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통합검색 바로가기
메인메뉴 바로가기
화면컨트롤메뉴
인쇄하기

여행

계룡산 도덕봉에서 얻은 교훈

‘도덕군자’가 된 날 단상

2022.01.30(일) 09:17:19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도덕봉에서 인증샷

▲ 도덕봉에서 인증샷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달력은 이미 2022년 1월을 시작했다. 그러나 설날을 지나야만 비로소 명실상부 한 해를 시작한다고 보는 게 우리네의 일반적 정서다.
‘설날’은 바로 우리나라 최대 명절의 하나로 정월 초하룻날이다.

가파른 산행

▲ 가파른 산행


설날을 앞두고 계룡산 도덕봉을 찾기로 했다.
한 해의 설계 겸 포부를 다지기 위한 포석의 일환이었다.
평소 도타운 정리를 자랑하는 지인 셋과 자주 만나는 터다.
그중 한 분이 “계룡산 도덕봉을 올라야만 비로소 도
덕군자(道德君子)가 된다”고 꼬드겼다.

계룡산 등산 이정표

▲ 계룡산 등산 이정표


도덕군자는 도학(道學)을 닦아 덕이 높은 사람을 뜻한다.
‘도학’은 유교 도덕에 관한 학문이다.
이기설(理氣說)과 심성론(心性論)에 입각하여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중시하는 실천 도덕과 인격과 학문의 성취를 역설하였다.
 

든든한 119 산악구조함

▲ 든든한 119 산악구조함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기에 들어와 조선의 통치 이념이 되었고, 조선 성리학으로 체계화되었다.
평소 무지한 터여서 도학까지는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도덕봉에 오르면 도덕군자가 된다는 감언이설(?)에 그만 귀가 솔깃했다.
 

가리울 삼거리 안전쉼터

▲ 가리울 삼거리 안전쉼터


연일 거듭된 과로에 지쳤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무리한 산행을 시작했다.
손과 귀를 칼처럼 베는 차가운 산바람을 무시했다.
가파른 골짜기를 오를 적에는 기운이 쇠잔하여 몇 번이나 다리가 풀리는 위험과 조우했다.
 

뿌리의 강인함에서 끈기를 배우고

▲ 뿌리의 강인함에서 끈기를 배우고


그렇지만 도덕군자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묵묵히 산행을 계속했다.
1시간 이상을 올라 드디어 도덕봉(道德峰)에 닿았다.
도덕봉은 높이가 535m이며 계룡산 천황봉에서 천왕봉, 황적봉을 지나 민목재를 넘은 후 관암봉과 백운봉(관암산)에서 좌측으로 갈라진 산으로 계룡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척박한 토양을 탓하지 않는 겸손한 나무

▲ 척박한 토양을 탓하지 않는 겸손한 나무


봄철에는 진달래가 붉게 물들고 산벚꽃이 많이 핀다.
남쪽에 수통골을, 북쪽으로는 도덕골을 품고 있다. 옛날에 이 골짜기에는 도독(都督)이 많이 살고 있던 데서 산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도독은 과거에 각 주(州)의 으뜸 벼슬이었으며 백성을 통틀어 거느리고 감독하였던 직책이었다.
 

봄을 부르는 금수봉

▲ 봄을 부르는 금수봉


도덕봉을 조금 지나니 돌탑이 눈에 들어왔다.
설날에도 코로나로 인해 귀향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손자 손녀의 무탈을 빌며 돌을 그 위에 얹었다.
다음으론 빠르면 올봄에 발간될 다섯 번째 저서의 소위 ‘대박’을 발원했다.  

돌탑에서 소원을 빌고

▲ 돌탑에서 소원을 빌고


더 걷다가 바위에 잠시 앉아 지친 심신을 쉬자니 참요기(참에 허기를 면하려 먹는 음식)가 간절했다.
서둘러 온 탓에 수중엔 아무것도 없었다. 마침맞게 저만치서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미안하지만 사탕이라도 있으시면...”
 

가파른 산길은 조심이 제일

▲ 가파른 산길은 조심이 제일


대체로 등산객은 고운 요산요수(樂山樂水) 마인드로 손이 크다.
그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사탕과 과자, 초콜릿까지 마구 투척했다.
덕분에 겨우 기운을 차리고 하산(下山)을 시작했다.  

“계룡산 설국으로 오세요”

▲ “계룡산 설국으로 오세요”


하산은 겸손과 도덕, 허심(虛心)이 관건이라는 교훈을 던진다. 욕
심을 부리거나 서두르다 보면 자칫 낙상하기에 십상이다. 계룡산 곳곳에 적절하게 설치된 밧줄을 생명줄로 여기며 조심스레 산을 내려왔다.
 

가파른 산길은 조심이 제일

▲ 가파른 산길은 조심이 제일


여름이면 콸콸콸~ 소리도 요란한 계곡은 여전히 얼음으로 꽁꽁 유배되어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해빙(解氷)이 시작되어 졸졸졸~ 소리까지 귀를 즐겁게 했다. 예약한 식당으로 들어섰다.

“오늘은 우리 모두 계룡산 도덕봉까지 올라 비로소 도덕군자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더 고상하고 품위 있는 삶을 삽시다.”라는 건배가 이어졌다. 계룡산으로 비상하는 까치들이 “요즘 보기 드문 멋진 분들”이라고 깍깍거리며 합창했다. 

계룡산 국립공원 안내도

▲ 계룡산 국립공원 안내도

 

홍경석님의 다른 기사 보기

[홍경석님의 SNS]
  •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kyungseok.hong
댓글 작성 폼

댓글작성

충남넷 카카오톡 네이버

* 충청남도 홈페이지 또는 SNS사이트에 로그인 후 작성이 가능합니다.

불건전 댓글에 대해서 사전통보없이 관리자에 의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