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1절은 참 조용하게 지나갔습니다. 기념행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두 취소되었지요. 그래도 현재의 국가 위기상황은 100여년 전 그때보다 더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시절 그 분들의 희생과 아픔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까요.

3.1절 다음날 충의사를 다녀왔습니다.
 

▲충의사 입구

충의사는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에 있는 사당으로, 독립운동가 매헌(梅軒) 윤봉길(1908~1932) 의사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는 곳입니다. 매년 4월 29일에는 윤봉길 의사의 애국충정을 기념하는 매헌문화제 및 윤봉길평화축제가 열리며, 유품은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고 보물 제56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 충의사 전경
 
주차장에 들어서니 윤봉길 의사의 이름 세 자가 크게 보이네요. 계단으로 올라 홍살문을 지나면 충의사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안내 이정표
 
오늘은 안내 이정표에 적힌 곳들을 찾아보려 합니다.
 

▲충의문, 충의사
 

▲윤봉길 의사 영정

충의사에는 윤봉길 의사의 위패와 영정이 봉안되어 있고, 묘소는 서울 효창공원에 있습니다. 효창공원에는 김구선생님의 묘소를 비롯하여 윤봉길 의사, 이봉창 의사, 백정기 의사의 묘소 및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소가 있습니다.

윤봉길 의사는 농촌계몽운동과 야학 등을 하시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국내에서는 독립운동의 한계를 느껴, 1930년 3월 6일 '장부출가생불환(丈夫出家生不還)'이란 유서를 남기고 만주로 망명하셨습니다. 망명 2년 후, 백범 김구 선생의 한인애국단에 입단하여 1932년 4월 29일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일제의 천장절(일왕생일) 겸 상하이사변 전승기념식장을 폭파하는 의거를 거사함으로써 당시 침체되었던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윤봉길(尹奉吉)'은 별명이고, 본명은 '윤우의(尹禹儀)'이며, 아호는 '매헌(梅軒)'입니다.
 
▲배용순 여사 묘소
 
윤봉길 의사의 부인 배용순 여사의 묘소가 사당 좌측에 멋진 소나무숲 사이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윤봉길 의사의 항일운동을 말없이 바라보며 따르셨고, 지금은 사당이 바라보이는 옆에서 또 말없이 바라보고 계십니다.
 

▲윤봉길의사기념관
 
'윤봉길의사기념관'으로 발길을 옮겼으나, 기념관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기념관은 휴관을 결정하였고, 옳은 결정에 따르며 바로 옆 '매헌 윤봉길의사어록탑'을 둘러봅니다. 
 

▲매헌 윤봉길의사어록탑
 
윤봉길 의사의 많은 말씀들이 어록탑 둘레로 남겨져 있습니다. 그 중에 마음에 와 닿는 말씀 하나를 남겨봅니다.

  뜻을 세우다.
  일본글은 가짜다!
  힘으로 우리나라를 덮쳐 국모를 살해하고 민족 정기를 말살하고 국왕을 몰아내고
  나라를 뺏어 우리의 목숨과 재물을 업신여겨 인륜을 저버렸다.
  이런자들의 글을 배워 무엇하나?
  -윤봉길의사어록탑에서

시간을 충분히 내어 천천히 읽어봅니다.


▲매헌사적지(사적 제229호)
 

▲저한당
 
저한당(狙韓堂)은 '한국을 건져내는 집'이라는 뜻입니다. 윤봉길 의사가 4세에 이사와 살았으며, 이 집에서 학문을 익혔고, 1930년 항일투쟁을 위하여 만주로 망명하기 전까지 살며 민족운동을 펼치셨던 곳입니다.
 

▲도중도(조선반도 속의 섬)
 
저한당에서 맞은편 다리를 건너면 '도중도'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 '도중도'에는 윤봉길 의사가 출생 후 4세까지 사시던 '광현당'이 있고, 10세부터 23세 망명 전까지 야학 및 계몽강연회를 하시던 '부흥원'이 있습니다.

이 '도중도(島中島)'라는 지명은 윤봉길 의사가 명명하였는데, 사방으로 냇물이 흐르는 지형으로 '조선반도 속의 섬'이라 하여 일본인이 절대 침입을 못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매헌 무궁화공원 전경
 
이곳은 '매헌 무궁화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무궁화동산
 
제법 넓은 규모의 '무궁화동산'이 조성되어 있으며, 7월~10월에는 예쁜 무궁화가 계속 피어나리라 생각하니, 다시 찾아야 할 이유 하나를 담아봅니다.
 

▲광현당

'광현당(光顯堂)'은 윤봉길의사가 태어나 4세까지 사시던 곳입니다. '빛날 광(光)'자는 윤의사의 빛나는 생애를 말함이요, '나타날 현(顯)'자는 높고 통달(通達)했다는 뜻으로 윤의사의 태어나심을 높이는 집(堂)이라는 뜻입니다.
 

▲부흥원

'부흥원(復興院)'은 윤봉길 의사가 문맹 퇴치를 위해 세운 교육 기관입니다. 또한, 공동구매와 저축, 지역 특산물 애용, 부업 활성화 등의 생활을 개선하는 계몽운동을 하였습니다. 이에, 농촌 계몽운동을 펼치기 위하여 '월진회'를 창립하였으며, 궁극의 목표는 실력배양과 경제 부흥을 통한 조국의 독립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월진회'는 예산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매년 '윤봉길 평화축제' 등을 통하여 윤봉길의사의 정신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월진회(月進會)'란 명칭은 '날로 나아가고 달마다 전진하자'는 의미입니다.
 

▲도중도 둘레길
 
'도중도'는 작지만 그 속에는 윤봉길 의사의 정신이 깃들여 있으며, 그 둘레에는 바깥으로 은행나무와 언덕 경사면에는 무궁화가 그리고 안쪽으로는 메타세콰이어의 멋진 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둘레를 따라 걸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지혜를 느꼈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봅니다.
 

 
101년 전 그날의 함성속에 이 나라를 지키려 쓰러져간 이름모를 모든 분들을 생각하는 하루였습니다.

충의사
-주소: 충청남도 예산군 덕산면 덕산온천로 183-5
-문의: 041-339-8233
-관람: 매일 09:00 ~18:00 (동절기 17:00)
-주차요금: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