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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부여 문화재야행이 열리는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 돌아보기

2023.09.15(금) 12:47:53 | 희망굴뚝 ‘友樂’ (이메일주소:coke4856@hanmail.net
               	coke4856@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부여 여행하면 제일 먼저 부소산성을 떠올리게 됩니다. 부여에 갈 일이 있어도 부소산성을 일부러 찾지는 않다가 며칠 전에 관북리유적과 부소산성을 방문해 봤습니다.

부소산문
▲ 부소산문

오랜만에 방문했더니, 놀랍도록 변모한 부소산문이 보입니다. 이날은 눈여겨보지 않던 왕궁유적, '관북리유적'을 먼저 둘러보고 부소산성으로 오를 예정이었기에 부소산문 앞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지는 않았습니다. 

부여 관북리유적의 연못
▲ 부여 시가지 북쪽에 자리한 관북리유적의 연못

듣자니 관북리(官北里)유적은 30여 년 전만 해도 부여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원주민들을 이주시키고 30년 넘게 발굴 조사를 벌여 기와를 올린 2층 구조의 대형 건물지를 비롯해 목곽 수조, 저장 시설, 연못 등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물을 담을 수 있는 대형 목곽 수조에서는 불순물을 여과한 후, 연결된 배수 시설을 통해 필요한 만큼 물이 흘러가게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땅을 파서 나무나 돌로 짜 맞춘 지하 저장 시설에서는 참외, 살구, 복숭아, 오이 등 다양한 식물의 씨앗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일부 계층에 국한될지는 모르나 이미 백제시대부터 현재 우리가 먹는 과일들을 식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장방형의 연못은 땅을 파내고 가공된 석재를 5~6단으로 쌓아서 만들었다는데,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연못의 물이 넘치지 않는다고 하니, 백제의 우수한 기술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여 객사
▲ 부여 객사(扶餘客舍)

다음으로 들른 곳은 부여객사였습니다. 객사란 고려시대부터 각 고을에 설치한 관사로서 외국 사신 또는 중앙에서 온 관리들이 머물던 시설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시고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대궐을 향해 예를 올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부소산성입구에 자리 잡은 부여객사는 부여현의 숙소로 1704년에 설립됐다고 전하며, 부풍관((扶風館)이라고 하는 부여객사는 1868년(고종 6)에 전형적인 솟을대문 (좌우의 행랑채보다 높이 솟게 만든 대문) 형식으로 지어졌다고 합니다. 현재의 부여객사는 한때 국립부여박물관의 진열실로 사용하면서 내부가 변형되었으나, 기본 구조는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부여 문화재 책방
▲ 부소갤러리(부소문화재책방)

부여객사 뒤로 이동하니, 옛 부여박물관 건물이 나타납니다. 현재는 부소갤러리(부소문화재책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 무사의 투구를 연상시키는 왜색 짙은 건물 외관 등이 문제시되어 존폐 양론이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건물 앞에는 "부여 문화재야행"이라고 적힌 글자와 백제금동대향로를 모티브로 한 조형물이 보였습니다. 2023 부여 문화재야행은 9월 15일(금)~17일(일)까지 부여 관북리유적과 정림사지에서 열리며, 18시~23시까지 8 가지 체험 프로그램(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설(夜說), 야시(夜市), 야식(夜食), 야화(夜畵), 야숙(夜宿))이 준비돼 있다고 하니, 부여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은 굿 타이밍인 지금 바로 놀러 오시면 될 듯합니다.

부여
▲ 관북리유적에 2023 부여문화재 야행의 무대가 마련돼 있다.

부소갤러리 건물 뒤편으로 가니, 2023 부여문화재야행 주무대로 보이는 곳이 나타납니다. 조금만 여행 일정을 늦췄더라면 밤낮으로 좋은 구경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을 텐데, 타이밍을 못 맞춘 것이 내내 아쉬웠습니다.

부소산성
▲ 부소산성

매표소를 지나니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신사를 비롯한 여러 건물을 지으려 했다는 건물지가 나타납니다. 우리나라의 고적마다 일본의 마수가 뻗치지 않은 곳이 없었는데, 다행히 계획했던 건물들이 들어서지 못했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삼충사
▲ 삼충사(三忠祠)

몇십 보 걸어가니 삼충사가 보입니다. 삼충사는 백제의 세 충신인 성충(成忠), 흥수(興首), 계백(階伯)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1957년에 세웠다고 합니다. 곧 있을 백제문화제(대백제전) 때 이곳에서는 삼충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배롱나무꽃이 삼문 옆에 예쁘게 피어 있는 삼충사는 현재 내부를 수리하고 있는 듯하여 밖에서 슬쩍 엿보고 지나쳐 왔습니다.

