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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태학산 치유의 숲에서 보낸 하루

2023.05.20(토) 08:35:19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흐르는 세월은 사람을 이상하게 만들기도 하는 모양이다. 지금은 갈 수 없는 땅, 함경남도 신흥군을 고향으로 두고 있는 장모님은 한국전쟁 전에 이남으로 내려오셨다가 6·25전쟁이 발발하자 오로지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가기 위해 자진 입대를 하여 여군으로 참전하였으나 1·4후퇴로 고향과 부모님을 만나지 못하고 종전이 되어 평생 고향과 부모님을 그리워하며 지내셨다.
 
아내의 이야기에 따르면, 종전 후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셨던 장모님은 종종 고향과 부모님 생각이 나면 이 노래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사랑하는 나의 고향 한 번 떠나온 후에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내 맘속에 사무쳐
자나 깨나 너의 생각 잊을 수가 없구나
나 언제나 사랑하는 내 고향에 다시 갈까
아~ 내 고향 그리워라
 
갈 수 없고 만날 수 없는 고향과 부모님을 둬보지 않은 사람은 그 사무친 원한과 그리움을 어찌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오랜 세월 가슴 한 곳에 품어오신 큰 원한과 그리움 때문일까, 아흔을 넘긴 장모님은 기억을 잃으셨다. 멀쩡할 때도 있지만, 금방 본 것, 들은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를 앓고 계신다. 지켜보기 안타깝지만,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피해 갈 수 없는 생로병사의 거의 마지막 단계쯤에 와계신 것 같다.
 
재가요양보호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내는 매일 전화로 안부를 묻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장모님의 끼니를 챙기며 돌본다. 참전용사로, 학교 선생님으로 어려운 시기를 꿋꿋하게 헤쳐나온 장모님의 나약해진 모습이 나를 우울하게 하기도 하는데, 엄마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아내는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나보다는 훨씬 더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던 어느 날, <천안시 서북구 치매안심센터>라는 곳에서 치매 환자를 가족으로 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까운 <태학산 치유의 숲>에서 치매 가족을 위한 휠링 프로그램으로 숲 체험을 한다고 하여 참여해 보기로 하고 태학산으로 갔다.
 태학산 치유센터 가는 길
▲ 태학산 치유센터 가는 길

태학산 치유센터 안내판
▲ 태학산 치유센터 안내판

20여 년 전 아이들과 가끔 와보았던 태학산은 그동안 자연휴양림과 오토캠핑장이 만들어지고 도심의 문명과 인간관계에 힘들고 지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연 속에서 자연이 주는 치유를 체험하는 <태학산 치유의 숲>이라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모양이다.
 
이를 위해 천안시는 50억 원을 투입해 지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태학산 내 55ha에 사이좋은 길, 새소리 명상 터, 치유광장, 향기치유원, 풍욕장 등으로 꾸며진 <태학산 치유의 숲>을 조성하였으며, 숲 내에 건립된 치유센터 안에는 건강측정실, 치유체험실, 강의실, 관리실,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태학산 치유센터
▲ 태학산 치유센터

태학산 치유의 숲 안내도
▲ 태학산 치유의 숲 안내도

태학산 치유의 숲
▲ 태학산 치유의 숲

태학산 족욕 체험장
▲ 태학산 족욕 체험장

태학산 족욕 체험장
▲ 태학산 족욕 체험장

한바탕 소나기가 내리고 난 숲에서 나는 푸른 풀 냄새가 머리를 맑게 하고 문을 열고 들어선 치유센터는 편백나무로 내부를 꾸며 진한 편백 향이 심신을 편안하게 한다.
 
이날 프로그램에 참여한 치매 환자를 가족으로 두고 돌보는 사람들의 공통의 관심사는 스트레스였다. 천안시 서북구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로부터 나의 스트레스 지수와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산림치유지도사의 지도로 기구와 향기를 이용한 심신 이완과 긴장을 푸는 방법, 꽃차를 마시면서 나를 바라보며 존중하는 방법을 함께 해본다.

천안시 서북구 치매안심센터의 치매가족을 위한 교육
▲ 천안시 서북구 치매안심센터의 치매가족을 위한 교육

심신을 안정시키는 향기요법
▲ 심신을 안정시키는 향기요법

기구를 이용한 심신 이완 및 긴장 완화
▲ 기구를 이용한 심신 이완 및 긴장 완화

기구를 이용한 심신 이완 및 긴장 완화
▲ 기구를 이용한 심신 이완 및 긴장 완화

기구를 이용한 심신 이완 및 긴장 완화
▲ 기구를 이용한 심신 이완 및 긴장 완화

편백봉 체조를 이용한 긴장 완화
▲ 편백봉을 이용한 긴장 완화

꽃차를 활용한 심신 안정
▲ 꽃차를 활용한 심신 안정

시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그대가 지치고 힘들 때, 혼자 아프게 내버려 두지 않겠다’라는 의지가 느껴져 외롭지 않아 좋았고, 넓은 통창 밖으로 비가 내린 뒤 한층 짙어지고 푸르러진 오월 숲이 위로와 평안을 주었다.
 
정해진 두 시간의 프로그램을 마치고 걸어본 태학산 내 치유의 숲길은 온통 아카시아 꽃잎과 때죽나무 꽃잎이 떨어져 꽃길을 만들어 놓았고 막바지 아카시아 꽃향기가 가득하다. 새소리 명상 터에서 해먹에 누워 새소리를 듣고 있자니 가슴 속으로 강물 같은 평화가 밀려와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태학산 치유의 숲 이정표
▲ 태학산 치유의 숲 이정표

태학산 치유의 숲
▲ 태학산 치유의 숲

태학산 치유의 숲 새소리 명상 터
▲ 태학산 치유의 숲 새소리 명상 터

태학산 치유의 숲 새소리 명상 터
▲ 태학산 치유의 숲 새소리 명상 터

태학산 치유의 숲 새소리 명상 터
▲ 태학산 치유의 숲 새소리 명상 터

태학산 치유의 숲 풍욕장
▲ 태학산 치유의 숲 풍욕장

태학산 치유의 숲 때죽나무
▲ 태학산 치유의 숲 때죽나무

천안시에서 운영하는 태학산 치유의 숲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올해는 ‘태학숲 안(安)’이라는 주제로 태학산 내에 꾸며진 <치유의 숲>에서 다양한 산림 요소를 활용한 치유뿐 아니라 이색 체험을 무료로 제공한다. 태학산 치유의 숲은 4월부터 11월 30일까지 국민 누구나 천안시 통합예약시스템에 접속하여 상단의 체험/견학 메뉴에서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지치고 힘든 그대, 태학산 치유의 숲으로 오라’
 

□ 태학산 치유의 숲 산림치료 프로그램
- 운영 기간 : 2023.04.01~2023.11.30
- 운영 시간 : 오전 10:00~12:00, 오후 14:00~16:00
- 휴관 일 : 매주 월요일, 공휴일 등
- 참여 인원 : 10~15인 이내
- 이용요금 : 무료
- 예약 방법 : 천안시 통합예약시스템(매월 1일~매월 말일까지), 전화 예약 가능
- 이용문의 : 천안시 태학산 치유의 숲(☏ 041-553-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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