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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공주 원도심 골목에서 찾은 옛 추억

옛날 학창 시절 이야기

2020.12.07(월) 22:28:23 | 잔잔한 미소 (이메일주소:ih2oo@hanmail.net
               	ih2oo@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주(公州) 원도심 골목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붙은 추억의 그림이나 사진·글을 만날 수 있는데, 공주에서 학교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발걸음을 멈추고 추억에 잠기게 된다.
 
공주는 전통적으로 교육도시라고 하는데, 공주 시내에 좋은 학교가 많고 그만큼 학생들도 많아서 그런 것 같다. 좋은 학교가 많으니까 공주로 유학 오는 외지 학생들도 많았다.
 
나는 지금부터 60년 전에 공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내가 다닌 학교가 좀 괜찮은 학교라서 그런지 몰라도 우리 반 50명 가운데 14명만 빼고 36명이 공주 이외의 타 시·군 중학교에서 온 애들이었다. 이들은 집에서 먼 공주에 머물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재워주고 밥 먹여주는 이른바 하숙집에서 다달이 하숙비를 내며 지내는 하숙생들이었다.
   
하숙집이 많았던 공주시 주택가
▲하숙집이 많았던 공주시 주택가
  
특히 고등학교 주변에, 그것도 반죽동과 봉황동에 하숙집이 많았다. 대개 한 집에 3~4명씩 또는 5~6명씩 하숙생을 두었는데, 한 달에 하숙비로 쌀 대여섯 말씩 냈던 것으로 기억된다. 방 하나를 혼자 쓰는 독방도 있었지만, 보통 한 방을 두 명씩 썼으며, 아침저녁은 물론이고 점심으로 도시락을 싸주는 집이 대부분이었다.
 
공주 하숙마을의 일부
▲공주하숙마을의 일부
  
옛날 친구가 하던 하숙집을 찾아봤는데, 한옥들이 들어서고 주변이 많이 변하여 찾기 어려웠다. 
  
공주 원도심의 골목길
▲공주 원도심 골목길
  
요즈음 공주 골목길 담벼락에 걸린 하숙집 아주머니들의 몇 가지 글과 사진을 보자 불현듯 과거 나의 학창 시절이 떠올랐다. 하숙집 아주머니들은 옛날 하숙생들의 빨래며 식사, 난방 등 집 떠난 객지 학생들을 위해 고마운 배려들을 베풀던 분들이었다.
 
하숙집에 얽힌 이야기
▲하숙집에 얽힌 이야기
  
집에서 다니던 공주 학생들은 학교 끝나면 집 농사일 도와드리며 4~5km씩 걸어서 통학하며 어렵게 공부하였지만, 하숙집에서 오로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하숙생들이 다 우등생이었을 텐데 나름의 집 떠난 심적인 고생도 많았으리라 본다.
 
하숙을 같이하는 친구와는 서로를 속속들이 알아서 아주 돈독한 우정을 나누는 사이로 발전하기도 했던 것 같다. 반면 부모를 떠나 객지에서 자유로워진 생로이 염려되었지만, 관심 가진 하숙집 주인의 잔소리가 고맙고, 지금 생각하면 자유로운 여가를 좀 더 슬기롭게 써서 자기발전의 기회로 삼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공주 하숙마을의 모습
▲공주하숙마을의 모습
  
공주 시내를 흐르는 제민천 따라 옛 하숙문화를 추억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인 공주하숙마을이 조성되어 있다.
 
체류형 관광사업의 육성과 원도심 도시재생의 거점 시설로 관광객에게 추억의 향수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되는 공주시에서는 공주하숙마을 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전시 및 공연 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공주시 당간지주길 21, 041-852-4747, http://hasuk.gongju.go.kr).
 
공주 하숙마을
▲공주하숙마을
  
제민천 대통교와 중동교 사이의 길옆 담장에서 보는 당시 남녀학생들의 모습인데, 재미있는 사진으로 학창 시절 추억이 가슴 뛰게 한다. 또한, 공주하숙마을 2층 높은 곳의 큰 사진도 우리의 젊음을 표시한 추억의 그림이라 할 수 있다.
 
담벼락에 나타낸 남녀학생의 수줍은 모습
▲담벼락에 나타낸 남녀학생의 수줍은 모습
  
건전한 취미로 사귀던 학창 시절
▲건전한 취미로 사귀던 학창 시절
  
우리가 다닐 때 고등학교에는 검은 학생복에 명찰과 배지를, 학생모에는 교표를 붙였다. 공주 시내의 중고등학교 표시와 교훈을 봉황동 어느 골목에 게시한 것을 보았다.
 
공주시내 중고등학교 학교 표시
▲공주 시내 중고등학교 학교 표시
  
봉황동 어느 골목에는 옛날의 내가 졸업한 학교의 졸업 기념사진이 붙어 있어서 어떻게 여기에 이 사진이 게시되었나 생각하니 더욱 더 새삼스러워 보였다.
 
교복에 교표 달린 모자를 쓰고 명찰을 달고 의젓하게 찍은 이 사진을 공주시 어느 골목에 가면 볼 수 있다.
 
1962년 어느 고등학교 학생들의 기념사진
▲1962년 어느 고등학교 학생들의 기념사진
   
당시 학교생활에서 매주 월요일은 실외 조회가 있었는데 전교생이 모두 운동장에 학급별로 집합하여 국기에 대한 경례부터 시작해 식의 순서대로 교장 선생님 훈화말씀을 듣고 마지막 전달 사항을 끝으로 조회가 끝나면 행진곡에 맞추어 교실로 입실하던 추억어린 조회 시간이 생각난다.
 
열중쉬어 자세로 듣는 교장 선생님의 긴 훈화는 늘 지루했었고, 모두 검은 제복에 절도 있는 거수경례 모습은 당시의 규율이었기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즈음 학생들은 상상도 못 할 너무도 큰 차이다.
  
전교생이 모인 조회 시간
▲전교생이 모인 조회 시간
  
그리고 밴드부의 추억도 있다.
 
고등학교 때 밴드부에 들어서 대원으로 활동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다. 트럼펫을 중심으로 한 금관악기와 클라리넷 같은 목관악기, 그리고 베이스드럼과 사이드드럼 같은 타악기가 모인 그야말로 브라스밴드였는데 연습 과정이나 행사 참여 때의 단합이나 우애를 잊지 못한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는 4대 국경일은 물론 궐기대회 등 각종 시민행사에 각 학교 밴드부를 맨 앞에 세우고 시가행진을 하였는데, 당시에는 이런 학생들의 행진하는 모습도 시민의 구경거리 중의 하나였다. 방학 때는 늘 합숙을 했는데 자상하신 음악선생님의 정성 어린 지도와 관심이 머리에 남고 열무김치에 고추장 풀어 밥 말아 먹던 당시의 식사 시간은 지금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학창 시절의 밴드부
▲학창 시절 밴드부
  
공주는 유네스코 유산 도시이다.
공주는 교육의 도시이다.
공주의 문화도시이다.
공주 시민의 과거 공주 이야기는 많을 것이다.
숨어 있는 과거 이야기를 찾아내어 미래 발전의 토대를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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