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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상서로운 땅 서산을 걷다

2021.10.19(화) 17:28:40 | 설산 (이메일주소:ds3keb@naver.com
               	ds3keb@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상서로운 땅 서산의 아름다운 곳을 모아 놓은 서산 9경 중 아직 발걸음을 해보지 못한 곳이 있어 찾아가는 34번 국도를 달리면서 본 하늘은 맑고 높고 푸르다.

서산으로 가는 도로에서 본 하늘▲ 서산으로 가는 도로에서 본 하늘

코로나 시대, 아무렇지도 않게 어딜 나서기가 망설여지기도 하였지만, 주말이면 텃밭의 농작물을 돌보아야 하는 날들이 늘어가면서 길 위에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오랜만에 차를 달리면서 보는 주변의 들판은 그날이 그날 같았지만, 어느덧 계절이 바뀌어 있었다.

대산으로 가는 38번 국도를 갈아타고 달리다 본 당진 송악 현대제철소 앞 긴 도로 양편에는 노조의 요구사항 걸린 수없이 많은 현수막이 붙어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해 보여도 치열한 삶의 현장을 지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이 길의 끝 독곶리에는 몽돌해변과 바다에 코를 박고 있는 코끼리 바위가 유명한 서산 9경 중 제7경인 황금산이 있다. 황금산에 오르기 위해 도착한 주차장에는 지난 밤 차박을 했는지 차와 연결된 텐트 안에는 아침 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도 보이고 황금산으로 가는 길가 가게에는 물건을 내놓으며 장사 준비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방역수칙에 따라 발열 체크를 하고 몽돌해변으로 가기 위해 소나무가 주를 이루는 완만한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황금산 등산 안내도▲ 황금산 등산 안내도

황금산 소나무 숲길
▲ 황금산 소나무 숲길

배낭을 멘 등에 땀이 나기도 전에 도착한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바라다본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아침 바다는 고요하다. 몽돌해변으로 내려가는 언덕 풀숲에는 노란 야생 국화가 ‘나를 봐주세요’라는 듯 얼굴을 내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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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걸을 때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둥근 돌이 밀려나 중심 잡기 쉽지 않은 몽돌이 깔린 몽돌해변에는 바다가 그리워 찾아온 사람들이 걷기도 하고 바다를 향해 앉아있기도 하고 유명한 코끼리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시월의 한때를 보내고 있다.

몽돌해변의 몽돌 ▲ 몽돌해변의 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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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산 코끼리 바위
▲ 황금산 코끼리 바위

발끝에 차이는 매끈한 몽돌 하나를 들어본다. 얼마나 오랜 세월 파도에 부딪히고, 돌들 사이에서 부딪히고 훑고 지나간 바람에 닳고 또 닳아 이렇게 부드러워졌을까, 맞을수록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워진다는 것을 알게 되고, 썰물 때라 물이 빠진 바다에 코를 박고 물을 마시고 있는 듯한 코끼리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 물을 다 마시고 나면 코를 들어 올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몽돌해변의 몽돌
▲ 몽돌해변의 몽돌

황금산 코끼리 바위
▲ 황금산 코끼리 바위

이 해안에는 코끼리 바위뿐만 아니라 특이하게 바닷가 바로 곁에 붉은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해안절벽이 눈길을 끌고 흙이라고는 한 줌도 있을 것 같지 않은 절벽 바위틈에는 소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다.

황금산 해안절벽
▲ 황금산 해안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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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으로 내려오는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 끝골로 갔다. 코끼리 바위가 있는 몽돌해안과는 달리 사람들이 없는 바닷가는 황량하다. 이 황량한 끝골 해안 절벽 바위틈에는 소금기 밴 거친 바람을 맞으며 자란 해국이 보라색 꽃을 피웠고, 해변을 걷다 보면 물 빠진 바닷가 돌 틈 사이에는 작은 고동이 옹기종기 모여 나름의 생을 이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산길을 걷다 보면 어디로 그렇게 부지런히 가는지 바다를 떠난 붉은 집게발을 가진 작은 게들이 산을 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황금산 해안절벽에 핀 해국
▲ 황금산 해안절벽에 핀 해국

황금산 해안절벽에 핀 해국
▲ 황금산 해안절벽에 핀 해국

황금산 해안절벽에 핀 해국
▲ 황금산 해안절벽에 핀 해국

야트막한 산의 높이에 비해 높이 올라간다는 느낌이 드는 황금산 정상에 올라 넓게 펼쳐진 가로림만 바라보니 예나 지금이나 물고기가 많이 잡히는 풍요로운 황금바다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황금산 정상▲ 황금산 정상

황금산을 내려와 찾아간 서산 9경 중 제9경에 해당하는 삼길포항 초입에 늘어선 활어회를 썰어 파는 배에 사람들이 찾는 모습에서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등대로 가는 방파제 주변에는 차박을 하며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삼길포항 선상 생선회 매장▲ 삼길포항 선상 생선회 매장

이런저런 모습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걷는 그때 휘어진 낚싯대의 줄을 감으며 한동안 씨름한 끝에 팔뚝만 한 숭어를 낚아 올린 낚시꾼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축하의 박수를 받으며 숭어를 들어 보인다. 근래 이곳저곳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은 많이 보았어도 고기를 낚아 올리는 모습은 실로 오랜만에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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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방파제 끝에 있는 등대를 향해 걷다 보니 이번에는 방파제 아래서 큼지막한 광어를 올리는 낚시꾼이 또 있다. 황금산에서 가까운 주변 바다는 고기가 많은 황금바다라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모양이다. 고기를 잡은 사람도, 주변에서 낚시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모두가 즐거운 평온한 휴일 삼길포항에는 웃음꽃이 만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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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을 마치고 항구로 들어오느 배
▲ 조업을 마치고 항구로 들어오느 배

언제나 그랬듯이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사람의 삶은 이렇게 이어지고 또 지나가고 흘러가는 모양이다.

- 황금산 : 충남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 삼길포항 : 충남 서산시 대산읍 화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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