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백화정’에 같이 오르던 친구야, 보고 싶구나.

2022.01.30(일) 15:02:03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백화정에같이오르던친구야보고싶구나 1 

추위가 계속되던 지난 20()은 절기상 끝추위인 대한(大寒)이었다. 소한에도 맹추위는 강력했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소한은 추위의 대왕마마 격이다. 하지만 올해 대한추위는 소한 못지않았다. 추위로 몸이 움츠러들었지만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르렀다.

 

1

▲ 부소산 오르는 길 

1

▲ 백화정


오후 2시 넘어서 도착한 부여 부소산을 오르는 길은 언제나 특별하다. 부소산성 북쪽 금강변의 가파른 바위 위에 육각형의 정자인 백화정(百花亭)’을 바라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40 여 년 전, 갈래머리를 땋은 두 여고생의 소풍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리며 백화정 현판아래 기념사진을 찍어주던 친구생각이 났다.

 

백화정에같이오르던친구야보고싶구나 2


백화정이란 이름은 중국의 시인 소동파의 시 강금수사백화주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진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08호 백화정은 나당연합군의 공격으로 사비성이 함락되고 4000명의 적은 군사로 백제의 장군 계백은 황산벌에서 싸웠으나 성문은 부서졌다.

 

1

▲ 낙화암

1

 

부소산 뒤의 낙화암은 백제시대 궁녀들이 나라의 망함을 탄식하며 바위에 올라 몸을 던진 곳이다. ‘어떻게 3000 궁녀가 저 강물에 다 빠질 수 있을까. 강이 그리 깊지 않고 물이 많은 것도 아닌데...’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만 학습하다가 실제 낙화암을 바라보면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백화정은 이곳에서 죽음으로 절개를 지킨 궁녀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조선지지자료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1

▲ 강과 하늘이 같은 빛깔로 서로를 비추고 있다.


가파르고 그늘진 바위 위에는 아직도 내린 눈이 녹지 않아 하얗게 남았다. 한겨울 소나무가 멍든 것처럼 더 푸르게 보이는 것은 백제의 슬픈 역사를 되새기면서 보기 때문일까. 하늘과 강물이 같은 빛깔로 서로를 비추고 있는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고 있자니 머릿속이 맑아진다.   

백화정에같이오르던친구야보고싶구나 3

백화정에같이오르던친구야보고싶구나 4


부소산성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한 누각은 사자루이다. 알림표지판에도 분명 사자루로 돼있다. 근데 누각의 한자는 아무리 봐도 사비루(泗?樓)’. 충남문화재자료 제 99호인 사자루의 현판은 왜 사비루라고 써 놓고 사자루라고 읽는 걸까.

 

1

▲ 발굴조사 관계자들

 

백화정에같이오르던친구야보고싶구나 5

1

▲ 백제왕도 핵심유적발굴조사현장 


부소산성의 발굴조사 현장이 있는 곳엔 백제왕도 핵심유적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기간은 지난 해 5월부터 12월까지라고 되어 있지만 추운 날씨에도 관계자 분들이 움직이고 있었다발굴을 통해 조상들이 살았던 모습과 역사기록에 빠지거나 남아있지 않은 것들을 알 수 있다. 조상들이 살았던 생생한 모습과 소중한 유산을 후세대들이 보고 배우기 위한 발굴 작업은 잃었던 역사를 되찾는 일이다.

 

1

▲ 내려가는 길  

백화정에같이오르던친구야보고싶구나 6


1

▲ 한옥카페


백화정에같이오르던친구야보고싶구나 7


해가 지는지 부소산의 기운이 서늘하게 다가왔다. 산을 내려와 가까운 곳의 한옥카페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주문했다. 평일인데도 카페 안의 사람들이 많았다. 마침 밖에서 모닥불을 지피는 곳에서 불멍을 했다.
카페 마당을 떠나지 않는 길냥이는 여태 그래왔듯 손님들이 어루만져도 그러려니 한다.

 

1

▲ 불멍


백화정에같이오르던친구야보고싶구나 8


잣을 띄운 따뜻한 차 한 잔이 목구멍으로 들어가자 가슴이 훈훈해진다. 백화정에 같이 오르던 친구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살고 있을까. 부여를 바라보는 내 눈엔 온통 그리운 친구얼굴이 아련하다.

 
 

황토님의 다른 기사 보기

[황토님의 SNS]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