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대흥슬로시티, 원홍장 쉼터 가는 길
2022.03.23(수) 22:06:54 | 경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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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 슬로시티에는 심청전 모태가 된 효녀 원홍장 설화가 전해집니다. 의좋은 형제와 더불어 이곳을 대표하는 중요한 주제로 자리 잡은 원홍장 이야기는 원홍장 둘레길을 거닐면서 더 깊이 만나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원홍장 둘레길을 선보이는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여행지 풍경도 크고 작은 변화를 맞이하는 중입니다.예당호중앙생태공원 앞에 오랫동안 공터로 남아있던 곳이 '옛고을 마당'이란 멋진 광장으로 변신했습니다. 이곳은 생태공원, 느린호숫길, 그리고 대흥슬로시티를 연결하는 대흥슬로시티 중심공간입니다. 아울러 느린꼬부랑길에는 빠져 있던 예당호 코스가 원홍장 둘레길 코스에 새롭게 포함되었습니다. 예당호중앙생태공원을 출발해 교촌삼거리에 이르는 구간은 느린호숫길인 동시에 원홍장 둘레길이기도 합니다.
▲ 원홍장 둘레길 예당호 구간 풍경
본격적으로 원홍장 쉼터가 있는 교촌 삼거리를 향해 길을 걷습니다. 도중에 보니 느린호수길에 황새 인공둥지탑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예산 황새공원에서 야생 적응 훈련을 하는 황새가 종종 이곳까지 오는데, 황새 인공둥지탑은 황새가 이곳에서 자연번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설물입니다. 해마다 2~3월이 되면 나뭇가지를 물어다가 둥지를 꾸민다고 하니, 언젠가는 이곳에서 황새가 가족을 이루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길 희망합니다.
▲ 원홍장 둘레길 예당호 구간 : 황새 인공 둥지탑
길을 걷는 동안 여전히 이곳에 남아 있는 여러 겨울철새 이야기를 만납니다. 그 중에서 이번에 기록으로 남긴 주인공은 바로 붉은부리갈매기입니다. 저만치 떨어진 곳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붉은부리갈매기를 발견합니다. 이 녀석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죽인 채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앉았다 날았다를 수시로 반복하는 붉은부리갈매기를 지켜보면서,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나름대로 강력한 힐링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 원홍장 둘레길 예당호 구간 : 붉은부리갈매기
원홍장 둘레길을 거닐면서 눈길 닿는 대로 예당호 풍경을 맘껏 담아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예쁘고 멋진 장면이 늘 펼쳐지는 건 아닙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거북 무리를 발견합니다. 드디어 이곳에서 우리 토종 민물거북인 자라를 만날 수 있는가 싶어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라가 아니라 생태교란종인 붉은귀거북 무리입니다. 원래 미국 남부 미시시피 지역에 살고 있어야 하는데, 애완용으로 수입된 후 사람들이 야생에 버리기 시작하면서 생태교란종으로 지정이 되었지요. 생명에 차별을 두어선 안 되겠지만, 우리나라 전통 생태계에 교란을 일으키는 이 녀석을 예당호에서 막상 만나고 나니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 원홍장 둘레길 예당호 구간 : 생태교란종 붉은귀거북
어느덧 원홍장 둘레길 예당호 구간 마지막 지점인 교촌 삼거리 부근에 도착합니다. 고개를 들어 산 능선을 바라보면 이번에 새로 조성한 원홍장 쉼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안내도 대로라면 여기서 원홍장 쉼터로 바로 올라갈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원홍장 쉼터로 가는 길이 막혀 있는 상황입니다. 아쉬운 대로 먼발치서나마 예당호 물길과 바람을 느끼며 원홍장 쉼터 첫 만남 순간을 맞이합니다.
▲ 원홍장 둘레길 예당호 구간에서 바라본 원홍장 쉼터
그냥 이렇게 일정을 끝내기 아쉬워, 다시 대흥슬로시티로 되돌아갑니다. 그리고 원홍장 둘레길 마을길 구간을 이용해 원홍장 쉼터를 찾아갑니다. 이곳은 교촌리 일대 가장 깊은 안쪽 마을, 옛 삼신당 자리 부근에 위치해 있습니다. 원홍장 쉼터는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덕분에 예당호와 대흥슬로시티 풍경을 전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머무는 동안 원홍장 이야기를 글, 그림, 동상을 통해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 원홍장 둘레길 : 원홍장 쉼터
원홍장 쉼터에 머무는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주변을 자세히 살펴봅니다. 아직 이곳은 100% 완성된 공간은 아닙니다. 앞으로 완성형으로 자리 잡을 원홍장 쉼터가 그래서 더 기대가 됩니다.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한번 더 전망대 데크에 아까 걸어왔던 예당호 풍경을 내려다봅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 순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원함을 만끽하면서 원홍장 쉼터와의 첫 인연을 갈무리합니다.
▲ 원홍장 쉼터 전망대 풍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