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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삶의 겸허함을 교훈으로 안긴 홍성추모공원

홍성추모공원에서 느낀 삶의 태피스트리

2022.05.14(토) 07:52:52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홍성추모공원 모습

▲ 홍성추모공원 모습


병마와 고군분투했던 숙부님께서 끝내 영면하셨다. 개인적으로 친아버지에 다름 아니었던 분이셨다. 장례를 위해 충남 홍성군 금마면 금마로 516번길 85에 소재한 홍성추모공원을 찾았다.

 

홍성추모공원은 ‘장례부터 봉안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표방하고 실천하는 곳으로 소문이 짜한 곳이다. 부지면적은 111,836m2이며 5실의 빈소와 조문객실 5실, 안치실 4기, 염습실 1개소 외에도 식당과 매점까지 갖추고 있었다.

 

우리 가족이 제일 먼저 찾았으나 연이어 다른 유족들도 잇달아 도착했다. 안치실의 여기저기서 오열이 쏟아졌다. 참았던 눈물이 견딜 수 없는 전이현상으로 이어졌다. 슬픔을 제어할 요량에 밖으로 나와 홍성추모공원 경내를 걸었다.

 

홍성추모공원 입구

▲ 홍성추모공원 입구


잘 가꿔진 정원과 산책길은 주변의 풍광과도 잘 어울려 안성맞춤, 아니 ‘홍추(‘홍성추모공원’의 약칭)맞춤‘이었다. 더불어 삶의 겸허함을 교훈으로 안기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홍성추모공원에서 느낀 삶의 태피스트리(tapestry:의역하면 발자취)는 많았다.  

 

사람은 십인십색(十人十色)이듯 그가 세상을 살아온 과정 또한 각양각색과 천차만별이다. 아버지께서 이 세상을 떠나신 지도 어언 40년에 육박한다. 무모(無母)와 빈곤(貧困), 불학(不學)이라는 세 가지 부채만을 남기고 가셨다.

 

‘덕분에’ 이를 악물고 살아왔다. 주변에서 “자식농사에 성공했다”며 부러워한다. 작가와 기자로도 나름 입신양명(立身揚名)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그렇게 허기가 졌다. 그것은 ‘화해의 강’을 건너지 못한 때문이었다.
 

망자와 산 자의 간극

▲ 망자와 산 자의 간극  

 

아버지와 숙부님께서는 생전에 화해(和解)를 이루지 못했다. 나 또한 지금껏 어머니와 화해를 도출하지 못했다. 아니 ‘안했다’는 표현이 솔직하다. 육십 년이 넘도록 어머니는 여전히 증오의 대상이다. 세상에 자신의 배에서 태어난 핏덩어리를 버리고 떠난 엄마가 대체 무슨 엄마 자격이 있단 말인가...

 

하긴 쇠도 녹일 만치 무서운 그 증오심이 어쩌면 나를 이 풍진세상을 그나마 견디고, 극복하며 살아오게 한 원천이기는 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의 불화로 나의 생후 첫돌 무렵 가출했다. 그것도 영원히!
 

공자가 이르기를

▲ 공자가 이르기를


아버지는 충격을 받아 정상적인 삶을 포기했다. 아버지는 얼추 평생을 알코올에 붙잡혀 사셨다. 공부를 썩 잘 했던 아들마저 포기한 당신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아버지를 결코 버릴 수 없었다. 그럼 천벌을 받을 게 뻔했다.

 

중학교 진학 대신 고향 역전에서 소년가장으로 갖은 고생을 했지만, 아버지에 대한 측은지심(惻隱之心)과 효도만큼은 허투루 방기하지 않았다. 그러한 시종일관의 실천이 ‘자녀 성공’이란 선과(善果)로 나타났다고 믿는다.
 

추모비

▲ 추모비

 

장례의 끝부분에서 망자와 끝으로 하고픈 말을 하라는 장례지도사의 조언이 있었다. “작은아버지, (저세상에서 만나게 될) 제 아버지와 이젠 화해하세요.” 그러면서 한참을 흐느꼈다.

 

화해(和解)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하다. 이 풍진세상을 살아가자면 반드시 감동이 필요하다. 진실된 화해가 그 디딤돌 역할을 한다. 또 다른 화해(火海)는 넓은 지역이 온통 불길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위험하다.
 

홍성추모공원 화장장

▲ 홍성추모공원 화장장

 
따라서 여기에도 화해(和解)의 물길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이제는 모두를 용서하고 싶었다. 홍성추모공원에서 나는 삶의 감사함과 함께 매사 철저를 또 다른 배움으로 얻었다. 


꽃들은 오늘도 싱그럽건만...

▲ 꽃들은 오늘도 싱그럽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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