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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낡고 오래된 것들의 소중함을 배우는 '150년 고택 능수옛주막'

2020.12.04(금) 20:30:25 | 여행하는 리따 (이메일주소:dyun06@naver.com
               	dyun06@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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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능소와 박문수의 사랑이야기가 전해지는 삼거리공원 쪽을 산책하다 보면 '능수옛주막'을 만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도 상당히 낡고 오래되어 보이는 고택인데요, 풀이 감싸고 있는 돌담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100년 전으로 돌아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모든 것들이 오래되었습니다. 
 
이곳은 150년 고택을 개조해 40년 동안 주막으로 운영되어 오고 있는데요, 80~90년대 청춘을 이곳에서 보냈던 이들이나 천안을 오갔던 많은 이들 중 이곳에서 막걸리 한 잔 하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로 천안에선 유명한 주막이었습니다. 그때 막걸리잔을 부딪히던 젊은이들은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되었거나 머리 희끗한 노인이 되어 이곳을 다시 방문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 한자리에서 모든 것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 살아가는 요즘,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한 능수옛주막은 잠시 쉼표를 찍어주는 장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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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공기가 볼을 스치는 겨울 날씨지만, 풀이 쌓인 돌담 너머의 능수옛주막의 풍경은 따뜻합니다. 작은 마당에 가득찬 풀과 꽃, 돌, 항아리 그리고 탑. 모든 것들이 잘 어우러져 있는 모습입니다. 어느 것 하나 오래되지 않은 것이 없고,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고 소중하게 가꾸어져 온 것이 느껴집니다. 들꽃이 피어나는 봄이면 능수옛주막은 소담한 아름다움으로 가득찬다고 합니다. 
 
지금 능수옛주막은 주막이기도 하지만 백숙, 김치두부전골, 파전 등을 파는 곳입니다. 오랜 시간 주막을 하며 길들여진 손맛이 깊은 맛을 냅니다. 손님에게 매운 것을 좋아하는지,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지를 묻고 그에 맞춰서 요리를 하기도 합니다. 자신만의 요리를 고집할 수도 있지만, 손님의 취향과 입맛에 맞춰 주기에 더 인간적이고 따뜻한 요리를 내놓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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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은 150년 고택의 것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 오랜 추억이 있는 사람들은 이 방에서 한참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에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머리가 희끗해진 그 시절의 손님들은  20~30대의 자신의 모습을 찾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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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을 둘러보면 볼수록 하나하나 오래된 것들이 눈에 띕니다. 전부 다 주인이 직접 관리하고 구한 것들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제 30대 중반이지만 어렸을 때 집앞에 방앗간이 있어 키를 자주 봤습니다. 소변을 늦게 가려서 어머니가 방앗간에서 키를 빌려와 씌우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이렇게 오래된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곳은, 우리들이 잊고 있던 기억을 꺼내어 주니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너무 바쁘게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며 지칠 때, 추억 켜켜이 쌓인 능수옛주막은 마음의 안식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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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을 때면 대청마루로 나와 잔을 기울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처럼 쌀쌀한 날씨에도 옛 추억에 취해 야외에서 상을 벌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주막 안쪽으로 들어오면 고택 옆쪽에 또 다른 정원이 있습니다. 오래된 돌과 여러가지 풀, 항아리로 꾸며진 곳입니다. 무질서 속의 질서가 보이는 정원과 집이 참 잘 어우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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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됐을지 모르는 지게와 소가 끌던 마차까지 볼 수 있으며, 100년도 넘은 물건들이 이곳 저곳에서 발에 걸리듯 보이는 곳입니다. 정말 시간이 멈추어 버린 것 같은 이 곳을 둘러보니 지쳐 있던 요즘 저에게 작은 힐링이 되었습니다. 또 기타를 치며 따뜻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주막 주인도 이곳을 또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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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집이었던 외할머니 집엔 외양간도 있었고, 이렇게 천장에 이것 저것 매달아 놓으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외할머니가 사랑받을 뜨겁게 달궈 놓으시면 사촌들과 신나게 뛰어놀았던 기억도 나네요. 30대 중반 아이를 키우며 바쁜 생활을 하다보니 잊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소중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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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수옛주막은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있음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켜켜이 쌓여 있는 곳입니다. 추억의 소중함과 오래된 것들을 소중히 가꾸려는 이들의 마음이 머무는 곳, 바쁘게 달려온 일상을 잠시 내려 놓고 막걸리 한 잔으로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는 곳, 능수옛주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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