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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의좋은 순교자'로 불리는 복자 두 분

예산 대흥봉수산순교성지

2021.05.05(수) 08:54:32 | 안개비 (이메일주소:hae041@naver.com
               	hae041@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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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

따뜻한 봄날 예산 봉수산 자락의 대흥슬로시티를 찾았는데 이곳에 있는 천주교 성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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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

사진에 보이는 곳이 모두인 작은 천주교 순교 성지에는 사촌 간인 두 분의 복자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다른 표현으로 '의좋은 순교자'로 불리기도 하네요. 
왜 그런 별칭이 생겼을까 하는 호기심에 주변을 살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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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좋은 형제상

그 호기심은 봉수산 순교성지 바로 아래에 있는 의좋은 형제공원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곳 대흥면은 과거 이성만과 이순 형제의 지극한 효심으로 연산군 3년(1497년)에 효제비가 내려지기도 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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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4년 발행된 국어 교과서

우애가 깊었던 형제는 추수가 끝난 어느 날 밤중에 서로를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곡식을 갖게 하고자, 형은 아우의 볏단에 아우는 형의 볏단에 벼를 나르다 서로 만난다는 내용으로 1964년부터 2002년까지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그 이야기가 실렸었고,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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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

이제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를 둘러봅니다.

이곳은 '대흥 형옥원'이라 불렸던 곳으로 죄인들을 가두는 옥, 고신과 형벌을 가하는 환토를 말한답니다. 
조선시대 대흥군의 옥은 옥담 거리에, 처형장은 예당호 내천변에 있었으나, 이 같은 형옥 시설은 그 시대 대흥군의 위상과 역사, 문화, 그리고 한국 초기 천주교를 이해하는데 중요하므로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에 이를 재현하였다네요.

십자가를 올린 입구를 지나면 성모마리아 상과 주변으로 사형, 형벌, 고신(고문)에 대한 해설판이 있으며, 성지 둘레로는 '십자가의 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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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옥 

안으로 더 들어가니, 대흥옥(大興獄)이 자리합니다.

해설판의 내용을 옮깁니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이승의 지옥인 옥에는 옥중오고가 있다고 했다. 곧 큰칼·갈취·질병·추위와 주림·무기이다. 그 중 출옥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유체고(留滯苦)가 으뜸이라 했다. 천주교인들과 같은 양심수들에게 옥중오고가 길어지면 신념을 버리고 배교하거나 끝까지 믿음을 지켜 순교하였다. 신유박해(1801) 때 대흥인 복자 김정득 베드로와 여사울인 복자 김광옥 안드레아는 공주 무성산에서 잡혀 대흥과 예산에 투옥되었다가 홍주·청주·포청옥으로 이송되며 긴 옥고를 치루었다. 마침내 두 분은 대흥옥과 예산옥에서 각각 마지막 밤을 보내고 1801년 8월 25일 정오에 대흥과 예산 형장에서 참수되어 '의좋은 순교자'가 되었다.(순조실록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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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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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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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옥

대흥옥 입구에 '내일 정오 천국에서 다시 만나세!'라는 글귀에 오싹함이 전해지며, 이내 처연함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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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자 김정득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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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자 김광옥 안드레아

대흥옥 안에 계신 두 분의 복자를 만나며, 잠시 고개 숙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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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원 안 마당 

대흥옥 안 마당 담장 아래에 피어난 민들레 꽃말(행복, 감사하는 마음)처럼, 그때 그분들의 순교가 있었기에 지금처럼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지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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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

전에 우사(牛舍)였던 자리에 세워진 작은 성당이 보입니다.

우연히 뵙게 된 신부님께 전해 들은 이야기로, 처음 이곳에 성지를 조성하기 위하여 땅 매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투기로 오해를 하여 주민들과 많은 마찰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5년여에 걸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대흥 출신 순교자 7위'를 현향하는 성지 조성을 마쳤으며, 2019년 5월 6일 축복식을 진행할 때, 전국에서 1,4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하였는데, 차분하고 조용하게 축복식이 진행되었으며, 많은 인원이 돌아간 자리에 주변이 깨끗함을 본 주민들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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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당 

군더더기 없이 깨끗하게 단장된 작은 성당의 모습이며, 성지 축복식 이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찾는 이가 없는 날도 자주 있으리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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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

대흥 출신 순교자 7분을 현향하는 예산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를 돌아보니, 대흥 출신 복자 김정득 베드로와 여사울 출신 복자 김광옥 안드레아가 죽음을 앞두고 대흥과 예산으로 헤어질 시간이 되자, 약속이나 한 듯이 손을 마주 잡으며 했던 작별 인사가 들리는 듯하네요.

"내일 정오, 천국에서 다시 만나세!"  


대흥 봉수산 순교성지
 - 소재 : 충남 예산군 대흥면 의좋은형제길 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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