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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잃어버린 물고기를 찾아서

사서들의 서재

2023.11.05(일) 23:28:47 | 도정신문 (이메일주소:deun127@korea.kr
               	deun127@korea.kr)

잃어버린물고기를찾아서 1

자연에 이름 붙이기/캐럴 계숙 윤/월북/2023



사람은 무심코 자기 주변의 환경이나 개체를 어떠한 기준으로든 구분함으로써 세계를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 구분하고 그것을 묶어 이름을 붙임으로써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세계에 질서를 가져오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에서 분류학은 비롯되었다.

그러나 분류학은 조상에 해당하는 한 종에서 후손에 해당하는 종으로 이어져나가는, 다윈론적인 방식으로 종을 구분하게 되면서 인간의 인지와 크게 엇나가게 된다. 그 중 가장 크게 체감할 만한 것이 바로 물고기, ‘어류’의 존재이다. 개개의 종으로서 물고기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우리가 물고기라고 생각하는 여러 종을 하나로 묶어 ‘어류’라고 표현할 수 있는 분류군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믿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각 종이 자신이 가진 감각기관을 통해 인지한 세계를 ‘움벨트umwelt’라고 한다. 인간에게도 인간 특유의 움벨트가 존재하고, 인간은 이를 통해 세계를 받아들이고 내적으로 질서를 부여한다. 내가 이 광활한 세계의 어디에 존재하는지, 나는 어떻게 이 세계를 바라보고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 이해하는 기본적인 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움벨트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감각적이다. 그래서 과학으로서의 분류학에서 쫓겨났다. 사람은 자신이 인지한 세계를 신뢰하지 못하고 과학의 이름 하에 정리된 것을 찾아서 확인해야만 안심할 수 있게 되었다. 자연의 질서를 스스로의 감각으로 부여하지 못하게 된 인간은 세계가 어떤지, 세계 안에서 내가 어느 지점에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을 잃은 채 표류하게 되었다. 작가는 내가 인지하는 세계를, 물고기를 되찾기 위해 분기학자들이 움벨트를 박살내기 이전의 세계로 돌아간다.

이 책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의 작가 룰루 밀러가 책을 쓸 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 그 책을 재미있게 읽은 사람이라면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읽지 않았어도 충분히 흥미롭게 읽힐 내용이니 일단 프롤로그만이라도 읽어보았으면 한다.
/충남도서관 정보서비스과 김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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