개화시기가 뒤죽박죽이었어요.
보통 따뜻한 아랫지방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점점 위쪽으로 올라오고 꽃이 피는 순서도 어느정도 정해져 있었는데 올해는 봄꽃이 비슷한 시기에 개화하는 바람에 어디로 봄꽃을 보러가야하나 많은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어요.
봄을 대표하는 꽃인 벚꽃이 개화하면 전국 각지에서 벚꽃축제가 개최되는데 유난히 따듯했던 2월이 지나고 3월에는 지독한 꽃샘추위가 오면서 벚꽃개화시기가 예상보다 많이 늦어지는 바람에 축제를 계획했던 지자체들이 난감해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벚꽃축제장에 가면 축제분위기도 즐기고 벚꽃의 아름다움도 즐길 수 있지만 인산인해를 이룰 것 같은 축제장은 주차부터 전쟁이기 때문에 꺼려지게 되고 비교적 조용하면서도 예쁜 풍경을 볼 수 있는 당진 벚꽃명소를 찾아가 보았어요.


1. 골정저수지 (충남 당진군 면천면 동문1길 35)



먼저 당진 골정저수지를 둘러보았습니다.
이곳은 둘러볼 계획이 있던 곳이 아니라 군자정으로 가는 길에 벚꽃이 예쁘게 핀 곳이 있어 차를 세우고 둘러본 곳인데 알고보니 꾀나 유명한 장소였어요. 



저수지를 따라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고 벚나무가 있어 봄이 되면 벚꽃이 활짝 피는 골정저수지에요. 
근처 면천향교까지 둘레길이 이어지며 여름에는 연못에 연꽃이 피어납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비가 내렸고 바닥에는 벚꽃잎이 수북히 쌓여 있었는데 딸아이는 벚꽃잎을 손에 담았다가 뿌려보기도 하며 봄을 즐겼어요.
계획에 없던 곳에 우연히 오게 됐는데 풍경도 너무 예쁘고 아이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놀며 봄을 즐기는걸 보니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활짝 핀 꽃은 바람이 불 때 마다 꽃잎이 날렸고 좀 더 오래 보고 싶은 봄꽃이 떨어지는걸 보니 바람이 야속하기만 했어요. 이쪽에 있는 벚꽃은 가지가 아래쪽으로 늘어져 꽃과 함께 사진을 남기기도 좋은 공간이에요.



풍성했던 벚꽃이 하나둘씩 떨어지며 조금씩 초라해졌어요.
벚꽃이 지기 시작하면 하루이틀 사이에 다 떨어져 버리기 때문에 벚꽃을 감상하려면 시기를 잘 맞춰서 가야합니다.



연못가장자리에는 연꽃이 지고 난 후 남은 연밥과 핑크빛 벚꽃잎이 가득했어요.
연밥이 이렇게 많은걸 보니 여름에 연꽃도 제법 많이 피었던 것 같은데 연꽃이 가득한 한여름 골정저수지의 풍경도 궁금해집니다.



저수지 둘레길에는 가볍게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운동시설과 함께 쉬어갈 수 있는 쉼터도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저수지 가운데에는 정자가 놓여 있고 다리를 건너 정자로 갈 수 있어요.
핑크빛 벚꽃이 활짝핀 저수지 한가운데에 정자가 있어 풍경이 더 예쁘기도 하고 가운데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는 풍경도 참 좋은 곳입니다.
그리고 저수지를 돌다 보니 산책로에 조명시설이 설치된 것이 보였는데 이곳은 야경명소로도 소문난 곳이어서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밤에도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2. 군자정 (충남 당진시 면천면 성상리)



군자정은 작은 연못 한 가운데에 놓인 팔각정으로 골정저수지와 차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연못 주변에 수령이 오래된 벚나무 몇그루가 있으며 벚꽃이 피면 정자와 어우러진 예쁜 풍경을 연출해 줍니다. 정자로 이어지는 돌다리도 멋스러워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남기는데 저마다 배려를 해주고 질서 있게 추억을 남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정자 뒤쪽에는 다리가 놓여 있으며 정자로 이어지는 길이 두군데라 번잡하지 않게 오갈 수 있어요.
그리고 다리 아래에 잉어가 모여 있었는데 아이들은 잉어가 연못 위에 떨어진 벚꽃잎을 먹는다며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잉어를 한참 동안 관찰했어요.



군자정 뒤로 영량효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공원까지 둘러보기 좋아요.
공원에는 조팝나무꽃이 하얗게 꽃을 피워 진한 향기를 전했고 봄기운이 느껴지는 풍경에 아이들도 공원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어요.



공원 한 켠에 유채꽃밭이 조성되어 있어요.
사진 찍기 좋을 정도로 넓직한 공간에 유채꽃이 피었고 벚꽃을 보러 온 곳에서 노란 유채꽃밭을 만나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유채밭 끝에는 정자가 있어 쉬어가기도 좋은데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자연으로 나와 봄피크닉을 즐겨도 좋을 것 같았어요.



유채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면 대나무 숲을 지나 산책로가 이어지며 돌담이 쌓여 있어 더욱 운치있는 풍경을 연출해 줍니다.



당진에서 만난 벚꽃과 유채꽃, 너무 붐비지 않는 적당한 여유가 있어서 좋았고 무엇보다 벚꽃과 함께 전통적인 느낌의 정자가 어우러진 공간들이어서 더욱 예뻤어요.

우연히 들른 곳에서 예상치 못했던 풍경을 만나서 더욱 뿌듯하고 봄을 만끽할 수 있었던 당진여행, 그렇게 아름다운 봄날의 하루를 당진에서 보낼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이에요.


군자정
충남 당진시 면천면 성상리 778
촬영: 2024.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