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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계룡산과 박정자 블루스

2020.12.03(목) 05:27:31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공사가 한창인 박정자 삼거리
▲공사가 한창인 박정자삼거리
 
충남지방하천 용수천
▲충남지방하천 용수천 
 
공주 지역으로 흘러 들어가는 용수천의 맑은 물
▲ 공주 지역으로 흘러 들어가는 용수천의 맑은 물
 
박정자라는 여자가 있었다. 성격이 맑고 외모도 밝았다. 하루는 일변(一變)하여 분홍색 원피스에 머리까지 미용실을 다녀왔는지 사자머리가 마치 유명한 여배우와 같았다. 아마도 데이트 상대인 나를 의식한 여자로서의 멋내기 수순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연이 안 되어 더 이상의 진척은 그쳤다.

충남의 명산인 계룡산을 가자면 ‘박정자삼거리’를 거쳐야 한다. ‘박정자(朴亭子)’는 충남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에 위치한다. 계룡산 동학사와 공주시 반포면 공암리, 충남 계룡시로 향하는 삼거리 길목을 일컫는 지명이다.
 
교통학적으로도 마치 ‘천안삼거리’처럼 대단한 요충지다. 처음으로 ‘박정자삼거리’를 찾은 건 얼추 40년에 육박한다. 직장동료들과 소위 단합대회를 한다고 처음으로 계룡산을 찾을 적의 일이다.
 
“소장님~, 여기가 박정자삼거리라는 곳입니다.”
“박정자요? 내가 예전에 잠시 사귀었던 여자인데, 그 여자 고향이 여기인가요?”
 
직원의 설명에 우문현답은커녕 동문서답(東問西答)으로 묻는 바람에 포복절도가 이어졌다. ‘박정자’라는 명칭은 18세기 이 마을에 살던 밀양박씨들이 심은 많은 느티나무 가운데 행인이 쉴 만한 정자나무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용수천의 풍성한 물이 풍년농사의 일등공신
▲ 용수천의 풍성한 물이 풍년농사의 일등공신

박정자삼거리를 중심으로 서쪽으로는 먹뱅이골 또는 묵방산이라고 불리는 지역인 계룡산에 속한 장군봉이 있다. 북쪽으로는 공암으로 가는 길과 금강으로 이어지는 용수천이 있다.
    
계룡산 입구 이정표
▲계룡산 입구 이정표

언제나 우뚝한 계룡산
▲언제나 우뚝한 계룡산
 
대전시 유성구로 들어서는 길목이며 호국보훈의 성지인 국립대전현충원과도 가깝다. 지금도 ‘박정자(삼거리)’는 동학사의 입구로 인식되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곳이다.
 
현재 이곳에 정자는 없고 주변을 넓고 편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난생처음 ‘박정자삼거리’를 찾은 지도 어언 40년에 근접한 걸 보면 세월처럼 빠른 게 또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당시 근무했던 직장에서 사업소장으로 승진한 뒤 직원들과 처음으로 찾은 계룡산은 이후에도 줄곧 내 위안 의 친구로 변함이 없었다. 이러구러 세월은 흘러 두 손을 잡고 계룡산을 같이 찾았던 아이들은 아빠와 엄마가 되어 타지에서 살고 있다. 
 
주변의 목가적 농촌 풍경
▲주변의 목가적 농촌 풍경
 
멀리서 본 계룡산의 위용
▲멀리서 본 계룡산의 위용
  
손자와 손녀가 더 자라면 함께 계룡산을 찾을 요량이다. 충청남도 지방하천인 용수천을 유심히 바라봤다. 맑은 물이 공주 쪽으로 흐르는 걸로 보아 금강(錦江)의 상류로 보여 넉넉했다.
 
한때는 기뻐서, 어느 때는 슬퍼서 찾았던 계룡산. 최근 웃을 일이 별로 없어 침울하다. 이런 마음을 씻어내고자 찾은 곳이 계룡산 초입인 박정자삼거리였다. 나이가 들면 철도 든다 했던가. 
  
공사를 마치면 진입하기 더 수월할 박정자 삼거리
▲공사를 마치면 진입하기 더 수월할 박정자삼거리
 
“안전운전 하세요!”
▲“안전운전 하세요!”

공주 특산 ‘알밤한우’ 광고판
▲공주 특산 ‘알밤한우’ 광고판

사람에게는 기쁨도 슬픔도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지만 슬픔의 순간만을 기억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박정자삼거리를 나섰다. 저만치서 ‘박정자 블루스(blues)’가 고운 멜로디로 느릿느릿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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