부소산성 토성 구간
▲ 판축기법으로 쌓은 부소산성 토성 구간

부소산성 하면 순수 흙을 재료로 하여 판축기법으로 축조한 토성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겠죠? 판축기법이란 성벽이 될 부분의 양쪽에 나무기둥을 세우고 판목을 고정시켜 틀을 만든 뒤에 그 안에 서로 다른 종류의 흙을 교대로 넣고 다져주는 기법이라고 합니다. 이 판축기법으로 쌓은 토성은 얼마나 견고한지 웬만한 폭우에는 유실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 옛날에 어떻게 그런 건축법을 고안해 냈는지 놀라울 뿐이었습니다.

반월루
▲ 반월루(半月樓)

토성을 따라 이동하니, 부소산 서남쪽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반월루가 나타났습니다. 원래 수루(戌樓: 사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문과 벽이 없이 다락처럼 높이 지은 집)가 있었다는데 오래전에 없어지고 빈터만 남아 있었는데, 1972년 전망 좋은 이 자리에 반월루를 세웠다고 합니다. 참고로 반월루는 부소산성의 옛 이름인 반월성(半月城)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반월루에서 내려다본 부여 시가지 풍경
▲ 반월루에서 내려다본 부여 시가지 풍경

2층 누각인 '반월루'에서는 부여 백마강이 부여 시가지를 끼고도는 모습이 잘 보입니다. 부여 지리에 밝은 분들은 "여기가 어디다, 저기다 어디다"라고 맞혀 가며 한참을 조망합니다.

사자루
▲ 사자루(泗?樓)

반월대에서 이동한 곳은 부소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사자루였습니다. 사자루는 조선시대 누각으로 건물 앞면에는 대한제국 고종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義親王) 이강이 쓴 '사자루'라고 쓴 현판이 걸려 있고, 백마강 쪽으로는 김규진(金圭鎭)이 쓴 '백마장강(白馬長江)'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특히 건물을 옮겨 세울 때 '정지원'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백제시대의 '금동정지원명석가여래삼존불상'이 발견되었으며, 현재는 국립부여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합니다.

백화정
▲ 백화정(百花亭)은 소동파가 혜주에 귀양을 갔을 때 성 밖의 호수를 보고 지은 '강금수사백화주(江錦水射百花州)'라는 시에서 유래한다.

사자루를 떠난 후 여러 개의 돌계단을 내려가 도착한 곳은 낙화암(落花岩)이었습니다. 낙화암으로 가는 도중에 낙화암(타사암) 위에 세워진 '백화정'이 보여 잠시 안내판을 읽어 보았습니다. 나·당 연합군의 공격으로 사비성이 함락될 때 목숨을 버린 궁인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해 1929년에 세운 정자라고 하는데, 워낙 경치 좋은 곳에 세워져 있기 때문인지 인증숏을 찍는 방문객들이 몰리는 장소였습니다.

부산(浮山)
▲ 부산(浮山)

낙화암에서 서쪽 백마강을 바라보니 청주에서 떠내려왔다는 '부산(浮山)'이 보입니다. 부산 정상부에는 토축산성인 부산성(浮山城)이 위치한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현재는 대부분이 유실되어 흔적조차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수륙양육차
▲ 부여 수륙양용버스 시티투어는 국내 최초로 육상과 해상을 오가는 특별한 투어 프로그램이다.

부여에 가면 꼭 한 번 타보자 벼르고 있던 '수륙양용버스'도 발견했습니다. 백제문화단지 주차장에서 출발한 버스는 백마강레저파크에서 수상 진입한다고 합니다. 백마강 물길을 따라 고란사와 낙화암 등지를 돌고 나서 다시 땅으로 올라온다고 하는데, 백마강으로 진입할 때는 탑승객들이 너 나 없이 환호할 만큼 스릴이 있다고 합니다. 그 좋은 것을 언제쯤 타게 될지.... 신기하기도 하고, 수륙양육버스를 탄 사람들이 부러워서 한참을 지켜보고 말았습니다.

고란사 선착장
▲ 고란사 선착장

수륙양용버스를 못 탄 쓰린 마음을 달래려 고란사 선착장에 정박된 황포돛배에 올랐습니다. 소정방이 백마를 미끼로 백마강의 용을 잡아챘다는 조룡대며 부여로 여행 오기 전날 TV프로그램에서 눈여겨본 고란사는 직접 가 보지 못하고 황포돛배 위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마침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늦더위에 흐른 땀을 식혀 주고, 노랫소리는 흥겨워 백마강을 질주하는 동안 참 즐거웠습니다.

구드래 선착장
▲ 구드래 선착장

마음 같아서는 몇 바퀴 더 돌았으면 싶었는데, 황포돛배는 금세 구드래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돌아봤던 관북리유적 쪽으로 걸어 나와 추천받아 찾은 식당에서 거하게 점심 식사까지 마치고 나니, 모처럼의 부여 여행이 만족스럽고 오후 스케줄도 한껏 기대가 되었습니다.


부소산성
충남 부여군 부여읍 부소로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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