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지역신문뉴스

“사회 구석구석에 있는 반민주적인 요소 바로잡아야 합니다”

[인터뷰] 잇단 파격행보 보이는 아산시 현대병원 박현서 원장

2022.03.08(화) 11:00:38 | 아산신문 (이메일주소:edu_kr@hanmail.net
               	edu_kr@hanmail.net)

사회구석구석에있는반민주적인요소바로잡아야합니다 1


아산시에서 현대병원을 운영하는 박현서 원장은 여러모로 파격적이다. 전공의 파업사태가 일었던 지난 2020년 8월 박 원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를 질타하는 글을 올렸다. '나는 지금 화가 단단히 나 있다'는 제하의 글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박 원장은 최근엔 병원 환자를 위한 식단에 고추를 사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환자의 건강을 위한 조치라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다른 한편으로 박 원장은 현 대통령 선거 정국과 관련해서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활발히 의견을 개진 중이다.

 

이에 기자는 보다 깊은 속내를 듣고자 인터뷰를 요청했고, 박 원장은 흔쾌히 응했다. 아래는 박 원장과의 일문일답.

 

-. 병원 식단에 고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유를 상세히 말해달라. 

 

고추는 여러 가지로 좋은 식자재이다. 영양학적이나 입맛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우리 병원 입원환자는 고령 혹은 소화기능이 약한 환자가 대부분인데, 병원 영양사와 조리사가 많은 양의 고춧가루를 쓰고 있었다. 

 

물론 맛 내고, 음식 색깔을 좋게 하며, 매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한 이유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식자재 고유의 맛을 감추게 된다. 

 

마늘·생강·산초·부추·대파 등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향신료가 있는데도 말이다. 그리고 고추가 들어온 건 임진왜란 이후다. 그리고 김치 등에 고춧가루가 쓰인 건 일제강점기 즈음이고, 지금처럼 김치를 빨갛게 담근 건 60년대부터다. 

 

2~3개월 동안 병원 식자재에서 고춧가루 사용량을 반 이하로 줄여봤는데,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아도 맛과 향, 영양과 소화에서 우수한 효과가 있는 식단이 많이 나와 환자와 직원들이 만족한다.

 

-. 2년 전, 전공의 파업을 즈음해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노동자는 당연히 파업할 권리가 있다. 그들의 목숨줄인 임금과 근로조건을 최소한이라도 지키기위해,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와 그 회사에 목숨줄을 기대고 있는 자신을 담보로 파업하는 것이다.

 

그러나 2년 전 젊은 의사들은 바로 자신들이 살려야만 하는 환자들의 목숨을 담보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파업에 나선 것이다. 자신들만이 환자들을 돌볼 권한과 책임이 있는데도 바로 그 점을 이용해서 말이다. 

 

의사 파업 자체가 불법이다, 아니, 불법 집단진료거부가 사실에 부합한다. 의사들이 노조를 꾸리고 자신이 몸담은 병원을 상대로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할 수는 있다. 그런데 노조설립도 없이. 전국의 모든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일시에 진료거부에 나선 건 명백한 불법이고 살인행위이다.

 

이런 엄청난 잘못을 보고선 같은 의사로서 도저히 침묵할 수 없어서, 침묵으로 동조할 수 없어서, 단 한 명의 환자라도 살려보려고 전공의들에게 쓴소리를 한 것이다.    

 

-. 최근엔 대선 정국과 관련해 ‘현안’을 주제로 자주 글을 올린다. 

 

정치적 목적으로 올리는 건 아니다. 전공의 진료거부사태에 대해 강력하게 내부비판 했듯이, 주위에서 벌어지는 불의와 부정을 묵과할 수 없어 목소리를 낼 뿐이다. 

 

한 번은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역구인 오산시 세교 평안한사랑병원이 들어서려 하자 병원 개원을 무산시키려 했다.

