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가까운 장곡사로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러 산책을 떠납니다. 차로 20여 분 거리에 있는 장곡사는 칠갑산 자락에 위치한 통일신라시대 창건한 마곡사의 말사랍니다. 그래서 사계절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해서 아침 산책하듯 다녀오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일주문을 지나 장곡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장곡사 운학루, 야간 퇴색한 듯 한 색이 고즈넉한 칠갑산과 잘 어울려 제가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운학루 아래 계단을 올라와서 만나게 되는 칠갑산의 아름다운 풍경은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면서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고마운 풍경이랍니다. 그래서 장곡사를 자주 찾게 되나 봐요 ~
장곡사는 특이한 점이 대웅전이 두 개라는 건데요, 칠갑산 자락에 하대웅전과 상대웅전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는 사찰이어서 두 곳을 돌아보며 우리의 문화재를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에도 좋은 곳이랍니다.
하대웅전 주변을 돌아봅니다.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의 장곡사에 꼭 맞는 크기의 대웅전은 칠갑산의 정기를 담고 있는 듯 고고하면서도 기개 있는 모습으로 위엄을 느끼게 한답니다.
하대웅전을 뒤로하고 계단을 오릅니다. 바로 위에 상대웅전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 아침이어서인지 계단 오르기가 쉽지가 않은데 천천히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ㅎㅎ
아침 빛이 칠갑산 위로 떠오르면서 따스하게 몸을 감싸는 기분은 제가 장곡사로 아침 산책을 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상대웅전에 도착했습니다. 상대웅전 앞은 작은 자갈들로 덮여 있는데 사각거리는 소리가 거슬리는 듯 기분 좋게 귀를 자극한답니다. 더 조용히 걸으라는 의미일까요?
3개의 불상이 국보와 보물인 상대웅전에서 따스하게 내리는 아침 빛에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옵니다. 올때마다 비슷한 루틴으로 장곡사를 돌아보게 되는데 전혀 질리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은 칠갑산 아래 장곡사주 주는 편안함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