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에 더 신경써야 할 요즘이기에
되도록이면 외출을 삼가고 집에만 있다 보니 답답한 마음에
바닷바람 쐬면서 기분전환 좀 해야겠다 싶어
지난 여름에 들렀던 간월암을 겨울이 시작되고 있는 즈음에 다시 찾았다.
간월암은 서산A지구 방조제 중앙에 위치하여
남쪽으로는 약 30km 길게 펼쳐진 천수만이 있고, 북동쪽으로는 간월호가 있다.
바다와 육지와 호수가 잘 어우러진
간월도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는 무학대사가 창건하고,
이후 만공대사가 간월암이라는 암자를 중건하였는데,
간월도는 그 암자의 이름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간월암은 작은 돌섬에 있어 하루에 2번 간조 때면 걸어서 갈 수 있다.
여전히 바다 위에 고즈넉하게 떠 있는 암자의 분위기를 렌즈를 당겨 조망하고,
바다와 가까운 전각의 측면과 바람에 나부끼는 소월등을 바라본다.
오후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윤슬의 속삭임도 느끼면서~
하나하나 정성들여 꾹꾹 눌러 쓴 소원의 말들을 엿보면서 나의 소원은 뭐였더라 잠시 생각해 본다.
법당 앞 250년 된 사철나무는 빠알간 알알이 입을 벌리고 있고,
전에 왔을 때 유심히 못 봐서 몰랐던 소나무가지의 엉킴이 새삼 눈에 들어와
리본 같기도 하고 부처님의 자비로움이 무한대임을 표시하는 것 같아 신비롭게 다가왔다.
기와담장 아래에는 석등과 다양한 모습의 작은 부처님들이 모여 있어 미소를 머금게 하고,
소원성취의 종이 있어 살짝 두드려보니 맑은 소리가 바다를 울린다.
그윽한 향기를 전해주며 피어난 연꽃을 볼 수 없는 계절이기에
유리연꽃으로나마 맑게 빛나는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기분전환도 하고
조용한 사색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