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충남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도민 리포터 활동을 하고 있는데 월 1회 리포터를 지켜가고 있어 스스로 대견한 생각을 해봅니다. 3월 첫 번째 사람이 좋다의 주인공은 바로 서해바다가 키워 놓은 감태를 채취하는 부부입니다. 바람이 살을 에는 듯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갯벌에서 썰물 시간에 맞춰 감태를 채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내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서산시 대산읍에 위치한 웅도 가는 길입니다. 멀리 작은 배 뻘에서 바닷물을 기다리고, 멀리 희미하게 감태를 채취하는 분들이 보입니다.
제가 뻘에는 도저히 들어갈 수 없어 밖에서 기다리면서 작은 섬마을 웅도를 구경한 후에도 여전히 바다에서 감태를 채취하던 분들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밀물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뻘에서 나와야 하는 시간,
멀리 빨간 대야에 감태를 실어 나르는 부부를 따라갑니다. 추운 날씨에 허리 숙여 감태를 채취하느라 몸이 굳었을 텐데 감태를 나르느라 너무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뻘에 들어가서 걸을 수 있는 자신이 없어 밖에서 차로 옮기는 일이라도 돕기로 하고 조금 기다리니 두 분이 뻘에서 감태를 모두 옮기셨습니다.
생활의 지혜라 할까요, 빨간 대야가 너무 소중하게 사용됩니다. 뻘에서도 감태를 나르는 자가용이었는데 감태를 끌어올리는 기중기 역할도 합니다. 할아버지가 뻘에서 감태를 실어주면 할머니가 차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감태를 채취하는 모습에서 평생 농사일로 허리가 굽으셨던 아버지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저도 본격적으로 돕습니다. 감태를 하나 올려주면 빨간 대야를 끌어올리는 작업이었는데 숨이 헐떡거리기 시작하고 양팔에 힘이 빠져가는 걸 느끼지만 젊음의 패기로 열심히 끌어올려 봅니다.
뻘흙과 감태가 엉켜있어 그 무게가 상당했습니다. 처음에는 우습게 생각했는데 허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옷은 뻘흙에 난장판이고 ~
이제 끌어올린 감태를 차에 옮기는 시간, 옷을 너무 많이 버려 미안하다면서 두 분께서 한사코 차에 싣는 것은 본인들이 해도 된다 하면서 싣습니다. 카메라도 뻘흙 범벅 ~~
그래도 기분 좋게 마지막까지 도와드리고 두 분의 사진을 담아봅니다. 오늘 집에서 작업을 하면 함께 가서 작업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데 오늘은 어려워서 하지 못하고 내일 작업을 하신다는 하고 미안해하셨습니다. 아쉽기는 했지만 지금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서해바다를 지키는 모습을 보았으니 만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