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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카메라, 축제와 문화재를 담다

안면도에서 마주하는 감탄사

2023.04.30(일) 22:03:46 | 나드리 (이메일주소:ouujuu@naver.com
               	ouujuu@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과거는 기억의 파편을 맞추는 퍼즐처럼 연결고리가 필요하지요. 과거의 어느 시점이든 현재로부터 이어지는 기억의 고리들이 끊어지지 않도록 잘 저장되어야 하는데요. 우리는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으면서 과거의 순간들을 회상합니다. 카메라가 ‘찰칵’ 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것은 추억이며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요.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꽃다리
▲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꽃다리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황도붕기풍어제’가 1년의 첫 시작을 알리면 해안국립공원으로 이루어진 서해의 속살은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가지요. 초록의 나뭇잎에서 피톤치드가 뿜어져 나오고, 화려한 꽃들은 향기롭게 살랑거리면서 봄을 사랑하게 만듭니다. 축제의 땅, 꽃의 땅, 문화재의 땅, 아름다운 땅으로 알려진 안면도와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요.

해안국립공원에 포함되는 꽃지해수욕장
▲ 해안국립공원에 포함되는 꽃지해수욕장
 
안면도가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2년 ‘국제꽃박람회’가 열렸던 시기입니다. 면적이 113,46㎢로 우리나라에서 7번째 큰 섬이지만, '안면도(安眠島)'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편안하게 잠자는 섬’이었지요. 안면도가 ‘국제꽃박람회’로 자아를 찾자, 세상 사람들은 안면도가 보물섬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지금은 북쪽과 남쪽에 연육교로 연결되어 있어서 승용차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면, 서산톨게이트나 해미톨게이트 혹은 홍성톨게이트에서 진입해서 안면도를 거쳐 대천해수욕장까지 갈 수 있답니다.

코리아플라워파크 정문
▲ 코리아플라워파크 정문 

봄은 꽃이 피어나는 계절입니다. 꽃은 겨울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사랑을 불러오는 마법과 같은 식물입니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 있는 ‘코리아플라워파크’에서 <2023튤립꽃박람회>가 5월 7일까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2년과 2009년에 ‘안면도국제꽃박람회’가 열렸던 이곳은 2011년부터 계절별로 이름을 갖고 축제를 이어가고 있지요. 4월~5월은 ‘튤립축제’, 5월~6월은 ‘봄꽃정원’, 9월~10월은 ‘가을꽃박람회’로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답니다.

2023튤립꽃박람회를 알리는 현수막
▲ 2023튤립꽃박람회를 알리는 현수막

축제장 입구에 들어서면 2023년 계묘년(癸卯年)을 의미하는 토끼 모형의 꽃이 하트를 만들면서 앙증맞게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갖가지 동물 모형의 조형물에 핀 꽃들은 예쁘고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장관을 연출하네요. 꽃은 꽃 그 자체로 아름답지요. 그런데 모형을 만들고 꽃을 가두어 틀 안에 갇힌 꽃을 보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인간들과 닮았어요.

토끼 모양의 꽃이 전시된 입구
▲ 토끼 모양의 꽃이 전시된 입구

쥐 모양의 꽃이 전시된 입구
▲ 쥐 모양의 꽃이 전시된 입구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추억들이 머릿속에 기억되는 것 보다, 사진으로 간직하는 것은 또 다른 설렘이기도 하지요. 꽃의 향기와 공간에 펼쳐진 황홀한 색감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어도, 내 기억을 되새김질할 수 있는 작은 추억을 만드는 일이잖아요. 미래의 어느 날, 사진 속에 저장된 나를 위해서 아름답게 보이려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꽃의 마법은 감탄스럽습니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행복한 미소를 짓는 포토존에는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웃음꽃이 활짝 피어납니다.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은 튤립과 조형물 공간
▲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은 튤립과 조형물 공간

마법사의 양탄자가 땅으로 내려왔을까요? 튤립꽃으로 장식된 땅은 황홀함에 어지러워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튤립의 향기는 ‘꽃지해변’까지 이어져 서해 바닷물까지 물들이고 있답니다. 꽃길의 끝은 아득하고 꽃의 마법으로 이어지는 길은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꽃들이 새로운 길을 만들면서 2023년 ‘태안세계튤립꽃박람회’는 많은 사람들이 꽃의 길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양탄자 문양의 튤립꽃들
▲ 양탄자 문양의 튤립꽃들

<할미·할아비 바위>와 눈을 마주하면 또 다른 세상이 나의 세계로 밀려드는 것 같아요. 햇살이 반짝이는 서해를 깔고 앉은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가 애틋한 간격으로 마주앉아 <태안세계튤립축제>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구요. 썰물의 시간을 잘 맞추면 걸어가서 할미 바위와 할아비 바위 품에 안길 수 있지요. <할미·할아비 바위>가 들려주는 전설은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 같답니다.

