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니 집안 정리로 분위기를 바꿔 보려는 분들 많으시지요? 저도 오래 묵은 책을 정리하자고 꺼내 놓았다가 결국 다시 책장에 꽂고 말았습니다. 20년 전 접했던 파란 눈의 현각스님 이야기는 인생에 대해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계룡산 무상사는 그 파란 눈의 스님들이 수행을 하는 국제숭산센터로 2000년 계룡시 향적리에 건립되었습니다.
 

▲현각스님의 저서 '만행'
 
날씨가 풀리니 봄꽃 소식이 이어져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봄이 되자 미세먼지로 뒷산이 흐릿해 보일 때도 많은데요, 그래서 하늘이 파란 날은 어디든지 나들이라도 하고 싶어집니다. 우리 계룡시의 뒷산 계룡산자락에서 뻗어나온 향적산 아래 무상사는 시간이 날 때면 자주 걷는 길 끝에 있습니다. 제가 계룡산 아래에 터를 잡은 지 20여 년 동안 시골 동네였던 향적산 아래에는 대형 요양병원과 전원주택, 커피숍들이 들어섰습니다.
  

▲향적산 무상사 가는 길
 

▲향적산 아래 한옥 카페
 
무상사는 향적산 등산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향적산은 계룡산 국사봉으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향적산에 오르면 북으로 능선을 따라 계룡산 천황봉이 보입니다.
 

▲국제선원 무상사 입구
 
계룡산은 예로부터 기운이 강하여 많은 영적 수행자들이 모여들던 곳입니다. 500여 년 전 무학대사는 이곳에서 800명의 위대한 법사가 나와 세상을 구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2000년 숭산스님은 이곳에 아시아 지역 관음 젠스쿨의 본원인 국제선원 무상사를 건립하였습니다. 매년 전 세계에서 많은 수행자들이 이곳을 찾아 수행을 합니다.
 

▲계룡산 무상사
 

▲무상사 '묵언' 안내
 
숭산스님은 서양에 선을 포교한 첫 번째 한국 선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1972년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국제선원인 '프로비던스 선원'을 건립한 이후 제자들과 함께 전 세계에서 선수행을 이어갔습니다. 자신의 본성을 찾아 지혜와 자비로써 이 세계를 도울 수 있게 하는 것이 관음 젠수쿨의 정수라고 합니다.
 

▲계룡산 무상사
 
무상사는 작은 사찰이라 잠깐 언덕배기를 오르면 대웅전에 다다릅니다. 사찰 입구의 현대식 건물인 종무소와 스님들이 수행하는 건물, 그리고 대웅전과 산신각이 전부입니다. 높게 쌓아올린 축대는 20년 동안 담쟁이덩굴이 촘촘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무상사 대웅전
 

▲무상사 대웅전
 
대웅전에는 독경 소리가 낭랑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봄볕이 포근한 양지쪽에 편하게 앉아 있으니 산에서 듣는 목탁소리와 독경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무상사를 건립한 숭산스님의 영정도 대웅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독경 중인 스님
 

▲숭산스님 영정
 
대웅전 처마에는 여섯이나 되는 용머리가 밖을 향하고 있는데요, 처마 끝에 서면 향적산에 이르는 산의 능선이 가까이 보입니다. 무상사 대웅전의 문은 꽃문살인데요, 안팎은 유리로 막아 놓았습니다. 아마 산속의 추위를 막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계룡산 무상사
 

▲무상사 꽃문살
 
향적산은 작년에 이어 치유의 숲 조성공사가 한창입니다. 숲으로 향하는 길을 내고, 치유체험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치유의 숲이 완공되면 계룡시민뿐만 아니라 인근 도시에서도 힐링을 위해 숲을 찾는 분들이 많이 찾을 것 같습니다.
 

▲계룡시 향적산 치유의 숲 조성 안내문

계룡산 무상사
-소재: 충남 계룡시 엄사면 향적산길 129
-문의: 042-841-6084, 1202
-주차: 사찰 아래 주차장 여유
-홈페이지: https://www.musangsa.org/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