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군 홍북읍 중계리 홍천마을에 자리 잡은 '이응노의 집'은 2011년 11월에 개관하여,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예술은 자신의 뿌리를 드러내는 작업입니다. 나는 충남 홍성 사람입니다."라는 고암 이응노의 말을 기억하며, '내가 살았던 곳은'이라는 주제로 개관 10주년 기념 전시를 하고 있네요. 이번 전시는 고암 이응노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고암 이응노는 1904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났습니다. 첫 번째 전시관에는 연보가 정리되어 있습니다. 곡절 많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을 모두 겪으시고, 1960년에는 프랑스로 건너가 정착하였습니다.
전시 중인 사진에서 1992년 프랑스에서 이응노를 기념하고 한국을 알리기 위해 지은 '고암서방'이라는 이름의 한옥 건축 사진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건축한 한옥 재료를 모두 프랑스로 가져가, 프랑스 현지에서 다시 조립한 건물이라고 합니다. 정말 귀한 역사적 자료네요.
전시 안내자료에는 '힘들었던 시기를 지나 머나먼 타향에서 눈을 감은 그에게 고향은, 예술창작의 원천이자 늘 그리움의 대상이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마도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었기에 더욱 고향이 그리웠겠지요.
1943년 작품 '어머니'라는 작품 앞에서 오래 머무르게 됩니다. 소박한 색과 선으로 그려진 그림에서 먹먹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닭과 병아리가 뛰어노는 고향의 마당은 참 정겹습니다. 은은한 담채화의 느낌이 고암 이응노의 후기 대표작품과는 다른 느낌입니다. 실제를 관찰하여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만의 그림체를 발견했을 것 같습니다.
'이응노의 집' 생가 뒤쪽으로는 대나무 숲이 있습니다. 고암 이응노는 대나무를 계속 그려왔습니다. 제3 전시실에는 1969년에 수묵으로 그린 대나무 12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수덕사 입구 '수덕여관'에 있는 암각화을 탁본한 작품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고암 이응노 생가 기념관은 건축상을 받은 작품답게,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고 기념관 안에서도 외부와의 빛과 경관이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전시장 한쪽에는 제19회 전국 고암 이응노 미술대회 입상작도 전시 중입니다. 아동들이 그린 작품이 다채롭습니다. '이응노의 집'은 매년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을 미술대회를 마련하여 다음 세대가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죽순이 쭉쭉 뻗어 나오는 대나무 숲이 청량하게 푸른빛으로 반짝이고 있습니다.
'이응노의 집'은 고암 이응노를 기리는 기념관이며 미술관 일뿐 아니라, 홍천마을이 다양한 예술 활동을 품으며 다양한 예술 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입주 작가 스튜디오, 천연 염색, 목공, 서예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 홍성 주민들과 청소년들이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연잎이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7월에는 연밭 가득 연꽃이 피고, 산책로에는 수국도 만발할 것입니다.
홍성 사는 시민들에게 '이응노의 집'은 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희 가족도 계절마다 '이응노의 집'을 찾아,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새로운 전시를 보며 문화적 갈증을 채운답니다.
산딸나무, 배롱나무, 버드나무가 늘어진 연밭, 넓고 잘 가꾸어진 잔디 밭. 편안하고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긴 의자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조용히 쉴 수 있었습니다. '이응노의 집'을 방문하여, 작품 전시도 관람하고 자연 속에서 편안한 시간을 가져보세요. 조용하게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응노의 집
관람시간 : 하절기 (3월 ~ 10월) 오전 9시 ~ 오후 6시
휴관일 : 매주 월요일
찾아가는 길 : 충남 홍성군 홍북읍 이응노로 61-7 (041-630-9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