축제 주차장에서 바라 본 할미할아비바위
▲ 축제 주차장에서 바라 본 할미·할아비 바위

신라 제42대 흥덕왕(826~836)때, 안면도 건승포(지금의 방포)에 해상기지를 세우고 ‘승언장군’을 책임자로 파견하였답니다. ‘승언장군’에게는 ‘미도’라는 부인이 있었는데 둘은 잉꼬부부로 소문났어요. 어느 날 전쟁터로 나간 ‘승언장군’이 돌아오지 않자 ‘미도부인’이 남편을 기다리다가 바위가 되었답니다. 한참 후 전쟁터에서 돌아온 ‘승언장군’이 바위가 된 아내를 옆에서 지켜보다가 바위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미도부인의 바위를 ‘할미 바위’, 승언장군의 바위를 ‘할아비 바위’라고 부르며 애절한 사랑을 이야기 한답니다.[태안군지 5권, 지명과 마을 이야기]

사진 작가들에게 최고의 명당이 된 서해안 낙조의 포토존
▲ 사진 작가들에게 최고의 명당이 된 서해안 낙조의 포토존

태안군은 사진 작가들을 위해서 <할미·할아비 바위> 앞에 포토존을 설치했어요. 땅 위에 설치된 작은 웅덩이가 하늘을 담고 있는 모습이랄까. 예쁜 자갈위에서 잠자는 잔잔한 호수처럼 아름다운 모양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립니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붉은 태양이 머물면 육지에 설치된 물웅덩이가 거울처럼 비춰지는 모습은 사진작가들에게 최고의 작품이랍니다. 각도에 따라서 ‘꽃지해변’의 낙조는 여러 모양으로 그려지는 풍경화 같아요. 

꽃지해변에서 본 그림 같은 서해안

▲ 꽃지해변에서 본 그림 같은 서해안


안면도에는 사진작가들이 많이 모여든답니다. 서해를 배경으로 저물어가는 태양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서인데요. ‘꽃지해변’은 서해안 3대 낙조로 유명한 곳이지요. 그리고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운여해변’은 안면도를 방문하는 사진작가들에게 필수 코스이지요. “서해안 낙조를 찍으려면 안면도로 가라”는 말이 ‘유튜버’들에도 알려지면서 사시사철 사람들이 모여들지요.
 

모감주나무군락과 안내문

▲ 모감주나무군락과 안내문


‘꽃지해변’과 ‘방포항구’ 사이에 있는 바다를 빨간색 ‘꽃다리’가 연결해주고 있는데요. 이 ‘꽃다리’를 건너 방포마을에 가면,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138호 ‘모감주나무군락’이 있습니다. 현재 270여 그루가 방포해안을 따라 길이 120m, 폭 15m 구간에 무리지어 자라고 있지요. 6월부터 노란색 꽃이 피고 햇빛이 가득하면 황금 꽃처럼 눈이 부시게 아름답답니다. 무학대사가 방포해변을 거닐다가 <할미할아비바위>의 애처로운 사랑을 염원하는 의미로 자신의 염주를 이곳에 뿌렸고, 지금의 모감주나무군락을 이루었다는 주민의 이야기를 들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무학대사의 모감주나무가 새싹을 돋고 있다

▲ 무학대사의 모감주나무가 새싹을 돋고 있다


수천 년의 역사가 숨 쉬는 땅 위에 전설을 마주하면서 즐거움과 경건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승언장군과 미도부인의 사랑과, 승려로 살면서 남녀의 사랑을 위해 자신의 염주를 땅에 묻은 무학대사의 배려가 감동입니다.

전설이 숨쉬는 꽃지땅의 축제장 전경

▲ 전설이 숨쉬는 꽃지땅의 축제장 전경

   
꽃과 전설이 어우러진 이곳에서, 카메라 같은 미물(微物)에 저장되는 인간의 희노애락(喜怒哀樂)과 시간은 부질없어 보입니다. 나에게 소중한 추억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도 소중한 추억이겠지요. 후손들에게도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와 환경들이 잘 보존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아름다운 풍경도 문화유산처럼 가꾸고 보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 아름다운 풍경도 문화유산처럼 가꾸고 보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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