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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계룡산 둘레길에서 아픔과 타협하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계룡산이 그만

2020.11.15(일) 04:57:02 | 홍경석 (이메일주소:casj007@naver.com
               	casj007@naver.com)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달력이 달랑 두 장 남았다. 2020년을 엊그제 시작한 듯 싶은데 벌써 11월 하고도 중순이다. 세월이 화살처럼 빠르다는 걸 다시금 절감한다.
 
올해도 정초엔 2020년 신년 해돋이를 본다며 많은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그 뒤를 이어 급습한 코로나19 사태는 인간의 오만을 경고하는 자연의 꾸짖음이었다.
 
이후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전대미문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정부 주도로 시행됐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시내버스 탑승을 거부당했다.
 
가족 간 식사도, 종교적 모임도, 심지어 자녀의 결혼식과 부모님 상을 당했을 때도 적막강산(寂寞江山)으로 바뀌었다. 가족은 물론이요 동교인(同敎人)과 지인들에게도 감히 그 자리에 참석해 달라고 부탁할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상처를 치료하지 않고 가만 두면 더 악화되듯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증은 날로 깊어만 갔다. 설상가상 자영업자들의 연쇄 무너짐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코로나 공포증에 감염되어 두문불출한 때문이다.
 
무서워 아예 밖에 나오지 않은 때문에 생성된, 어쩌면 당연한 불황의 쓰나미가 많은 사업장을 부도 공포로 몰고 갔다. 직장인들도 무풍지대(無風地帶)가 아니었다.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지난 9월에 졸지에 실직자로 추락했다.
 
해마다 연말이면 각종 모임이 많았다. 당연히 술자리도 잦아진다. 그러나 올 연말은 이런 풍속도까지 바뀔 개연성이 높다. 상황이 이처럼 심각하다보니 주변에서 사회적 고립감을 호소하는 소리가 더욱 높아짐을 느낄 수 있다.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괜스레 나까지 우울하고 침울함에 동화(同化)되는 게 싫어 배낭을 챙겼다. 그리곤 숱하게 찾았던 계룡산을 다시 찾았다.
 
계룡산호텔
▲계룡산호텔

충남의 대표명산이자 국립공원인 계룡산은 그동안 너무 많이 만난 곳이다. 따라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까지 족집게도사처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못 잊어 다시 찾은 건 계룡산 둘레길을 걸으며 코로나와 실직 따위로 오염된 마음을 정화하기 위함에서였다. 계룡산호텔에서 하차한 뒤 매표소를 향해 올랐다. 
  
운무에 휩싸인 계룡산
▲운무에 휩싸인 계룡산

밤새 잠자고 있던 운무회명(雲霧晦冥)의 계룡산 일대를 밝은 햇살이 모닝벨(morning bell)로 찾아와 깨우고 있었다. 덕분에 방금 세수를 마친 계룡산은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모습이 더욱 고왔다.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등산객들
▲관광버스에서 내리는 등산객들 
   
계룡산둘레길에서아픔과타협하다 1▲ 등산객들로 붐비는 계룡산

절로 입맛 도는 동학사 입구 식당가
▲절로 입맛 도는 동학사 입구 식당가

지역의 특산물과 먹거리로 유혹하는 식당가를 우회하여 학봉회전교차로를 향해 걸었다. 시원하고 맑은 가을바람이 코끝까지 간지럽히며 만추(晩秋)의 나들이를 축하했다.

만산홍엽과 밝은 햇살의 이중주
▲만산홍엽과 밝은 햇살의 이중주
 
동학사 매표소
▲동학사 매표소
 
계룡산 입구 둘레길
▲계룡산 입구 둘레길
 
바람까지 부드러운 계룡산 둘레길
▲바람까지 부드러운 계룡산 둘레길
 
계룡산국립공원 표지석
▲계룡산국립공원 표지석
 
목가적 풍경의 인근 밭
▲목가적 풍경의 인근 밭
 
신축공사가 한창인 학봉회전교차로
▲신축공사가 한창인 학봉회전교차로
 
미래의 동량 산실 학봉초등학교
▲미래의 동량 산실 학봉초등학교
 
수확을 마친 주변의 목가적 농촌풍경은 덤으로 부여되는 스트레스 해소의 압권이었다. 주변에 학봉초등학교가 보이기에 교정에 들어섰다. 학교 전체를 보호하고 있는 계룡산의 남다른 정기(精氣)가 학봉초등학생들을 미래의 동량으로 키울 것이란 넉넉한 믿음을 주기 충분했다.
 
가을걷이 마친 주변의 논과 밭
▲가을걷이 마친 주변의 논과 밭

계룡산을 찾으면 쉬이 만날 수 있는 공주 정안 산(産) 군밤을 샀다.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물씬했다. 삭막한 도시생활에서 쌓이고 찌든 아픔과 흔쾌히 타협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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