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그머니 온 봄, 자세히 본 꽃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슬그머니 온 봄, 자세히 본 꽃
- 공주 미르섬 봄소식

공주 금강의 미르섬에 온 봄을 가까이 가 보았습니다.

▲행복으로 가는 문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펼치는 요즈음 냉큼 외출하기가 꺼려집니다. 조금만 더 참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금강에 온 봄이 궁금해서 단단히 마음 무장하고 나섰더니 미르섬에 나온 사람 하나 없습니다. 혼자 보기 아깝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공주에는 금강이 흐르고 금강교 밑에는 커다란 자연 섬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이 미르섬이라 이름 붙이고 금강 둔치와 작은 다리로 연결해 놓았습니다.

미르섬의 미르는 용의 옛 이름이라는데 공산성의 야간 조명빛이 꼭 용 같아서 붙인 이름이라는군요.

▲공산성 야경

어느 강이나 강 가운데 자연 현상으로 섬이 생기기도 하는데, 금강교 밑의 미르섬은 잘 가꾸어 놓은 멋진 섬입니다. 해마다 공주 백제문화제 때는 백제 마을이 생기는 곳이기도 하고, 평소에는 늘 아름다운 꽃이 피고 사철 푸른 수목이 어우러지는 곳입니다.

▲흥미진진 공주

미르섬은 금강교 위아래로 펼쳐진 제법 넓은 곳이라 꽃과 나무를 심고 비료 주고 풀 뽑고 가꾸기 어려워 보입니다. 오늘도 미르섬의 잡초 뽑는 일에 열중인 여러분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렇게 애쓰는 분들 때문에 이곳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의 미르섬 꽃구경을 하였습니다.

아름다움은 여러 사람이 애써 관리하지 않으면 보기 어렵습니다. 애쓰는 여러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미르섭을 가꾸는 정성

요즈음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펼치고 있으므로 공주 사람일지라도 가깝지만, 이곳에 냉큼 오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이곳 풍경을 자세히 보여드리고자 마스크를 쓰고 오로지 혼자서 조용히 미르섬을 찾았습니다. 미르섬 가까이 사는 사람이 사진이라도 찍어 올려드려야 지금 공주 미르섬이 어떤가를 알 것 같아서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공주 미르섬 구경도 못 하시는 여러분에게 꽃소식을 전합니다.

공주에 사는 나태주 시인은 풀꽃도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는데 오늘 미르섬의 꽃들을 대충 보지 않고 자세히 보니 더 예쁜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려니까 자연히 눈이 꽃 가까이 가집니다. 피사체를 위에서 멀리 찍지 말고 엎드려서 되도록 가까이 다가가서 찍는 것이 관심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미르섬의 튤립

강 건너 영은사도 공북루도 되도록 가까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강 건너 영은사의 천수경 독경 소리가 은은하게 이곳까지 들립니다.

그런 뒤, 고요한 미르섬에 적막이 흐릅니다.

▲영은사

▲공북루

유유히 흘러가는 금강물을 사이에 두고 공산성의 전망 좋은 정자 공산정도 가깝게 보입니다. 금강 위에 놓인 금강철교의 위용이 강가의 유채꽃과 잘 어울리는 풍광입니다.

미르섬에는 꽃으로 장식한 공주시의 문양이 서 있습니다. 정성으로 단장한 행복한 미래로 가는 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