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촉사 반야루에 오르는 긴 계단 양쪽으로 붉은색 꽃이 가득합니다. 마치 붉은색 언덕처럼 보이는데요, 요즘 한창 꽃을 피우고 있는 꽃무릇입니다. 저는 이곳 관촉사에서 꽃무릇을 처음 보았는데요, 요즘엔 여행을 하다 보면 조성해 놓은 곳이 많습니다. 
 

▲관촉사 반야루 계단의 꽃무릇
 
같은 시기에 꽃과 잎을 볼 수 없는 식물이 있습니다. 잎이 피었다 지면 가는 꽃대가 올라와서 붉은색 꽃을 피우고, 꽃이 지고 난 후에 잎이 다시 돋아나는 이 꽃의 이름은 꽃무릇입니다. 사연이 이렇다 보니 꽃말도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관촉사 꽃무릇
 
관촉사 가는 길, 논산의 너른 들판은 연둣빛이 점차 누런빛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벌써 추수를 끝낸 곳도 보이고, 어려운 시기였지만 자연은 여전히 자기 자리에서 맡은 임무를 다하고 있네요. 관촉사 일주문 앞의 벚나무는 벌써 물들기도 하고 낙엽으로 지고 있습니다.
 

▲논산의 들판
 
관촉사 일주문을 들어서서 사천왕문을 지나 언덕 같은 계단을 올라갑니다. 봄에 걸어놓은 연등이 가을까지도 둥둥 떠 있습니다. 날씨가 많이 변해서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바람까지 부는데요, 올해는 10월 중순이면 단풍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관촉사에 오르는 길
 
반야루가 눈앞을 막아설 즈음 계단 좌우로 붉은빛이 가득합니다. 가을에 사찰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이 꽃은 수선화과의 알뿌리 식물인 꽃무릇입니다. 많은 분들이 상사화와 혼동하는데요, 상사화는 노랑·분홍·흰색 꽃이고 꽃무릇은 붉은색 꽃입니다. 사찰 솔숲에 많이 있는데요, 요즘은 공원에도 많이 심어 놓았어요. 매년 이맘때가 되면 서울 길상사와 청도 운문사 꽃무릇이 방송을 타곤 한답니다.
 

▲관촉사 꽃무릇
 

▲관촉사 꽃무릇
 

▲관촉사 꽃무릇
 
매혹적인 꽃무릇을 뒤로하고 관촉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반야루 아래를 통과해서 계단 위로 보이는 대광보전과 은진미륵을 창 너머로 볼 수 있는 미륵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바퀴 돌리면 경전 한 권을 읽은 것과 같다는 관촉사 윤장대도 휘청이듯 서 있습니다.
 

▲관촉사 대광보전
 

▲관촉사 윤장대와 미륵전
 
미륵전 문지방 아래에서 허리를 숙이면 전면 유리창 가득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진미륵)의 무덤덤한 얼굴이 보입니다. 관촉사 미륵전은 사찰의 전각 중에 불상을 모시지 않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국보 323호로 지정된 은진미륵의 모습이 가득 담겨 있으니 어떤 불상보다도 더 불심이 일겠습니다.
 

▲미륵전에서 보이는 은진미륵
 
은진미륵 옆에는 배롱나무가 붉은색 꽃일을 피웠습니다. 여름부터 논산의 배롱나무꽃 명소를 찾아다녔는데요, 막바지 배롱나무꽃이 필 즈음이면 잎은 서서이 단풍이 들기 시작합니다. 
 

▲관촉사 은진미륵과 배롱나무
  
삼성각에 오르면 은진미륵의 진면목이 눈 아래 보입니다. 아래에서는 육중한 바위로 보였는데, 머리에 쓴 관이나 가슴에 모은 손도 더 세밀하게 볼 수 있습니다. 손을 건네면 마치 닿을 것도 같네요.
 


▲관촉사 삼성각에서 보이는 은진미륵
 
평소엔 사찰을 관람하러 들르던 관촉사였는데 9월 말부터 10월 초에는 사찰보다도 꽃무릇에 반하는 관촉사인 것 같습니다. 잎사귀 하나 없이 꽃대와 꽃만 볼 수 있는 매력적인 꽃무릇을 감상할 수 있는 관촉사 추천합니다.
 
논산 관촉사
-소재: 충남 논산시 관촉로 1번길 25
-문의: 041-736-5700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군경 1500원, 어린이 1000원
-홈페이지: https://gwanchoksa.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