 

이에 대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안 의원을 비판했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값이 떨어질 까봐 장애인 시설이나 정신요양병원이 들어서는 걸 반대하는 반사회적·반민주적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이렇게 특정 정당(혹은 특정 후보)만을 비판하는 목적으로 글을 쓰지는 않는다. 일부 의사들의 기득권 지키기, 검찰-언론-재벌들의 불법적인 기득권 수호 행태를 수없이 지켜보면서, 평범하고 힘없는 국민 개개인이 평등하게 주인이 되는 나라를 완성하기 위해 사회 구석구석 눈에 띄는 반민주적 요소들을 비판하는 것이다. 

 

-. 혹시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 때문에 불편을 겪지는 않나?

 

2020년 8월 전공의 진료거부사태 비판글을 올리고 YTN, MBC, JTBC 등 방송에 출연해 지방의대 정원확대, 공공의료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송 인터뷰 직후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분이 병원대표전화를 통해 전화를 걸어왔다. 

 

이 분은 다짜고짜 “박 원장은 왜 의대증원을 찬성해서 내 아들 앞길을 망치려 드냐”고 따졌다. 무슨 말씀이냐고 묻자 자신의 아들이 서울지역 대학병원 전공의인데 의대정원이 늘어나면 경쟁자가 많아져 수입도 줄고 개원도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아드님께서 의사로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아픈 환자 곁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지켜 주는 게 의사로서 성공이지 어찌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이 의사로서의 성공이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이 분은 아무 대꾸 없이 슬그머니 전화를 끊었다. 사실 이게 전공의 불법 집단진료거부의 이유일 것이다. 

 

당시 진료거부를 비판하니 의료계에 있는 젊은 후배들이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무례한 욕설과 인신공격을 해왔다. 그래서 글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국민들께서 보시고 의사들을 어떻게 볼까, 국민들이 의사들에게 어찌 목숨을 맡기려 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백신만이 유일한 해답 

 

-.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아산도 심각한 수준이다. 의료인으로서 최선의 해결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 상황을 볼 때 코로나19 확진자가 2~30만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더 이상 자가격리와 거리두기로는 어렵다. 무엇보다 자가격리와 거리두기가 일상일 수는 없다. 정상적인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이 절대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 친지, 친구를 언제까지 볼 수 없을까?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과, 배움터와 사회적응 놀이터인 학교에 등교해야할 학생들이 언제까지나 비대면 원격수업을 받아야하는가?

 

답은 백신뿐이다. 3차·4차 접종까지 완료했다면 코로나19는 독감 수준에 불과하다. 3차 접종을 받은 분들에 한해선 방역지침을 면제해줘도 좋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미접종자에겐 독감보다 사망률이 훨씬 높은, 위험한 질병이다. 

 

전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감염돼 집단면역이 형성돼야 독감으로 취급이 가능해 격리, 거리두기 없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려면 백신을 맞아야 한다.    

 

-. 백신 음모론도 만만치 않다.

 

백신의 효능은 세계적 권위를 가진 의사와 과학자, 국제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가 인정했고 효과가 나타나는 중이다. 앞선 역사를 봐도 인류가 소아마비나 천연두를 극복한 것도 백신 덕이었다.

 

아산시만 봐도 사망률이 전국적으로 낮은 수준에 속한다. 시민들이 백신 접종에 잘 호응해준 결과다. 

 

-.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의료인으로서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하고픈 정책이 있다면? 

 

모든 국민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충청도민의 경우 석탄먼지로 폐가 망가지고 죽어가면서도 화력 발전기를 돌려 서울 등 수도권에 전기를 보내준다. 

 

하지만 지방이란 이유로 의료, 교육, 일자리, 문화예술 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후순위이고 차별받는 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전국토의 균형발전이 국가 통합,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로 가는 선결조건이라는 판단이다. 이렇게 지방차별이 지속된다면 남북통일이 무슨 의미일까? 

 

의료·교육·일자리·문화·예술 모든 면에서 전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누리는, 그런 나라를 만드는데 힘쓰는 대통령이 되길 각 정당 후보에게 바란다.

 

아산신문님의 다른 기사 보기

[아산신문님의 SNS]
  • 페이스북 : facebook.com/ymchoi1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