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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연꽃 피는 날 다시 오고 싶어요

비밀의 정원 같은 서천식물예술원

2020.03.15(일) 18:16:07 | 황토 (이메일주소:enikesa@hanmail.net
               	enikesa@hanmail.net)

이 글은 충청남도 도민리포터의 글입니다. 충청남도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비밀의 정원’이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 싶다. 서천식물예술원(예술원) 표지판을 지나면 버섯 같은 붉은 지붕이 보이고 그 아래 수수께끼 같은 차돌미로가 있는 곳. 예술원을 오를수록 오래된 나무가 내뿜는 신비로운 기운이 내게도 전해지듯 깊은 심호흡이 절로 나온다. 군데군데 비에 새긴 동시가 나타나면 어디선가 맑은 동요 한 가락 귓전에 맴돌 것만 같다. 꽃이 피면 위에서 내려다봐야 형상이 보일 것 같은 미로는 '기원전500~900년 경에 인간이 최초로 만든 것으로 스페인의 바위 그림에 그려진 그림으로 풍요와 변영, 다산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서천식물예술원 미로
▲서천식물예술원, 차돌로 이루어진 미로
 
오랜 교직에서 퇴임한 한 분 선생님의 평생의 뜻이 청소년과 일반인들에게 전통문화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서천식물예술원. 입구의 표지판 아래는 ‘2003년 2월 기산초등학교에서 퇴임한 김재완 교장이 평생토록 수집한 각종 식물과 분재, 옹기 전통생활용품 등을 사비를 들여 전시하고 무료로 개방’했다는 글이 있다. 덧붙여 당부하는 말씀은 ‘휴식공간으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하시되, 개인 소유물이므로 모든 시설에 손대지 말고 감상해주기를’ 바라는 글이다.
 
예술원 곳곳에 놓인 ‘작품’을 감상하며 감탄이 절로 나오는 건 나무 한 그루, 돌 하나에도 수집한 이의 정성어린 돌봄이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화려한 도시의 빠른 속도감으로 지친 사람들에게 자연을 끌어들인 노력이 감상하는 이의 눈을 새삼 놀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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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소유이니 눈으로만 감상해줄 것을 당부하는 글이 있는 표지판
 
서천식물예술원
▲서천식물예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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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어린 돌봄을 받는 여러 나무와 조각작품들이 함께 하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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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붓한 테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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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작품
  
옹기마을
▲분재와 함께 있는 옹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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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 새가 되고 싶다' 최정심의 시, 시인은 예술원의 안주인이라고 메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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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 같은 서천식물예술원

천천히 걷다 보면 자연 속에서 치유되고 회복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책 <비밀의 정원>에 나오는 메리와 콜린이 예술원 어딘가에서 나타날 것만 같다. 노천카페를 들어가니 분재정원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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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서 자라는 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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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카페와 다양한 분재들
   
분재 곁에서 웃는 돌
▲분재 곁에서 웃는 돌
 
커피 한 모금을 입에 넣고 조금씩 목구멍으로 넘기면서 분재 하나씩을 감상하는 맛은 주문한 카푸치노만큼 달콤쌉싸레하다. 마음껏 자라는 꽃이나 나무와 달리 화분에 갇혀 모양이 다듬어지니, 분재로 자라는 입장에서 보면 ‘규격’에 맞춰 크는 엄격함을 견디고 있는 것 같아서다. 그럼에도 때가 되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그러고 보면 그건 나만의 시선일 수 있겠다.
 
옹기마을의 다양한 옹기들
▲옹기마을의 다양한 옹기들
 
코로나19로 모임 등은 가급 미뤄지는 상황이니 아이들 방학이 아니더라도 예술원 체험학습장은 잠잠하다. 아이들이 온다면 동심을 자극하는 나만의 아지트 모델이 될 것 같다. 연꽃정원의 데크를 걷다보니 타고르의 시가 새겨진 비가 있다.
 
연꽃피는날다시오고싶어요 1
▲연꽃이 가득해질 작은 연못

  연꽃 피는 날이면 아아!
  이 내 마음 길을 잃고 헤매이니,
  내 어찌 하리오.
  -인도시인 타고르

시인은 왜 연꽃 피는 날이면 슬퍼지고 길을 헤매인다고 했을까. 연꽃 피는 계절이 찾아오면 연꽃 앞에서 나도 내 마음을 살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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