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맞춰 친정에 다녀오겠다는 아내를 배웅하러 계룡역에 들렀습니다. 기차를 탈 일이 없다 보니 언제 타 보았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요, 기차는 추억이고 설렘인 것 같습니다.
 

▲계룡역 승강장에서
 
일반 창구는 한산해도 병영 열차인 TMO 부스는 붐비는 곳, 바로 계룡역입니다. 2003년 9월 논산시 두마면에서 계룡시로 승격되고 난 후 2004년 4월 기존 두계역은 신청사를 짓고 이전했습니다. 이후 2005년 계룡역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계룡역 전경
 
작은 역이지만 국방도시 계룡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KTX도 정차하는 역이 되었습니다. 두계역은 역사적으로는 유래가 오래된 역입니다. 1911년 7월 대전에서 목포를 잇는 호남선을 부설하면서 만들어졌으니 10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이 지역의 이름은 두마면인데요, 팥이 많이 생산되는 곳이었는지 팥거리라고 합니다. 지금은 쇠락해서 옛 거리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과거 남쪽으로 내려가는 모든 차량은 이 마을을 지나가야 했지요. 
 

▲두마면(팥거리 마을) 유래
 
에스컬레이터가 있지만 계단을 오르면 수명이 길어진다는 안내문을 읽으며 계단을 다 오르니 제 수명은 무려 238초가 길어졌다고 합니다. 나름 뿌듯한 마음으로 대합실을 들어섭니다. 
 

▲계룡역 대합실 가는 계단
 

▲계룡역 계단
 
코로나 시대라 각종 개인방역에 신경을 쓰고 매표 창구로 향합니다. 창구는 달랑 하나만 열려 있었는데요, 평일 낮시간은 한적합니다. 기차 시간이 되어 승강장으로 향합니다.
 

▲계룡역 매표 창구
 

▲계룡역 대합실
 
경부선에 비하면 호남선은 운행 횟수도 정말 적습니다. 더구나 작은 역이라 그냥 통과하는 기차도 많아서 계룡역에서 기차를 이용할 때는 미리 시간을 잘 확인해야 합니다. 사실 요즘이야 코레일 어플로 예매를 하니 창구를 이용할 일이 별로 없긴 하겠습니다만. 
 

▲계룡역 호남선 시간표
 

▲계룡역 호남선 고객운임표
 
날렵하게 생긴 KTX를 한 대 보내니 빨간색 정겨운 기차가 플랫폼에 들어옵니다. 대학 때만 해도 무궁화 기차가 새로 나왔다고 급행열차라고 했는데, 지금은 제일 느린 기차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관광지를 운행하는 클래식 기차로 다시 태어나고 있기도 하지요. 
 

▲계룡역 승강장
 
계룡역 표지판에서 남쪽으로는 개태사역, 북쪽으로는 흑석리역 이정표가 보입니다. 두 역은 모두 폐역이 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곳입니다. 호남선은 계룡시의 신도역, 논산시의 개태사역, 부황역, 채운역이 사라졌습니다. 
 

▲역 표지판
 
기차 뒤꽁무니만 바라보다가 대합실로 돌아오니 그제서야 계룡시의 문화유산 소개와 작품 전시관이 보이네요. 계룡은 조선시대 도읍으로 물색되어 궁궐 기초 공사를 했던 신도 주춧돌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곳입니다. 또한 조선시대 예학의 대가 사계 김장생 선생의 사계고택(은농재)과 김씨 부인의 열녀비가 남아 있습니다. 물론 가을에 열리는 지상군 페스티벌로 국방도시의 면모를 보여주는 곳이지요.
  

▲계룡시 안내
 

▲계룡역 작품 전시관
 
계룡문인협회 전시작품을 천천히 둘러봅니다. 글자는 내용뿐만 아니라 쓰는 것 자체가 정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계룡역 작품전시관
 

▲계룡역 작품전시관
 
나오는 길, 역광장에 2021년 계룡 세계군문화엑스포 안내판이 보입니다. 부디 내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어서 모든 것이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역광장에 서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며 새로운 희망을 가져 봅니다.
 

▲계룡역 광장 크리스마스트리
 
계룡역
-소재: 충남 계룡시 두마면 팥거리로 95
-문의: 1544-7788
-주차장: 역앞 주차금지구역, 인근 전용 주차장 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