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 조금 먼 거리이기는 하지만 갑자기 파도리 해수욕장의 해식동굴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친구와 함께 1시간 30여 분을 달려 도착한 태안반도의 끝자락 파도리 해수욕장,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이었지만 하늘은 맑아 드라마틱한 날씨가 이어졌는데 파도리 해수욕장의 파도는 성난 듯 무섭게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서해 바다에서도 이런 포말을 볼 수가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몽돌이 파도에 휩쓸리며 쏟아데는 데구루루 소리에 힐링을 하게 되는 오후 ~~

파도리 해수욕장을 오랜만에 찾기도 했고 주변을 자세히 돌아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너무 이국적인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파도와 바람에 깍이면서 오랜 세월 만들어놓은 작은 해식 동굴과 바위들이 조금 과장하자면 미국 서부의 그랜드캐니언을 떠올리게 하는 풍경에 사진을 담느라 파도가 밀려오는지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군데군데 만들어진 해식동굴과 바위 틈 사이로 보는 파도리 해수욕장의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파도리 해식동굴을 찾아가는 길인데 바닷물이 계속 밀려들어와 포기해야 할 순간,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말고 다음을 기약하고 친구와 함께 돌아서 나오는 길,

해식 동굴을 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은 전혀 없었습니다. 물론 내가 보지 못해서 해식 동굴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끼지 못한 이유도 있겠지만 파도리 해수욕장 주변의 풍경도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바위들은 조금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부스러기들이라도 떨어진다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사진을 담을 때에도 특별히 조심해야 할 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