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군 진산성지성당과 진산역사문화관을 소개합니다
2023.04.21(금) 22:48:05 | 오르페우스
(
poet314@naver.com)
오늘은 충남 금산군 진산면에 위치한 진산성지성당과 진산역사문화관을 찾았습니다. 논산에서 금산으로 출장을 오가며 이정표에서 보았던 진산성지성당을 그냥 지나치기만 하다가 시간을 내어 찾았는데요. 그동안 왜 지나치기만 했는지 후회스러울 정도로 인상적이고 볼거리 많은 곳이었습니다.
▲ 1927년에 건립된 진산성지성당
등록문화재 제682호로 지정된 진산성지성당은 현재 보수 공사 중입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요. 창문을 통해 가만히 성당의 내부를 들여다보니 아쉬운 마음이 더욱 간절합니다. 다음 방문에는 성당에 들어가서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진산성지성당 주변에는 성모마리아와 순교자의 동상, 기념비, 전시관 등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는 동안 "제가 살아서 건 죽어서 건 가장 높으신 아버지를 배반하게 된다면 제가 어디로 가겠습니까!"라고 말한 순교자의 고백을 되새겨 보았습니다.
▲ 진산역사문화관
진산역사문화관은 두 개의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진산의 문화와 역사를 알 수 있는 진산 문화실이고 다른 하나는 천주교 박해와 관련된 진산 사건실입니다. 먼저 금산군 진산면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진산 문화실에 들어섰습니다.
충남 금산군 진산면의 마을 주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과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역사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자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상 자료도 갖추고 있어서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진산면에 대해 알게 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진산에서 벌어졌던 천주교 박해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17세기 천주교가 전래된 후 진산에서는 '진산사건'이라고 불리는 유교식 장례를 거부한 사건이 벌어지는데요. 사건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 진산역사문화관의 진산 사건실 내부
진산 사건실의 첫 페이지는 천주교의 전래 과정이 소개됩니다. 조선 후기 유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서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천주교의 교리가 소개됩니다.
각 지역에서 신앙공동체가 형성되고 천주교인이 증가하던 때에 천주교인이었던 윤지충과 권상연은 어머니는 유언에 따라 유교식 장례를 거부하게 됩니다. 결국 두 사람은 체포되어 참형을 당하게 되는데 그 사건이 바로 '진산 사건'입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1791년 진산은 군에서 현으로 강등됩니다.
천주교 박해가 시작되자 진산의 교인들은 비밀리에 신앙공동체인 교우촌을 형성해서 신앙생활을 이어갑니다. 1886년 조불조약 후 선교사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게 되자 진산에는 공소가 세워지고, 마침내 1927년 지금의 진산 성당이 건립됩니다.
순교한 윤지충과 권상연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바오로 윤지충과 야고보 권상연으로 복자품의 서열에 오르게 됩니다. 그 외에도 순교한 많은 천주교인들이 자신의 믿음을 지켜낸 공로를 인정받게 됩니다. 그 후 진산성당은 대전교구 천주교 유지재단에 의해 성지로 승격하고, 등록문화재 제682호에 등록됩니다.
▲ 진산성지성당을 중심으로 새로 조성되고 있는 진산공원
진산성지성당과 진산역사문화관을 둘러본 후 잠시나마 성지순례길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안내 지도를 따라 걸으니 새로 조성 중인 진산 공원이 나옵니다. 촉촉이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걷는 성지순례의 길은 진산의 역사적인 아픔을 이겨낸 모습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여러분도 금산군의 진산면을 찾아 진산성지성당과 진산역사문화관을 관람한 후 성지순례의 길을 한 번쯤 거닐어 보셨으면 합니다. 저도 출장 때문에 금산군을 방문했다가 늦게나마 진산면을 알게 되어 보람되었습니다.
진산역사문화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실학로 1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